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의 트위터 체험

한동안 블로그 관리를 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바쁜 일이 있었던 탓이기도 하지만 트위터로 글을 쓰는데 더 정신이 팔려있었다. 올해 들어 블로그가 약간 주춤하는 사이에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마이크로 블로깅이 놀랍게 성장했다. 내가 먼저 시작한 건 페이스북이었지만 한국인 이용자가 그리 많지 않아서 그다지 재미가 없었다.  그러다가 IT업계에 종사하는 지인의 소개로 트위터 세계에도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스포츠 스타, 정치인, 연예인 그리고 마케팅,  IT업계 종사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트위터 커뮤니티에 대한 기사가 하루가 다르게 올라온다. 한국에도 진출하지도 않은 IT서비스가 이렇게 많은 사용자를 모으기는 처음이 아닐까.

트위터의 인기가 놀라운 건 사실이지만 싸이월드 미니홈피나 네이버 블로그 같은 대중적인 매체와 비교할 정도는 아니다. 기술에 민감한 사람들 중심의 서비스로 실험하다가 사라질 수도 있다. 나도 블로그에 도움이 될까해서 시작한 트윗터였다. 일단 분위기 파악을 위해 유명한 사람들 따라다녔다. 트위터의 관계맺기는 따라가기(Follow)에서 시작한다. 아무나 따라가기를 신청할 수 있다. 중간에 마음에 안들면 따라가기를 쉽게 중단할 수도 있다. 싸이월드의 일촌과 달리 상대방의 동의없이 자유롭게 트위터 관계맺기를 할 수 있다. 좋아하는 스타, 지인, 동료 블로거 몇 명을 따라가면서 트위터 적응훈련에 들어갔다.

첫 날부터 내가 따라가는 사람의 글이 트위터에 들려왔다. 재잘거림이 들려오고 그냥 듣기도 하고 댓글을 쓰기도 했다. 트위터를 하면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게 트위터의 댓글이다. “@아이디” 다음에 이어지는 글이 댓글인데 원글 없이 보면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 짝이 되는 원글도 찾아야지 댓글의 의미를 알 수 있다. 댓글과 원글을 동급으로 여기는 트위터의 독특한 구조 때문에 한동안 애를 먹었다. 댓글 구조를 이제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불편한 건 마찬가지다.

남들을 쫓아가면서 나도 뭔가 재잘거리고 싶은 욕구가 일었다. 그냥 되는대로 떠오르는 생각이나 함께 나누고 싶은 기사나 글을 짧은 생각과 함께 올렸다. 블로그 할때와 다른 경험이었다. 긴 호흡의 글이 아니라서 오히려 자유로울 수 있었다. 140자 제한이 걸려있는 트위터에서 긴 글은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있다. 문학으로 비유하자면 블로그는 소설이고 트위터는 시라 할 수 있을까. 가끔은 글자수 제약 때문에 답답한 적도 있었지만 짧은 글로 표현하는 글의 매력도 느낄 수 있었다.

트위터는 거대한 댓글의 공동체다. 짧은 글이 발단이 되어 다양한 반응을 들을 수도 있고, 간단한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들을 수도 있다. 심지어 각종 여론조사도 빠르게 할 수 있는 도구도 있다. 이런 대답과 댓글을 더 많이 들으려면 일단 자신의 트위터를 따라다니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적은 수의 사람들만 가지고 밀도있는 관계를 가지는 사람도 있고, 관계맺는 수를 늘리기 위해서 노력하는 이들도 있다. 각자의 목적에 따라서 달라진다.

몇 달간 트위터를 써보면서 드는 생각은 이렇다. 트위터와 블로그는 상호보완적 매체로 활용할 수 있다. 긴 글로 쓰고 싶은 내용은 블로그로 쓰고 짧은 생각이나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싶다면 트위터가 좋다. 휴대폰을 기반으로 발전한 트위터는 빠른 전달 매체이고 무한 확장이 가능하다. 마치 피라미드 조직처럼 연결된 트위터 커뮤니티는 글로 무수히 연결될 수 있다. 사진이나 동영상 기능이 내장된 휴대폰 매체는 기존의 컴퓨터 기반의 인터넷보다 기동력이 뛰어나고 편리하다. 아직까지 한국의 휴대폰은 트위터를 지원하지 않고 있어서 그런 장점을 다 누리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그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다.

트워터를 주로 쓰다보니 블로그에서 쓰지 못한 글도 더 많이 쓸 수 있었다. 대중문화 블로그를 표방한 후에 개인적 감정이나 비대중문화 글은 블로그로 쓰지 못했다. 그런 욕구를 해소하는데 트위터가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트위터는 단상글 쓰기 매체일 뿐 아니라 블로그 글 홍보매체로도 훌륭하다. 그동안 블로그 소통창구는 메타블로그나 RSS리더기였다. 트위터는 또다른 창구가 될 수도 있다. 이것 말고도 트위터는 블로그 글쓰기 전의 과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쓰려는 글에 대한 의견을 들을 수도 있고 의외로 중요한 자료를 댓글로 얻을 수도 있다.

트위터가 어떻게 변화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블로거로 바라본 트위터는 위협적인 새로운 매체이기도 하지만 보완적 매체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트위터로 생각을 주고받다가 블로그 글로 쓰기도 하고, 때로는 블로그 글에 대한 의견을 트위터로 듣기도 할 수 있으니까.

@ryudonghy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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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협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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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년 8월 26일, 2:14 pm

    “트위터와 블로그는 상호보완적 매체로 활용할 수 있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공감하면서, 그렇게 되기를 바라봅니다. 물론 현실적으론 시간분배(시간부족)과 귀차니즘으로 관계정립에 성공한(?) 블로그들이 많은 것 같지는 않지만요. 많은 블로거들께서(저도 어느정도는 그렇구요) 트위터 놀음에 블로그 자루 썪는줄 모르는 나날들을 보내고 계신 것 같습니다. : )

    • 류동협 2009년 8월 27일, 9:24 am

      트위터가 블로그의 대체재는 아닌 거 같습니다만 소통의 도구로 아주 유용하죠. 두 매채의 균형점을 찾는다면 기묘한 궁합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균형을 찾기보다 트위터 매력에 더 끌려서 자주 가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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