영화평33 왓치맨: 슈퍼 히어로 영화의 윤리적 딜레마 왓치맨(2009)은 슈퍼 히어로 영화가 가지고 있는 논리에 도전하고 그걸 깨뜨린다. 절대악에 맞서는 선한 영웅인 슈퍼 히어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기존의 슈퍼 히어로의 윤리적 갈등을 보여준다. 슈퍼 히어로의 선택을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이 영화는 슈퍼 히어로가 품게 된 내면적 갈등을 깊이 있게 드러낸다. 리뷰에서 그 과정을 자세히 다룰 것이다.선과 악의 경계를 파괴함만약 슈퍼 히어로의 활약으로 미국이 베트남 전쟁에 이겼다면 하는 가설이 바탕이 된 이 영화는 권력과 윤리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담고 있다.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2시간 45분 동안 뼈가 부서지고 피가 솟구치는 잔혹한 영상을 보고 있자니 '왓치맨'의 초영웅은 기존의 슈퍼 히어로들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선악의 경계를 모호하게 한 어두운 영웅 .. 2025. 2. 25. 영화 아비정전: 부모와 아이의 관계 결핍 영화 아비정전은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해 평생을 사랑을 찾아다니는 아이의 모습이 담긴 육아의 영화다. 아비는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방황한다. 어린 시절에 당연히 받아야 할 사랑을 받지 못해 결핍된 애정으로 평생을 고생하는 캐릭터다. 팬데믹 시대의 고독한 시간을 보내며 영화 ‘아비정전(1990)’이 문득 머릿속에 떠올랐다. 지겹도록 외로웠던 시절에 관한 아련한 추억 때문이었을까? 막상 보고 싶은 마음은 생겼지만, 미국에서 90년대 홍콩 영화를 어떻게 구해서 볼 수 있을지 의문이 들어 지레 포기했었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알아봤더니 구독하는 HBO MAX에 있길래 내친김에 스트리밍 해서 아내랑 보기 시작했다. 아이가 잠든 늦은 밤, ‘아비정전’은 나의 시간을 순식간에 20대의 과거.. 2025. 2. 25. 탑건: 매버릭 - 과거 액션 영화의 화려한 부활 영화 ‘탑건: 매버릭’은 한동안 잊고 지내던 과거 액션 영웅이 멋지게 복귀하는 이야기다. AI와 특수효과로 편집한 영상이 넘치는 시대에 직접 촬영과 스턴트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해 냈다. 이 영화는 과거의 방식으로 찍은 액션 영화가 아직도 영화 관객에게 먹힌다는 진리를 보여줬다. 영화관에 가본 지가 거의 3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주말에 가끔 아내와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고 마음껏 웃고 떠들던 경험이 너무나 그리웠다. 큰마음을 먹고 극장에 한번 가보기로 했다. 이제 코로나 규제도 많이 풀어졌고 확진자 숫자도 높지 않으니까. 그렇게 욕심을 내서 찾은 영화가 무려 36년 만에 만든 탑건 속편이었다. 원작 스토리도 정확히 기억나지도 않았지만, 코로나 이전의 취미를 다시 즐길 수만 있다면 상관없었다. 오랜만에 .. 2025. 2. 24. 영화 미스 리틀 선샤인: 실패자들의 가족 이야기 이 영화는 가족애를 다루고 있지만, 거기에 매몰되지 않는다. 오히려 가족이라는 이름 안에 모여 있는 실패자들의 집합소에 가깝다. 가족이라서 서로를 이해하기 애쓴다기보다는 비슷한 실패자들이 느끼는 연대감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는 그들과 함께 한 700마일 장거리 자동차여행의 일상을 잘 그리고 있다. 게다가 그들이 타고 가는 폭스바겐 밴은 거의 폐차 직전이다. 마치 이들의 인생처럼. 하지만 이 영화는 다른 실패자들을 다룬 작품들과 달리 이들을 구질구질하게 그리지 않는다. 무모할 정도로 낙천적 기질이 이 집안의 내력이다. 이 집구석의 가장인 리처드(그렉 키니어)는 성공학 강의를 하고 돌아다니지만, 정작 성공학을 다룬 자신의 책도 출간하지 못하고 있다. 리처드는 실패자들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목록까지 꿰고 있다.. 2025. 2. 20. 킹덤 오브 헤븐: 역사적 배경과 영화적 해석 영화 『킹덤 오브 헤븐』은 12세기 십자군 전쟁을 배경으로, 평범한 대장장이 발리안이 예루살렘의 수호자가 되어가는 여정을 그립니다. 이 작품은 종교 간 갈등과 극단주의의 위험성을 조명하며, 평화와 공존의 가능성을 탐구합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교묘히 엮어, 관객에게 깊은 사색을 유도하는 서사로 평가받습니다. 본 글에서는 영화의 역사적 배경과 감독의 메시지를 중심으로, 『킹덤 오브 헤븐』이 현대 사회에 던지는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킹덤 오브 헤븐'은 기독교와 이슬람교 사이의 종교적 논쟁을 아슬아슬하게 비껴간 비교적 안전한 영화다. 십자군 전쟁의 비극을 극단적 기독교도와 극단적 이슬람교도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종교적 교리의 차이는 이 영화에서 주제로 삼고 있는 것과 거리가 멀다... 2025. 2. 20. 이웃집 토토로: 어른의 성장과 잃어버린 가치 영화 '이웃집 토토로'에는 단순히 어린아이의 꿈과 희망만 담겨 있지는 않다. 어른의 시각에서 바라본 어린 시절의 추억도 담겨 있다. 어린아이와 어른이 어우러진 공간에 대한 짧은 기행이다. 따라서 토토로가 보여주는 세계는 현대 일본의 도시를 벗어나 있다. 현대를 떠나 시간에 역행하는 시골의 작은 마을을 중심으로 토토로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토토로가 사는 마을은 이미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고 있는 마을의 이야기이지만, 그 생활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사라지고 있는 가치들에 대한 예우이며, 현대에 다시 그것들을 불러들이는 주문과 같다. 작은 마을에 일어나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는 토토로를 중심으로 부활한다. 그 부활의 중심에는 어린 두 소녀가 있다. 역으로 생각하면 이들은 그만큼 사회의 주류와는 .. 2025. 2. 13.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