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디3 조르주 쇠라: 여유의 상징 '그랑드자트섬의 일요일 오후' 조르주 쇠라의 그랑드자트섬의 일요일 오후 이 그림을 한동안 집 안에 걸어 놓았던 적이 있다. 물론 진품은 시카고 미술관에 가야 볼 수 있지만, 나는 뉴욕타임스에 실린 이 그림을 정성껏 오려내서 거실 벽에다 턱하니 붙여놓았다. 19세기 프랑스 교외의 강가를 산책하는 사람들을 그린 이 그림은 나에게 여유 있는 삶으로 다가왔다. 이 그림을 보는 동안 바쁜 일상의 피로를 잊고 잠시나마 휴식을 느꼈다. 후기인상파에 속하는 화가 조르주 쇠라는 '그랑드자트섬의 일요일 오후'를 꼬박 2년에 걸쳐 그렸다. 이 그림을 그리기 위한 습작만 대략 60편이다. 이것만 보더라도 쇠라의 치밀한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10년의 작가 생활 동안 오직 7점의 작품만 남겼다. 후기인상파 가운데 세잔과 더불어 쇠라는 과학적 방식의 .. 2025. 3. 24. 패러디로 더 유명한 아메리칸 고딕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왁스박물관을 찾았을 때 이 그림을 왁스로 형상화한 걸 보고 무척 반가웠다. 그때는 누가 그린 작품인지도 몰랐지만 어디서 많이 본 친근한 작품이었다. 가장 미국적 이미지란 느낌이 들어서 그 앞에서 사진도 찍었다. 그것은 나의 순진무지한 착각이었다. '아메리칸 고딕'은 미국 대중문화의 역사상 가장 많이 패러디된 그림이 아닐까.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와 더불어 가장 잘 알려진 패러디의 소재가 된 그림이다. 인기 미국 텔레비전 시리즈인 '위기의 주부들'의 도입부 장면에 아메리칸 고딕이 다른 그림과 더불어 들어있다. 미국 대중문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그림의 패러디를 수시로 다른 작품에서 만나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 위기의 주부들 드라마를 대표하는.. 2025. 3. 18. 무한도전 미안하디 미안하다송: 웃음으로 승화된 실수 전국민적 관심을 받은 무한도전 음식특집은 재미있고 의미 있는 방송이었지만 논란도 많은 방송이었다. 처음부터 길이 음식을 가지고 장난친다고 시청자의 비난을 온몸으로 받았다. 음식을 소중하게 여기는 한국 문화에서 충분히 가능한 비난거리였다. 어쩌면 이런 비난은 모든 분야에 도전하면서 웃음을 끌어내야만 하는 무한도전이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이었다. 음식이라곤 해본 적 거의 없는 사람이 배우면서 하는 실수는 너그럽게 봐줄 수도 있다. 길은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성실한 일등 요리사로 거듭났다. 두 번째 바통을 넘겨받은 이는 바로 정준하였다. 나중에 일어난 일이었지만 그 비난은 첫 번째와 비교할 수 없는 큰 물결이었다. 정준하는 그동안 수많은 입방아에 오른 전력이 있어서 이번 광풍이 더 크게 불었다. 정준하는 개수.. 2025. 3. 1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