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공론장으로 떠오른 소셜 미디어 정치 토론

본 연재에서 미국 대선 캠페인의 소셜 미디어 이용 현황을 지난 10월호에 이미 다룬 바 있다. 마침 소셜 미디어 수용자에 관한 보고서가 출간됐고, 이를 다룬 내용을 함께 살펴보면 소셜 미디어를 둘러싼 정치인과 유권자의 역학관계를 종합적으로 관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퓨리서치센터에서 발간한 ‘소셜 미디어 속 정치적 환경 (The Political Environment on Social Media)’은 소셜 미디어 이용자들이 정치적 메시지를 어떻게 받아들이며 행동하는지를 상세하게 알려준다. 일상생활에서는 정치적 논쟁을 피해갈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열려있지만, 온라인 소셜 미디어에서는 원하지 않더라도 정치적 논쟁을 피해 갈 가능성이 더욱 낮아졌다. 소셜 미디어도 현실 세계처럼 정치적 논쟁의 장이 되어가고 있다. 가족, 친구, 공인 등의 다양한 관계로 이뤄진 소셜 미디어 안에서 정치 문제는 이제 회피할 수 없는 토론 주제다. 이 보고서를 통해서 미국 유권자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아보자.

넘쳐나는 정치 글에 피로감 증가

미국 성인의 대략 3분의 2 정도는 소셜 미디어에서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피력하거나 다른 참여의 방법을 찾아서 이용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 이용자의 37%는 정치색이 과도한 글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에 20%의 이용자는 더 많은 정치적 정보를 갈구한다. 이용자의 41%는 이용자는 소셜 미디어에서 접하는 정치적 게시물에 대한 특정한 입장이 없었다. 다수의 이용자가 정치적 글이 너무 많다고 느끼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이용자의 59%는 자신의 견해가 다른 정치적 글을 보면 스트레스를 받거나 좌절감을 느낀 반면에 35%의 이용자는 흥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용자의 64%는 정치적으로 반대되는 성향의 이용자가 쓴 글을 읽으면서 더욱 큰 이질감을 느꼈다고 말했지만, 29%는 대화를 나누며 동질감을 확인했다고 한다. 소셜 미디어에서 자신과 정치적 성향이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기보다는 이질감을 느끼는 사람이 다수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치적 글에 대한 피로감이 증가하는 이유는 예의가 없거나, 성난 어조의 글이 많은 데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정치적 논쟁이 치열해질수록 감정의 개입 정도가 깊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소셜 미디어 사용자의 절반은 온라인상에서 경험한 정치적 토론이 실생활에서보다 더욱 예의 없고(53%), 성난 말투가 많거나(49%)나 품위 없다고(49%) 느끼고 있었다. 소셜 미디어에서 부정적 감정이 주로 표현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소수이긴 하지만 소셜 미디어의 정치 토론이 오프라인 토론보다 품위 있고(7%), 정보가 더 많고(14%), 중요한 정책에 관해 심도 있게(10%) 진행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소셜 미디어의 정치적 글에 대응하는 이용자의 행동은 다양한 형태로 드러난다.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다른 이용자의 글을 접하면 83%의 사람이 그냥 무시한다고 말했으며, 15%는 글이나 댓글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주장한다고 답했다. 소셜 미디어의 정치 토론을 기회로 여기는 소수의 사람과 부정적 경험에 바탕을 둬서 토론 자체를 회피하는 다수의 사람이 대조된다. 무시하는 경우에도 지속적으로 정치적 글을 접하게 되면 이용자의 31%는 설정을 바꿔서 그런 글을 적게 노출되도록 했고, 27%는 아예 친구 관계를 끊거나 차단하는 적극적 방법을 택했다.

퓨리서치센터는 몇 차례 대선에 걸쳐 디지털 정치 환경에 관한 조사를 시행해 왔다. 이번 대선의 경우는 정파적 반감과 양극화의 정도가 가장 강도높게 나왔다. 오프라인보다 폭넓은 인간관계를 맺는 소셜 미디어의 특성상 다른 정치적 견해를 가진 사람의 글을 접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소셜 미디어 이용자의 3분의 1 정도는 정부나 정치 관련 글을 쓰지만, 나머지 3분의 2는 그런 정치 토론 자체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 젊은 층이 비교적 소셜 미디어를 대선 뉴스원으로 비교적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연령층에 상관없이 정치적 토론의 비율은 비슷하게 나왔다. 이는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거의 차이가 없었다.

