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조비가 음주운전?

미디어 다음에서 이 기사를 보고 황당했다. 제목만 봐서는 본 조비가 음주운전으로 체포된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본 조비가 그룹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리드싱어 이름이기도 하니 헷갈리지 않도록 정확한 이름을 써줘야 한다. 게다가 본 조비는 락커치고 꽤 건전한 편이라 이런 사건에 좀처럼 거론되지 않는 편이다. 음주운전으로 체포된 사람은 본 조비의 멤버인 리치 샘보라(Richie Sambora)다.

이름도 제대로 적지 않은 제목에서 심지어 오타가 났다. ‘체포’라고 써야하는데 ‘체로’라 썼다. 본문을 보면 본 조비의 국적까지 바꾸는 실수를 연발한다. 본조비를 영국의 록그룹이라고 기사에 쓰고 있다. 본조비는 미국 뉴저지 출신 록그룹이다.

아주 짧은 단신기사인데 이렇게 실수투성이를 포탈로 내보내다니. 외신보도를 참조해서 쓴 기사일텐데 최소한 사실 확인도 거치지 않고 엉망인 기사를 썼다. 기사를 잘못 쓴 스포츠서울에 일차적 책임이 있겠지만, 그걸 포탈 연예면에 버젓히 걸어 놓은 다음도 잘못했다. 포탈이 외부에서 기사를 받아서 편집할 때 잘못한 것을 바로잡았다면 막을 수도 있는 일이다. 저 정도 글은 기자나 편집자가 인터넷 검색만 해봤어도 쉽게 바로잡을 수 있다. 아무튼 본 조비가 한국에서 험한 꼴을 당했다.

이 기사가 예외적인 글은 아니다. 이 기사말고도 사실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쓴 엉터리 기사들이 꽤 된다. 왜 저런 제멋대로 기사들이 자꾸 늘어나는 것일까. 저 글 밑에 댓글로 독자들이 오히려 고쳐주고 있다. 기자가 해야할 일을 방기하니 독자들은 화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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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협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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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og 2008년 3월 28일, 1:16 am

    정말 용감한 기자로군요. 요즘 (인터넷) 뉴스들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번 어떤 기사는 복어를 새로 발견된 희한한 물고기라고 하질 않나… ^^

  • invader 2008년 3월 28일, 9:18 am

    한편으론 독자들의 화를 불러일으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바로 이게 디지털 매체가 보장해주는 다양한 가능성 중의 하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일찍이 벤야민과 (최근에는) 제임슨이 지적했듯, 이러한 매체의 가능성은 그 자체로 유의미하다기 보다, 그것이 자신이 변화시킨 환경 속에서 집단적, 정치적 의식(혹은 시간/역사성)과 만날 수 있느냐가 관건일 것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작금의 이명박의 행태는 70년대의 박정희의 행태의 진면목을 복귀시키는 효과(홀의 표현대로라면, “억압된 것의 귀환”이겠지만 여기에서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라는 점이 차이겠지요)가 있다고 봅니다. 다만, 매체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도 이러한 효과를 가져오는 그의 능력에는 탄복할 따름입니다만…

  • 류동협 2008년 3월 28일, 10:00 pm

    foog — 정말 용감하게 쓰시는 분들이 많죠. 두려움이 없는 태도에 놀라곤 하죠.

    invader — 저도 화에서 시작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죠. 하지만 이런 글을 쓰는 것과 정치적 운동을 전개하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단계들이 있죠. 요즘 한국의 정치적 현실에 자주 절망하지만 저는 희망을 믿고 싶습니다.

  • 아거 2008년 3월 28일, 10:47 pm

    그렇지요. 미국에서 이런 황당한 스캔들로 입방아 안내릴 유명인을 대라면 본 조비일 것입니다. 정치적으로도 아주 의식있고, 멋진 친구죠. 뉴저지에선 그 어느 정치인보다 파워가 있다고 합니다.
    http://www.nytimes.com/2007/12/26/nyregion/26jovi.html

  • 프랭키 2008년 3월 30일, 1:40 am

    기자가 본 조비를 모르는 게 아닐까요?
    그 정도도 모르는.. 함량 미달의 기자들이 많다는 겁니다.
    무식하면 용감해지니까.. 그냥 작문하는 거지요.

  • syd K. 2008년 3월 30일, 1:26 pm

    떱.. 그러니까 요새는 “발기사”라거나 “눈팅하는 기자” 라거나, “기자는 아무나 하는구만” 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는거죠. (그리고 그러한 발기사로 또 유명한 N모 통신사의 K모기자 같은 사람도 있고 =.=)

  • 류동협 2008년 3월 30일, 3:33 pm

    아거 — 뉴져지 정치인이라면 공화당이나 민주당 가리지 않고 본 조비를 찾아간다고 하더라구요. 정치적 의식있는 가수로 유명하더군요. 기사 링크도 걸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프랭키 — 미국 대중문화 기사를 쓰면서 본 조비도 모른다는 사실이 더 신기합니다. 기사의 기본은 사실인데… 좀 씁쓸하네요.

    syd K. — 디씨에 들어가보니 ‘발기사’ ‘발기자’ 그런 용어들이 있더라. 정말 요즘 같은 함량미달 기사들 쓰는 기자들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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