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지킬과 하이드 감상

한국을 잠시 방문했을 때 우연히 봤던 조승우 공연으로 이 뮤지컬을 알게 되었다. 조승우의 팬인 아내를 따라가서 보게 되었는데, 멜로디도 착착 감기고 대사나 구성도 매끄러워서 즐겁게 봤던 기억이 있다. 아마도 이 시기부터 나의 뮤지컬 취향이 길러졌을 것이다.

한동안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도서관에 갔다가 브로드웨이 공연 음반을 빌려서 다시 들었다. 그때의 감동이 밀려와서 내친김에 넷플릭스로 디브이디도 빌려봤다. 브로드웨이 원래 배역인 로버트 쿠치올리가 아니라 ‘전격제트작전(Knight Rider)’의 데이빗 핫셀호프가 한 공연이라서 약간 아쉬웠다.

텔레비전 배우나 영화배우가 뮤지컬을 하게 되면 부족한 노래 실력을 연기력으로 메우려고 하는 편이다. 뮤지컬 영화 “시카고”에서 리처드 기어가 그랬듯이 데이빗 핫셀호프도 노래와 대사를 섞어가며 서서히 감정을 고조시켰다. 이런 방식은 감정적 울림은 있지만 노래 속에서 연기가 터지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그래도 그는 솝오페라로 시작해서 인기의 최정상까지 오른 배우라서 그런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브로드웨이 데뷔도 무난하게 통과했다.

불행하게도 이 작품은 비평가들에겐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컬트 팬을 모을 만큼 대중에겐 사랑을 받았고, 한국을 비롯한 호주, 독일, 스페인, 일본 등에서 공연된 세계적 작품이 되었다. 여기서 한국 뮤지컬 분야의 슈퍼스타, 조승우의 공연영상을 보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엠마와 루시가 함께 부르는 In His Eyes이다. 미워할 수 없는 지킬/하이드에 대한 사랑이 노래로 애절하게 전달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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