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931번째 인터넷 촛불을 켰다. 이것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지만 이거라도 하는 게 안 하는 것보다 나으리라. 소통이라곤 모르는 답답한 정부가 인터넷 촛불 따위는 신경 쓰지도 않겠지. 사회를 변화시키기에 인터넷만으론 턱없이 부족하다. 거리의 촛불이 있었기에 그나마 정부가 듣는 시늉이라도 한 거다.
인터넷으로 현 정부에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집단 방문으로 홈페이지를 마비시키거나, 토론 게시판으로 서로 의견을 나누거나, 거리의 시위를 후원하는 방법이다. 인터넷 촛불도 촛불시위를 응원해주고 정치권에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방법으로 고안되었다. 대학생 몇 명이 모여서 예쁘게 촛불을 만들어서 나눠주고 있다. 덕분에 이렇게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촛불을 나눌 수 있다.
디지털 촛불은 거리의 촛불에 비하면 그 영향력은 미미하지만, 이것도 모이면 힘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냇물이 모여서 강물이 되고 바다가 되듯이, 작은 움직임도 모이면 크게 될 수 있다.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더 들어야, 얼마나 많은 시민이 다쳐야, 촛불의 의미를 이해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