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79 길을 통한 관계 회복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만든 영화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는 끊어져 버린 길을 벗어나 샛길을 따라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는 이야기다. 단순히 물리적인 길의 복구 차원을 넘어서 상실된 인간관계의 회복 문제로 봐야 한다. 길의 존재 이유는 단절된 지역들을 연결하고, 또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데 있다. 이 영화 속의 길은 이미 정상적 형태의 길이 아니다. 지진 발생 후에 길은 끊어지고 산사태로 묻혀서, 길은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한다. 삶의 전반적인 절망의 상황에서 새로운 삶을 복구하는 것이 이 영화가 지니고 있는 사명이다. 영화의 전반부에 등장하는 톨게이트에서 들리는 라디오의 해설을 통해서 우리는 길이 이어지지 못하는 것을 알게 된다. 물리적인 길이 사라져 버린 틈을 방송 매체가 메워 주고 있다. 이를 .. 2025. 2. 1. 영화 러브레터, 시간과 사랑의 교차점 이와이 슌지가 감독한 '러브레터'는 시간의 역류를 꿈꾸는 한 여인이 보내는 편지에서 사건이 발단된다. 와타나베 히로꼬는 애인의 졸업 사진 속에 적혀있는 주소를 보고 그에게 편지를 보낸다. 그 편지의 대상은 이미 사라지고 없는 집을 지키고 있는 중학생인 후지이 이즈끼이다. 시공간상으로 놓여있는 차이를 넘어서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 현실에서 이런 시도은 헛된 꿈이다. 꿈을 꾸듯이 편지를 쓰는 마음에는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회한이 담겨 있다. 러브레터는 되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나는 여행의 다른 표현이다. 여기에서 러브레터는 사랑하지만 전하지 못하는 짝사랑의 대상으로 향한다. 따라서 이 영화는 짝사랑이라는 식지 않는 주제를 담담하게 다룬 고전이 되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러브레터는 두 개다. 첫 번째는 .. 2025. 2. 1. 아메리카의 밤, 이게 영화야? 현실이야? '아메리카의 밤(Day for Night, 1973)은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이 만든 실험적 영화다. 영화 제목만 보더라도 영화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리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Day for Night'이란 밤 장면을 찍기 위해 낮에 카메라 렌즈에 필터를 끼워서 촬영하는 기법을 말한다. 즉, 영화적인 진실을 만들기 위해서 현실을 변형하는 것이다. 영화관에서 접하는 현실은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라 과장과 축약을 거친 후에 만들어진 영화적인 진실이다. 영화는 사실과 다른 허구다. 이 영화는 단순히 현실과 영화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에서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차이를 넘어서기 위해서 만들어진 영화이고, 초월을 통해서 새로운 현실을 창조한다. 영화는 제2의 현실이라고 역설한다. 이들의 관계가 명확하게 .. 2025. 2. 1. 녹색광선,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뭘까? 에릭 로메르 감독이 노년에 만든 영화 '녹색 광선'은 1986년에 상영되었고 국내에서는 1990년에 개봉되었으나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렇지만 에릭 로메르 감독의 수작 중에 하나라고 평가된다. 델핀은 자신의 처지를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현실을 벗어나려고 하지만 자기 생각에 갇힌 폐쇄적인 인물이다. 그녀는 휴가를 2주 정도 앞두고 계획이 취소되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그녀는 누군가와 휴가를 같이 보내고 싶지만, 아무나 함께 보내기는 싫은 굉장히 까다로운 성격을 지녔다. 그녀가 휴가를 떠나기 전에 하는 일은 모두 휴가에 관련된 일이다. 가족, 친구, 동료들과 만나서 그들의 휴가 계획에 대해서 들어보고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다. 그녀가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그녀에게 같이 휴가를 보내자고 제의하지만,.. 2025. 2. 1. 중세의 음유시인 중세가 연상시키는 이미지는 마녀사냥, 흑사병, 봉건제, 암흑기 등 부정적이다. 특히 암흑기라는 말 속에는 일종의 통일된 분위기가 중세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중세는 지금 우리가 인식하듯 통일된 형식 아래 폐쇄적으로 갇힌 사회인가? 이런 고민에서 출발하여 중세를 다시 평가하고, 중세에서 살았던 다양한 계층의 삶을 살펴보고자 한다. 왕, 귀족, 기사, 성직자, 농노, 예술가의 삶의 양태가 어떻게 전개되었는가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들이 놓여있는 시대적 조건도 같이 고려해야지 정확한 이해가 가능하다. 중세의 조건들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중세인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중세가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그려지는 이유는 르네상스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역사에서 신왕조가 기존 왕조를 .. 2025. 2. 1. 달걀 삶기의 비법 아침 식사나 간식으로 자주 즐기는 삶은 달걀. 하지만 삶는 시간에 따라 완숙이 될지, 반숙이 될지 결정되기 때문에 원하는 식감을 얻기란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너무 익히면 퍽퍽하고, 덜 익히면 속이 흐물거려 먹기 불편하죠. 이 글에서는 달걀을 완벽하게 삶는 방법과 함께, 삶는 시간에 따른 식감의 변화를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또한, 달걀 삶기에 대한 다양한 팁과 주의사항도 함께 소개할 예정이니, 맛있는 삶은 달걀을 만들고 싶은 분들은 끝까지 읽어주세요! 예전에는 남자치곤 음식을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아내랑 떨어져 사니 내가 할 수 있는 요리가 얼마 안 되는 걸 깨달았다. 그동안 요리를 잘하는 아내 덕분에 잘 먹고 잘 살았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요리의 기초부터 도전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맛을 그리.. 2025. 1. 30. 이전 1 ··· 10 11 12 13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