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도 주고받는 미국 뉴스

미국에서 뉴스를 보다 보니 참 한국과 아주 다르다고 느꼈다. 공중파 ABC, NBC, CBS나 케이블 CNN도 그다지 딱딱하지 않았다. 보도하다가 서로 농담도 자주 주고받고 웃기도 했다. 할로윈 같은 명절에는 특수 의상이나 변장을 하고 뉴스를 진행해서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기도 했다.

처음에는 심각한 뉴스를 보도하면서 저래도 되는가 하고 생각했다. 더 신기한 것은 이런 행위를 아무도 문제 삼지 않았다는 거다. 한국 같았으면 방송사고라고 네티즌의 반응이 뜨거웠을 것이고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문제로 삼았을 일이다. 하지만 다음날 주요 신문사를 뒤져봐도 방송사고에 관한 기사는 하나도 찾지 못했다.

옛날 미국의 뉴스 자료화면을 보니 과거에는 미국도 뉴스가 아주 진지했다. 진행자가 화면을 무섭게 노려보며 할 말만 했다. 농담이나 웃음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현재 미국뉴스의 시청률은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너무 딱딱한 진행에 질려서 더이상 뉴스를 보지 않는 시청자를 불러들이기 위해 방송사는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다. 재미있게 뉴스를 진행하려고 하다 보니 실수도 잦다. 뉴스 중간에 부적절한 웃음이 터지기도 한다. 이런 실수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대한 편이다. 뉴스 중간에 진행자가 간략하게 사과하면 그만이다.

농담도 할 수 있는 미국뉴스는 표현에 있어서 훨씬 자유스러운 편이다. 뉴스 진행자들이 개인적 의견도 드러낼 수 있고, 서로 대화도 나눌 수 있다. 가끔 상당히 긴 토론으로 이어질 때도 있다. 뉴스가 정보전달이라는 역할만 굳이 한정 지을 필요는 없다. 뉴스 진행자는 기계가 아니라 인간이다.

사람들이 뉴스에 바라는 관점이 변한다면 뉴스도 그에 따라서 변해야 할 것이다. 인터넷 등 새로운 매체의 등장으로 텔레비전 뉴스에 대한 기대도 달라지고 있다. 빠른 뉴스를 원하면 인터넷 뉴스를 보면 되고, 적절히 요약된 뉴스는 라디오 뉴스로 들을 수 있다. 다양한 매체의 등장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부드러운 미국 텔레비전 뉴스는 이런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하나의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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