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잠시 근황 글을 올린 후로 많은 일이 있었다. 개인 신상의 변화 때문에 블로그에 거의 들어와 보질 못했다. 관리하지 않아도 꾸준히 방문자가 늘어나는 걸 보고 다시 의욕이 생기다가 이내 사라지곤 했다. 글로 쓰고 전달하는 미디어 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글로 교류하는 창구에 변화가 있었다고 하는 편이 더욱 정확한 표현인 거 같다. 블로그 대신에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더욱 열심히 썼기 때문에 이곳의 용도를 달리 찾지를 못했다. 그런 사정이 나한테만 해당하는 일도 아니었고, 알고 지내던 블로거들의 다수가 비슷한 경로를 거쳐 갔다.
더욱더 짧은 글, 동영상, 사진의 공유가 주류로 잡아가고 있다. 그런 면에서 블로그는 변화에 재빠른 편은 아니었던 거 같다. 이제는 컴퓨터보다는 휴대폰으로 소통하는 시대가 되었다. 모바일 앱이나 문자로 즉각적 반응에 응답하면서 정보를 전달하고 감정을 공유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에 민감하지 못한 기술은 밀려나고 새로운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 속도에 멀미가 날 정도이지만 그걸 타지 못하면 살아남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뉴스나 신문이 예전 같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들 매체가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뒤늦은 노력으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상당히 최근 기술인 블로그도 예외는 아니었다. 꾸준히 새로운 기술과 전략으로 블로그 시대를 이어가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노력이 가상하지만, 미래의 미디어 환경이 어떻게 굴러갈지 점치는 일은 쉽지 않다. 트위터 이후에 또 어떤 매체가 등장할지. 그 영향력과 유효기간은 얼마나 될지 모른다. 사람들이 소통하려는 욕망이 살아있는 한 대체를 거듭할지라도 다른 무엇이 나타날 것이다. 인류가 살아있는 한 소통 매체는 사라지지 않을지도. 섣불리 블로그 시대의 종언을 고하는 사람도 있지만, 블로그가 표현하고 전달하려는 영역은 아직도 건재하다. 내가 블로그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주류 언론매체에도 어지간한 블로그는 몇 개씩은 운영하고 있다. 새로운 표현양식으로 블로그의 글이 기존 매체와 결합해서 발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내가 미래학자도 아니고 기술 전문가도 아니니 미래의 모습을 점칠 수는 없다. 현재까지 진행된 상황만 보더라도 다양한 매체와 기술이 번성하고 있는 시간인 것은 분명하다. 그 변화에 동참하고 즐기면서 한마디라도 해보고 싶은 마음을 담아 이 블로그에 기록을 남긴다. 조만간에 비슷한 내 생각을 전할 다른 글을 계속 써서 이 블로그에서 이어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