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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사랑: 디즈니 동화와 현실의 경계 허물기 디즈니가 '마법에 걸린 사랑'을 기획했을 때만 해도 아이들 중심의 평범한 가족영화였다. 하지만 최근 디즈니 자체 조사결과에 의하면 이 영화를 본 관객의 절반 이상이 25세 이상의 어른이었다. 내가 관람한 극장에는 나이가 지긋한 중년의 부부들도 눈에 띄었다. 나이든 관객들은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인물들이 펼치는 슬랩스틱 코미디에 즐거워했다. '마법에 걸린 사랑'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전통적 관습을 살짝 비튼 패러디다. '그 후로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행복한 결말로 끝나는 동화의 전통적인 구조에 충실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해온 디즈니였다. 디즈니가 만든 '백설 공주', '신데렐라', '미녀와 야수' 등은 권선징악과 행복한 결말로 이루어진 전통적인 대표작들이다. 기존의 애니메이션과 달리 '마법에 걸린 사랑'에서.. 2025. 3. 20.
리히텐슈타인과 팝아트의 시대: 행복한 눈물의 가치 로이 리히텐슈타인이 그린 '행복한 눈물'이 한국의 인터넷 뉴스포털의 대문을 연일 장식했다. 1964년 팝아티스트의 작품이 2000년대 한국 대중들에게 이렇게 이름을 드날릴 줄 리히텐슈타인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한국 사람들에게 이 그림은 고흐나 피카소의 그림만큼 유명한 작품이 되었다. 삼성가의 비자금으로 구매한 의혹을 받는 이 그림은 천문학적 가격으로 더 유명해졌다. 2002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715만 불에 팔렸는데, 현재는 1,000만 불이 넘는 가격으로 급등하였다. 주인이 누구인지 몰라도 탁월한 미술품 투자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다.리히텐슈타인은 누구인가?리히텐슈타인은 앤디 워홀, 글래스 올덴버그, 제임스 로젠퀴스트와 더불어 팝아트를 이끌었다. 이들은 대량 소비시대의 산물인 텔레비전, .. 2025. 3. 20.
패러디로 더 유명한 아메리칸 고딕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왁스박물관을 찾았을 때 이 그림을 왁스로 형상화한 걸 보고 무척 반가웠다. 그때는 누가 그린 작품인지도 몰랐지만 어디서 많이 본 친근한 작품이었다. 가장 미국적 이미지란 느낌이 들어서 그 앞에서 사진도 찍었다. 그것은 나의 순진무지한 착각이었다.  '아메리칸 고딕'은 미국 대중문화의 역사상 가장 많이 패러디된 그림이 아닐까.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와 더불어 가장 잘 알려진 패러디의 소재가 된 그림이다. 인기 미국 텔레비전 시리즈인 '위기의 주부들'의 도입부 장면에 아메리칸 고딕이 다른 그림과 더불어 들어있다. 미국 대중문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그림의 패러디를 수시로 다른 작품에서 만나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  위기의 주부들 드라마를 대표하는.. 2025. 3. 18.
곤도 마리에와 함께하는 스트레스 없는 정리법 봄맞이 대청소의 시간이 드디어 돌아왔다. 갖은 잡동사니부터 옷, 책, 프린트물에 이르기까지 제때 처분하지 못한 물건들이 먼지를 머금고 수북이 쌓여 있는 걸 보고 있노라면 스트레스가 물밀듯이 밀려온다. 그러던 차에 서점 한 귀퉁이에서 우연히 이 책을 만났다. 곤도 마리에가 쓴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The Life-Changing Magic of Tidying Up)”이다. 청소에 도움이 될까 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흥미로워서 소설책을 읽듯 단숨에 끝낼 수 있었다. 단순히 생활 팁을 소개하는 줄 알았는데 자신의 인생 이야기부터 정리의 미덕과 생활의 지혜까지 다루고 있어, 도대체 이 책을 어떻게 분류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곤도 마리에 자신의 캐릭터 성격이 담담하게 드러난 지극히 개인적 이야기가.. 2025. 3. 18.
미드 매드맨: 돈 드레이퍼의 성공과 욕망 사무실에서 틈만 나면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던 시절이 있다. 까마득한 과거인 거 같지만 1960년대 미국의 모습이다. 1960년대를 떠올리면 히피, 우드스톡 페스티벌, 마틴 루터 킹, 여성 인권운동 등이 떠오른 게 보통일 것이다.1960년대 미국 사회와 광고이 드라마 시리즈는 미국에서 격동의 사회 변화가 일어나기 바로 직전 1960년에서 시작한다. 백인 남자가 모든 권리를 다 쥐고 있고 각종 사회적 차별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시대였다. 매카시즘의 광풍이 지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미국은 소련과 냉전 상태였다.  담배 연기가 뿌연 사무실처럼 희미한 기억 속으로 사라져 가는 과거가 "매드맨"이라는 생생한 드라마로 돌아왔다. 정말 미국의 1960년대를 제대로 재현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시절에 활동.. 2025. 3. 18.
인터넷 소설 개밥바라기 별 연재를 시작한 황석영 작가 황석영이 2008년 네이버 블로그로 소설 연재를 시작했다고 해서 며칠째 재밌게 읽고 있다. 이렇게 블로그로 소설 연재한 건 박범신이 '촐라체'로 먼저 했다. 네이버가 이걸로 재미를 좀 봤는지 이번에는 황석영 작가를 영입해서 네이버 블로그 띄우기에 나섰다. 포탈사이트 네이버가 박범신이나 황석영 같은 비중 있는 소설가와 어떤 계약을 맺었는지 모르지만, 거물급 작가이라면 꽤 후한 대우를 받았으리라 믿는다. 나는 부지런한 성격이 아니라 신문이나 잡지로 연재하는 소설도 잘 보지 않았다. 단편이라면 모를까 장편을 찾아가며 읽는다는 건 여간 노력하지 않으면 힘들다. 앞으로 무슨 사건이 일어날지 궁금해 하고 고민하는 건 연재만화, 연속극만으로 충분하다. 소설은 책으로 묶여야 읽을 맛이 난다.   아날로그를 선호하.. 2025. 3.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