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산업의 위기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 미국 신문사가 늘어나고 있다. 어떤 미국 신문사는 종이 신문을 포기하고 온라인 신문만 운영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전체적으로 종이 신문의 위기다. 신문 구독자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그에 따라서 광고수익이 떨어지고 있다. 종이신문은 인터넷의 등장으로 공짜 온라인 뉴스와 경쟁해야만 한다. 종이 신문이 과연 미래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종이 신문의 위기는 심각한 상태를 향해가고 있고, 극적으로 위기를 타개할 실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뉴스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환경이 인터넷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종이 신문으로 뉴스를 읽는 시대는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다. 모든 매체가 디지털, 인터넷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시대적 흐름을 막을 순 없다. 책, 음악, 영화도 인터넷으로 이동해왔지만, 가장 빠른 건 역시 신문이다.

보다 빠른 뉴스에 대한 사람들의 욕망은 점점 커지고 있다. 그걸 충족시켜주는 인터넷 뉴스의 등장은 시대적 산물이다. 하루에 한 번 발행하는 종이 신문이 수시로 갱신할 수 있는 인터넷 신문의 속도를 따라잡는 건 불가능하다. 돈을 주고 사봐야 하는 종이신문에 비해 인터넷 신문은 공짜다. 미래의 뉴스 소비자가 될 젊은 층은 종이신문을 점점 읽지 않는다. 종이 신문이 이대로 쓰러지면 언론산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사실을 취재해서 편집하고 보도하는 신문사가 사라지면 뉴스도 사라질까.

뉴스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는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로마 시대에도 거리에서 전쟁소식을 전해주면서 먹고사는 사람이 있었다. 사람들은 자기 주변뿐 아니라 전국에서 일어나는 뉴스를 보고 들으면서 살아간다. 미래에도 뉴스는 계속 생산되고 소비될 확률이 아주 높다. 비록 종이 신문은 사라져도 뉴스에 대한 수요가 있는한 다른 뉴스매체가 그 빈자리를 채울 것이다. 현재는 인터넷 뉴스가 종이신문을 대체할 가장 강력한 미래주자다.

인터넷 신문이 과연 종이신문을 이어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대부분 종이 신문은 동시에 인터넷 신문도 운영하고 있지만 충분한 수익이 나지 않고 있다. 구독료도 받지 않고 무상으로 인터넷 뉴스를 내보내는 환경은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이 아니다. 구독료도 광고도 모두 인터넷 신문을 유지할 충분한 수익원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종이신문사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이들은 전자책 킨들에 구독료를 받고 신문을 제공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일부 인터넷 신문 기사는 돈을 받고 서비스하고 있다. 아이폰 신문 기사에 광고를 싣기도 한다. 최대의 판매 부수를 자랑하는 뉴욕타임스도 적자에 허덕이고 있지만 실험을 포기할 수 없다.

한국의 주요 신문사인 조선, 중앙, 동아는 방송법개정을 통해서 공중파에 진출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다급해진 보수 신문사가 공영방송 시스템을 무너뜨려서라도 자신의 생존에 매달리고 있다. 종이 신문사의 절박함만은 이걸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만큼 종이신문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독자는 재빠르게 종이에서 디지털로 갈아탔지만, 신문사나 광고주는 더 느리게 옮겨가고 있다. 종이에서 인터넷으로 성공적으로 이동한 신문사는 살아남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신문사는 실패할 것이다. 경제위기까지 닥쳐서 그 전환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우려되는 점은 종이 신문사가 지나치게 빨리 쓰러지고 새로운 뉴스매체가 충분히 성장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시간적 공백이다.

종이 신문의 위기를 언론의 위기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 일시적으로 종이 신문이 담당하던 역할이 축소될지는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 새로운 매체가 그 역할을 해낼 것이다. 시민 저널리즘이나 블로그도 뉴스 생산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인터넷 신문사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 종이 신문의 쇠퇴하는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하는 매체도 역설적으로 인터넷 신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