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를 한번 들어보려고 온라인 음악 사이트를 기웃거리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미리 들어보기를 제공하는 핫트랙스로 이것저것 들어보다 궁금한 게 생겼다. 가요의 장르 구분 가운데 다른 것들은 이해가 되는데 ‘성인가요’는 왜 그렇게 정하였는지 궁금해졌다. 핫트랙스만의 구분인가 해서, 다른 사이트로 가보았는데 마찬가지였다. 예전에 흔히 트로트, 뽕짝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게 성인가요로 변한 건가.
뽕짝은 듣는 어감이 거북하고, 약간의 비하하는 느낌이 있어서 회피하는 것 같다. 하지만 언제부터 무슨 이유로 트로트가 성인가요로 바뀌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추정컨대 트로트는 일본에서 들어온 외래 장르이냐, 아니면 고유한 전통 장르인지에 대한 논란에서 용어 문제가 불거져 나온 것이 아닌가 한다. 반일 감정에 따른 비난을 피하려는 방법으로 한국 용어가 채용되었듯 싶다.
성인가요라는 말도 트로트를 포괄하는 적당한 용어가 아니다. 우선 ‘성인’이라함은 도대체 어느 연령대를 지칭하는 표현인가? 성인가요를 제외한 다른 장르는 청소년, 어린이 장르의 음악인가? 성인가요는 성인영화, 성인비디오처럼 야한 내용이 담긴 노래인가? 내 생각에, 대체로 나이가 지긋한 사람들이 즐기던 노래에서 성인가요라는 말이 온 거 같다.
차라리 성인가요라는 음란한 느낌이 나는 말보다 ‘중장년층 가요’라는 말이 지금의 수용자층을 더욱 잘 대변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떻게 나이와 음악의 장르를 일치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 트로트도 시대에 따라서 변하고, 장윤정 같은 성인가요의 가수는 젊은 세대에서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유독 트로트에만 나이라는 잣대를 들이대기보다 거기에 걸맞은 장르로 불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트로트에 대한 나의 이해가 아직 부족해서 나름의 정의를 내릴 수 없다. 트로트가 서양의 폭스트롯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일본의 ‘엔카’에서 어떻게 영향을 받았는지 그런 이론적 내용이 먼저 정의되어야 할 것이다. 성인가요라는 모호한 용어보다는 보다 현실적으로 통용되는 트로트가 더 적합한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