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1 고독의 절정, 시티 라이트 채플린의 영화를 보면, 코미디의 분위기 아래로 흐르는 진한 페이소스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웃음기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웃을 수 있는 만큼의 울음을 동시에 담고 있다. 이 두 가지 감정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기도 어려운데 영화 '시티 라이트'는 그 경계선을 넘나드는 재미를 알게 해준다. 엄밀한 의미에서 채플린의 코미디는 우스꽝스러운 동작으로 슬픔을 감춘 내면적인 영화이다. 무성 영화의 특성상 대사로 처리해야 할 것을 몸짓으로 대신하려다 보니 다소 과장된 면도 있지만, 감추어진 것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우울한 감정은 부분적으로 영화 속에서 해소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권위나 힘에 억눌려 있다. 시티 라이트의 첫 장면에서 채플린은 좀 엉뚱하게 등장한다. 시장인 것처럼 보이는 사.. 2025. 2.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