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존 매케인이 가장 좋아하는 그룹은 ‘아바’이고, 최고로 좋아하는 노래는 ‘댄싱 퀸’이다.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서 매케인은 자신의 음악적 취향을 밝혔다. 맥케인이 댄스 음악을 좋아하는 것은 조금 의외의 사실이다. 매케인이라면 공화당 지지자들과 가장 많이 겹치는 컨트리 음악이 더 가깝지 않을까. 게다가 아바는 동성애자들이 사랑하는 그룹 중에 하나다. 매케인의 열렬한 공화당 지지자들이 게이의 아이콘인 스웨덴 그룹을 어떻게 생각할까. 사뭇 궁금하다.
매케인은 자신의 음악적 취향은 60년대에 멈춰있다고 말했다. 맥케인은 비행기가 베트남에서 격추되어 전쟁 포로로 잡힌 1967년 이후로 새로운 음악을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제일 좋아하는 그룹 아바는 1972년부터 음악 활동을 시작했으니 그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 다행히 그의 음악적 취향은 몇 년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아바와 50~60년대 음악만 즐겨듣는 매케인과 달리 오바마의 음악적 취향은 상당히 폭넓다. 브루스 스프링스틴, 요요마, 쉐릴 크로, 제이 지, 롤링 스톤스, 엘튼 존, 챨리 파커, 밥 딜런 등 록, 재즈, 클래식, 랩, 포크, 팝까지 다양하게 듣는 오바마다. 과연 롤링 스톤즈지에서 공식적으로 오바마를 지지할 만하다.
음악적 취향은 개인적 선택이지만 사회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백인 래퍼나 흑인 록 가수는 여전히 이상하게 생각된다. 컨트리 음악팬은 대체로 보수적 성향을 소유하고 있다. 얼마 전 텍사스 출신 컨트리그룹 딕시칙이 런던 콘서트에서 부시 대통령을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영국 팬에게 말했다. 나중에 미국 팬들의 항의로 딕시칙은 한동안 활동을 하지 못했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음악적 취향을 순수하게 개인적 선택으로 볼 수만 없다.
매케인의 음악 취향은 그의 정체성을 잘 알려준다. 그의 좁은 음악적 취향은 보수적 성향을 알려주는 지표다. 나름대로 중도보수를 지향하는 매케인은 댄스 음악을 통해서 중도층에게 접근해보고 싶었던 것일까.
음악 장르를 한가지 속성으로 정의하기는 무리다. 장르 내부에도 다른 성향이 충돌하고 새로운 흐름이 일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장르적 정체성 자체가 쉽게 바뀌는 것은 아니다.
음악을 많이 듣지 않을 것 같은 매케인도 좋아하는 음악은 있다. 비록 데뷔한 연대조차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못된 팬일지라도.
아바의 음악은 아직도 사랑받고 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제작되어 아직도 매진될 정도로 흥행하고 있으면 올해에는 영화로 제작되어 극장에서도 사랑받고 있다. 그리고 호주 영화 ‘뮤리엘의 웨딩’과 ‘프리실라’에서 아바의 음악이 쓰였다. 그리고 2008년 미국 대통령 후보 매케인의 캠페인 본부에서도 아바의 음악이 울려 퍼지고 있다. ‘댄싱 퀸’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매케인을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