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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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가 살아 숨 쉬는 미국 초등학교 영화의 밤
아이가 다니는 미국 초등학교에서 영화를 볼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는 초대장을 받았다. 학교가 파한 금요일 밤에 가족들이 모여서 학교 체육관 강당에서 영화를 함께 본다고 한다. 아이가 좋아할 만한 즐거운 경험이 될 거 같아서 물었다. “영화 보러 학교에 갈래?”“무슨 영화야?”“엔칸토라는 디즈니 영화래.”“그 영화는 좀 별로야.”“그래? 팝콘이랑 간식도 공짜로 나눠준대?”“그럼 갈래.” 영화보다 간식에 마음이 끌린 아이는 흔쾌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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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영화 ‘아비정전’
팬데믹 시대의 고독한 시간을 보내며 영화 ‘아비정전’이 문득 머릿속에 떠올랐다. 지겹도록 외로웠던 시절에 관한 아련한 추억 때문이었을까? 막상 보고 싶은 마음은 생겼지만, 미국에서 90년대 홍콩 영화를 어떻게 구해서 볼 수 있을지 의문이 들어 지레 포기했었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알아봤더니 구독하는 HBO MAX에 있길래 내친김에 스트리밍해서 아내랑 보기 시작했다. 아이가 잠든 늦은 밤, ‘아비정전’은 나의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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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쓰자!
아내랑 둘이서 시작한 글쓰기 모임 한동안 아무 글도 쓰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살았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집안일 하는 삶의 쳇바퀴는 문제없이 잘도 굴러갔다. 트위터나 인스타에 글을 쓰는 것도 힘들었다. 무료하고 덧없는 시간을 공유할 자신이 없었다. 그렇게 시간만 흘러갔다. 팬데믹의 후유증일까? 그럴 수도 있다. 사람들 만날 일도 적어지고 고립되어 사니 생활이 단출해졌다. 마스크로 무장한 채 최소한 대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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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꾼 무섭고 두려운 꿈
주말이라 늦잠 자고 있었는데 아이가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와 나와 아내 사이에 슬그머니 누웠다. 주중에는 아무리 깨워도 일어날 생각도 없는 녀석이 주말만 되면 무슨 에너지가 넘쳐서 일찍부터 일어나 돌아다닐까? 뭐 흔히 있는 일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5분이라도 더 자려고 눈을 다시 감았다. 옆에 누워있던 아이가 킁킁거리며 뒤척이고 있었다. 처음에는 계절성 알레르기 때문에 코가 막혀서 그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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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스스로 결정하는 치료
아이가 이비인후과 병원 진료실 의자에 앉아서 의사 선생님을 만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면서 포근한 인상의 의사 선생님이 진료실로 쑥 들어왔다. 우리 가족은 너무 반가워서 환호의 탄성을 지를 뻔했다. 아이 코피 때문에 한 달 넘게 고생했기 때문이다. 코피와 전쟁 동물원 나들이를 다녀온 후로 아이는 거의 매일같이 코피를 흘렸다.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코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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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등교도 무섭다는 아이 달래기
밤에 잘 때도 야간등을 꼭 켜줘야 하고 화장실에 갈 때도 괴물이 공격하지 않게 뒤에서 지켜줘야 하는, 쉽게 겁내는 아이를 키우고 있다. 코로나가 터지면서 아이의 겁은 더 많아졌다. 반 격리 상태의 집안 생활이 1년 반이 다 되어가다 보니 아이의 몸과 마음이 더욱더 움츠러든 것 같다. 팬데믹 때문에 집안에 갇혀 지내는 동안 아이랑 같이 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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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대꾸하는 아이 상대하기
아침부터 짜증이 확 밀려와서 소리쳐서 혼내고 싶은 걸 간신히 참았다. 한국으로 치면 초등학교 1학년 아이의 온라인 수업을 옆에서 도와주다 보면, 답답하거나 화나거나 안타까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선생님이 지켜보는 카메라만 없었다면, 아마도 나는 아이의 행동을 그 자리에서 바로 고쳐줬을 거다. 오늘도 아이는 선생님의 간단한 요구에 그냥 넘어가지 않고 꼭 토를 달았다. “이 문장 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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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격리후 산책
코로나 격리를 시작한 지 벌써 한 달이 넘어간다. 이러다가 벌써 일 년이란 소리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겠다. 한 달 만에 아이랑 아내랑 동네 산책을 다녀왔는데 어찌나 어색한지. 공원까지 걸어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30분 정도의 산책이었는데 마치 마라톤을 뛰듯이 멀고도 험난한 여정이었다. 한 번 집안에 틀어박히면 어지간한 결심이 있지 않은 한 외출하기도 쉽지 않았다. 온라인 수업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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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재개장
한동안 쉬었던 블로그에 다시 글쓰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예전 블로그 써둔 글도 옮겼고 도메인 주소도 새로 열었습니다. 새로운 각오로 글을 쓰려는 시기가 마침 코비드 격리 기간이라서 희망찬 분위기는 아니지만, 열정을 가지고 도전해보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글을 쓸 수 없었던 공백기가 있었습니다. 제목을 쓰고 몇 문장을 끄적거려보아도 도무지 생각이 엮이지 않아서 포기했던 글이 많았습니다. 거창하고 멋진 글이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