디지털 공간 속의 정치적 지평

소셜 미디어 중에서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는데 각각 인맥 구조상 약간의 차이가 존재했다. 미국 성인의 62%가 사용하는 페이스북은 일상적 관계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고, 미국인의 20%가 쓰는 트위터는 뉴스와 시사에 집중하는 양상을 보였다. 인맥 구성에서도 페이스북은 66%의 사람이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이었고, 트위터는 그 비율이 15%에 그쳤다. 트위터는 개인적으로 모르는 사람의 비중이 48%로 현격히 높았다. 흥미로운 사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인적 관계 차이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글의 비율은 거의 비슷했다. 정치적 글을 많이 접한다는 사용자는 각각 페이스북 25%와 트위터 24%로 유사했다. 소셜 미디어의 정치적 성향에 관한 비율은 약간 달랐다. 페이스북 이용자 인맥 가운데 23%가 자신과 비슷한 정치적 성향이었고, 트위터는 17%로 약간 낮았다. 페이스북에서의 관계는 자신과 비슷한 정치적 성향을 가진 이들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그러나 다수의 이용자는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과 비슷한 사람이 섞여 있었다(페이스북 53%, 트위터 39%). 2014년에 퓨리서치센터가 조사한 결과에서 드러난 것처럼 페이스북 이용자가 트위터 이용자보다 정치적 글을 포용하는 수준이 상대적으로 약간 높았다.

정치 토론이 개인적인 소셜 미디어 공간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사용자들은 자신과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용자를 어떻게든 상대해야만 한다. 특히 정치적 양극화 시대를 살아가는 미국의 유권자는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무례하고 공격적인 토론을 자주 접하게 되었다. 이용자의 59%가 소셜 미디어에서 정치적으로 생각이 다른 사람과 토론을 하는 것은 스트레스받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는 오프라인 정치 토론이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라고 말한 미국인 46%인 데 비해 높은 수치다. 소셜 미디어 이용자의 64%는 이러한 토론을 거친 후에 차이점을 더 강하게 인식하게 됐다.

소셜 미디어가 오프라인 토론이 하지 못하는 역할을 해줄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미국인의 84%가 소셜 미디어 정치 토론에서 평소라면 표현하지 않을 의견을 내놓는다고 말했다. 여전히 친구를 잃거나 비판을 당할까 두려워 정치적 의견을 내놓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소셜 미디어는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을 넘어서 새로운 토론의 장으로서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 주었다. 소셜 미디어상의 정치 토론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지배적이지만 소셜 미디어 자체의 문제인지 전반적 정치 토론 환경을 반영한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사람들은 소셜 미디어의 정치 토론이 더 격하고 상대방을 존중하지 못하면 면이 있다고 평가하지만, 역시 40%가량의 다수는 오프라인 토론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았다. 소셜 미디어 자체의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다른 요소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소셜 미디어 정치 토론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일부 이용자들은 소셜 미디어를 중요한 정치 참여의 도구로 보고 있다. 소셜 미디어 이용자의 79%가 소셜 미디어가 중요한 쟁점이 되는 문제에 참여하는 것을 돕는다고 생각했다. 이용자의 75%는 소셜 미디어가 정치 토론에 새로운 목소리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소셜 미디어의 정치 참여문제에 관해서 약간의 인종적 차이가 있었다. 27%의 흑인과 29%의 라티노가 긍정적으로 바라보았지만 백인의 경우는 18%에 불과했다. 소수 인종일수록 소셜 미디어에 거는 희망이 더 큰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반인의 정치 관심 높여 줄 듯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사람들은 자신의 정치적 태도를 바꾸고 있었다. 실제로 20%의 미국인이 정치적, 사회적 문제에 관한 자신의 시각을 소셜 미디어 정치 토론에 참여하면서 바꾸게 됐다고 한다. 유권자의 17%는 지지 후보를 바꾸는데 소셜 미디어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정치 참여적 성향의 소셜 미디어 이용자는 소셜 미디어가 정치 참여의 기여도를 높여주는 핵심 창구라고 평가한다. 정치 참여적 성향의 소셜 미디어 이용자 중 31%는 소셜 미디어가 정치에 새로운 목소리를 들려주는 유용한 채널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 비정치 참여적 성향의 소셜 미디어 이용자 중 20%만 그런 가능성을 믿었다. 소셜 미디어 정치 토론에 적극적인 사람일수록 부정적 영향도 보다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었으며 그 가능성도 또한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이 보고서는 소셜 미디어 이용자들이 정치적 이슈를 가지고 소셜 미디어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많은 이용자가 지나치게 정치색을 띤 글 대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다. 과격한 표현이나 무례한 글에 대한 반감을 느끼게 되면 소셜 미디어의 설정을 바꾸거나 심하면 친구를 끊거나 차단하는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소셜 미디어를 정치 참여의 장으로 평가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려는 이용자들도 꽤 있었다.

소셜 미디어의 정치 토론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부분은 소셜 미디어가 공론장으로 성장하면서 겪는 성장통일 수도 있다. 소셜 미디어 문화가 정착되면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게 되면 의외로 쉽게 극복될 수도 있다. 소셜 미디어 정치 토론이 오프라인 토론의 한계를 넘어서는 장점도 가지고 있는 만큼 유용한 토론 공론장으로 활용될 여지는 아직 많다. 소셜 미디어가 소수의 의견을 비롯한 다양한 정치적 견해를 포괄하는 정치 토론장으로 성장하는 미래를 기대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In Category: 미디어

류동협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Show 0 Comments
No comments yet. Be the first.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