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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33

스타워즈: 미국 문화의 거울이 된 신화 존 윌리엄스의 경쾌하고 장엄한 음악이 울려 퍼지며 머나먼 은하계로 떠난다는 오프닝 타이틀로 시작하는 영화 는 1977년 그 항해를 시작한 이래 멈추지 않았습니다. 영화 9편이 만들어졌고 연관된 텔레비전 시리즈, 애니메이션, 소설, 게임, 장난감 등 거대한 스타워즈 미디어 제국을 건설했습니다. 스타워즈 프랜차이즈의 현재 가치는 687억 달러(87조 9,704억 원)에 이릅니다. 스타워즈는 잘만든 영화라기보다는 미국 역사가 반영되어 대중의 공감을 얻는 신화가 되었습니다. 서부 개척부터 베트남 전쟁까지 아우른 대장정의 드라마가 스타워즈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40여 년이 흐른 지금, 사람들은 미국 어디에서나 스타워즈를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스타워즈는 과거에 유행한 영화로 머물기를 거부합니다. 새로운 .. 2025. 4. 10.
비카인드 리와인드: 향수와 현실의 교차 블루레이의 시대에 DVD도 아니고 VHS 대여점은 어쩐지 시대착오적이다. 이 영화는 VHS만 빌려주는 '비카인드 리와인드' 대여점에 관한 이야기다. 이 영화는 지나간 시대에 대한 향수에 강하게 기대고 있다. VHS만 고집하는 대여점 주인 플레쳐(대니 글로버)는 아날로그형 인간이다. 가게에 어떤 영화가 있는지 전부 기억하고 있고 손님의 신상정보도 다 외울 정도다.노스텔지어에 젖어동네 비디오 대여점도 과거의 산물이 되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인터넷 영화, 우편 대여에 밀려 동네 비디오 가게는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은 되감기 할 필요가 없는 디브이디에 열광하는 동안 플레쳐는 비디오가 영원하리라 믿었다. 하지만, 2006년을 마지막으로 영화는 더는 VHS로 출시되지 않았다. 버틸 수 있는 만큼 버.. 2025. 4. 9.
호튼: 소수의 가치를 존중하는 이야기 호튼은 밀림 속에 사는 착하고 엉뚱한 코끼리다. 유난히 크고 예민한 귀를 가진 호튼은 우연히 먼지 속에서 들린 소리를 듣고 먼지 덩어리 속에 사람이 산다고 믿는다. 정글의 다른 동물은 호튼의 말을 믿지 않고 그를 이상한 동물로 몰아붙인다. 호튼과 가장 강하게 대립하는 동물은 캥거루다. 캥거루는 밀림 공동체에서 회합을 조직해서 호튼이 존재하지도 않는 사람들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고 대중을 선동한다.소수의 가치를 존중하는 호튼의 시련'호튼'은 소수와 다수의 대립을 다룬 동화이다. 소수가 다수와 싸워서 이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호튼은 끝까지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고 먼지 덩어리 속 사람들을 지키려고 안전한 장소를 찾아 여행을 떠난다. 믿음과 불신이 강하게 충돌하는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2025. 4. 9.
테리 길리엄의 브라질 - 소비와 감시 사회의 경고 공상과학 영화의 고전 중에 언젠가 한 번 꼭 봐야겠다고 마음먹었던 작품이다. 영화 '브라질'을 보고 난 후에도 이해되지 않는 것도 많았고 모호하게 떠오는 이미지가 상당했다. 어쩌면 이건 애매하고 모호하게 이해되어야 할 영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떠오르자 마음이 차분해지고 '브라질'에 대해 가졌던 불편한 마음을 지울 수 있었다. 테리 길리엄 감독이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는 '브라질'은 공상과학 영화의 고전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미래사회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있고 그 속에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연민이 강하게 느껴진다. 비록 암울한 미래상을 보여주는 디스토피아 사회이지만, '브라질'은 현대사회의 부조리, 불합리에 기초한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영국에 한정되지 않고 현재 한.. 2025. 4. 7.
마법에 걸린 사랑: 디즈니 동화와 현실의 경계 허물기 디즈니가 '마법에 걸린 사랑'을 기획했을 때만 해도 아이들 중심의 평범한 가족영화였다. 하지만 최근 디즈니 자체 조사결과에 의하면 이 영화를 본 관객의 절반 이상이 25세 이상의 어른이었다. 내가 관람한 극장에는 나이가 지긋한 중년의 부부들도 눈에 띄었다. 나이든 관객들은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인물들이 펼치는 슬랩스틱 코미디에 즐거워했다. '마법에 걸린 사랑'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전통적 관습을 살짝 비튼 패러디다. '그 후로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행복한 결말로 끝나는 동화의 전통적인 구조에 충실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해온 디즈니였다. 디즈니가 만든 '백설 공주', '신데렐라', '미녀와 야수' 등은 권선징악과 행복한 결말로 이루어진 전통적인 대표작들이다. 기존의 애니메이션과 달리 '마법에 걸린 사랑'에서.. 2025. 3. 20.
헤어스프레이: 인종갈등 속 판타지의 힘 1962년 미국 동부 볼티모어가 배경이 된 영화 '헤어스프레이'는 춤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1960년대 미국 사회가 겪고 있는 사회적 갈등을 적절하게 표현한다. 주인공 트레이시는 예쁘지도 않고 뚱뚱하고 가난하다. 이런 상황이라면 상당히 우울한 느낌의 영화가 예상되지만, 첫 장면부터 통쾌하게 관객의 예상을 뒤엎는다. 트레이시는 침대에서 일어나는 순간부터 활기차고 뭐가 그리 즐거운지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현실의 가난이나 그녀의 육중한 몸도 트레이시의 구름을 산책하는 듯한 기분을 가라앉히지 못한다.60년대 미국의 판타지'헤어스프레이'는 판타지 영화로 볼 수 있다. 1960년대 미국은 그야말로 격동의 시기였다. 인종 갈등으로 수많은 흑인이 목숨을 잃었다. 1988년 존 워터스가 만든 동명의 원작 영화는 좀 더.. 2025. 3.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