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음악 취향이 워낙 잡다해서 아무거나 마음에 들면 다 듣는 편이다. 노래 한 곡이 가슴에 꽂히면 반복 청취하는 경향이 강하다. 대개 한 곡이나 가수나 밴드 한두 개에 중독되는 편인데, 아주 가끔 장르가 통째로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클래식의 경우는 바로크 음악이 그랬다. 음반 가게에서 닥치는 대로 바로크 음악이 걸리는 대로 다 사 모았다. 바로크가 주는 화려하고 경쾌함 속에서 마음을 놓아버렸다. 미국 음악 중에 재즈도 그랬지만 프리재즈나 퓨전재즈는 아직도 적응을 못 했다.
재즈보다 더 중독되는 게 바로 모타운 음악이다. 그전에도 라디오로 많이 들었겠지만 귀속으로 꽂힌 순간은 영화 ‘마이걸’을 보고 난 후다. 극장을 나서자마자 OST를 사서 죽어라 들었다. 그때는 이 음악이 어떤 장르인지도 몰랐다. 단지 5~60년대 음악이라고만 생각했다. 모타운이나 바로크 음악은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나는 이상하게도 모타운에서 사이키델릭 음악에서나 느낄 것 같은 몽환적 순간을 즐긴다. 경쾌한 음악을 듣다 보면 내 몸이 가벼워서 춤을 출 수 있을 것만 같다. 모타운, 한마디로 나를 무장해제 시키는 음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