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팅의 뉴소노믹스

이번에 다룰 해외 미디어 보고서는 공공미디어 미래포럼(Public Media Futures Forums)의 의뢰를 받아서 니먼저널리즘연구소의 켄 닥터(Ken Doctor)가 작성한 팟캐스팅의 역사와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한 ‘팟캐스팅의 뉴소노믹스'(The Newsonomics of Podcasting)이다. 팟캐스팅이 새로운 미디어로 등장한 지 꽤 됐지만, 그동안 체계적으로 다룬 연구가 부족했다. 그 이유로 팟캐스팅이 비주류 매체라는 인식이 강했고, 자체적인 생존에 대한 회의가 있었다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 팟캐스팅이 젊은 계층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소비되면서 새로운 미디어로 다시 각광받고 있다. 5편의 시리즈로 구성된 보고서 중 팟캐스팅 붐이 일어나게 된 과정과 산업 내부에 대한 해석을 담은 2편의 글(‘An island no more: Inside the business of the podcasting boom‘, ‘And now a word from our sponsor: Host-read ads and the play between niche and scale‘)을 본고에서 소개한다.

오디오 미디어의 반격

상업성이 없다고 평가받았던 팟캐스팅에 투자와 광고가 몰려오고 있다. 팟캐스팅 광고 시장은 지난해 48%나 확대됐고, 2020년까지 매년 25% 정도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수치대로 성장한다면 2020년 팟캐스팅 광고 수익은 5억 달러를 달성할 전망이다. 2016년은 팟캐스팅이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하는 원년이 될 것이다.

팟캐스팅 분야에서 주도적 위치를 점유한 NPR의 광고 총괄 브라이언 모펫은 “NPR이 ‘포춘’ 100대 기업의 광고를 지난 6개월간 유치했으며, 사업모델로서의 팟캐스팅이 이제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청취자를 더 많이 모으기 위한 팟캐스팅의 무한 경쟁 시대가 펼쳐진 것이다.

온라인광고협회는 벌써 2회째 ‘팟캐스트 업프론트’라는 모임을 개최해서 거대 광고주가 새로운 팟캐스팅 프로그램에 광고를 판매할 기회를 제공했다. 팟캐스팅은 더이상 아마추어가 취미로 만드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진정한 디지털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금은 팟캐스팅의 황금광 시대로 불리고 있다. NPR, WNYC, WBUR 등 전통적 라디오 방송국뿐만 아니라 오디오북을 만드는 아마존 소유주인 오더블도 합류했으며, 김릿미디어, 원더리, 패노플리 같은 디지털 미디어 기업도 경쟁에 참여했다. 태생이 다른 만큼 그 운용 방법도 사뭇 다르다. 어떤 미디어 기업은 스튜디오부터 네트워크와 광고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다 통제하지만, 어떤 기업은 팟캐스팅 방송만 제작하고 나머지는 외주를 주기도 한다. 팟캐스팅은 아직 정착된 사업 모델이 없고 따라서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원더리의 CEO 허난 로페즈는 팟캐스팅을 텔레비전및 음악과 대등하게 비유하면서 “텔레비전은 이미 사용자 주문형 서비스로 급격히 변화했고, 음악과 비슷한 경로로 이동하고 있다. 이제 다음 차례는 오디오 엔터테인먼트다”라고 설명한다. 팟캐스팅은 아직도 라디오와 주문형 오디오가 혼재된 상황이지만 이미 후자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소비자는 자신들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것을 듣고 싶어 한다. 팟캐스팅도 이러한 소비자의 욕구에 맞춰서 진화하는 중이다.

뉴욕타임스도 10년 넘게 팟캐스팅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WBUR과 합작으로 ‘모던러브‘라는 팟캐스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기도 했다. 탐사보도센터에서 운영하는 주간 팟캐스팅 ‘리빌(Reveal)’은 지난 7월에만 86만 회 다운로드되는 등 대중적 지지를 얻었다. 심지어 정치인 힐러리 클린턴의 ‘그녀와 함께(With Her)’는 론칭하자마자 아이튠스 챠트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많은 전통적 미디어가 차례로 팟캐스팅 비즈니스에 합류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CBS 이브닝 뉴스’ 진행자이던 케이티 쿠릭도 팟캐스팅을 시작했으며, 작가 말콤 글래드웰, 배우 알렉 볼드윈도 팟캐스팅에 참여하면서 팟캐스팅은 이제 주류 미디어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뉴스, 연예, 코미디, 아이디어를 다룬 다양한 분야의 팟캐스팅 전성시대가 열린 것이다. 팟캐스팅이 이렇게 주목을 받는 데에는 상업적 성공을 조심스럽게 예측하는 전망이 중요한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다양한 전통 미디어가 팟캐스팅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특히 라디오 산업이 가장 유사한 모델로 제시된다. 실시간 라디오 방송국들이 청취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들을 수 있는 팟캐스팅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하지만 팟캐스팅은 단순히 라디오의 디지털화에 머무르지 않는다.

왜 지금 팟캐스팅인가?

디지털 기업들은 팟캐스팅을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도록 도와주었다. 우선 저렴하고 가벼운 기술 덕분에 팟캐스팅이 더욱 효율적으로 차별화를 꾀할 수 있었다. 광고효과를 구체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기술과 다양한 방법으로 광고를 삽입할 수 있는 기술은 팟캐스팅의 수익 구조가 빠르게 정착될 수 있도록 해주었고, 빅데이터에 입각한 광고 모델을 초기에 도입한 것도 성공적인 전략이었다.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발해서 모으고 넷플릭스처럼 낮은 구독료 모델로 전환하는 실험도 이뤄지고 있다. 팟캐스트 자체 네트워크를 넘어서 소셜 미디어와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도 새로이 시도되고 있다. 단순히 오디오에 한정하지 않고 팟캐스팅을 디지털 비디오 영역으로 넓히려는 노력 또한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20년간 디지털 미디어는 급격한 변화를 겪어왔고 팟캐스팅도 그에 상응하는 혁신을 이뤄 왔다. 빠르게 성장하는 이용자와 광고 시장의 변화에 따른 대응은 피할 수 없는 공통된 과제였다. 팟캐스팅도 특화된 광고주를 찾아야 했고 그러지 못하면 퇴보할 수밖에 없었다. 복스나 버즈피드 같은 다른 디지털 미디어처럼 팟캐스팅은 젊은 층을 대상으로 그들의 관심사를 수용해 빠르게 성장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김릿미디어는 20대 중반에서 30대 후반 직원을 채용해서 이용자 취향에 걸맞은 팟캐스팅을 만들고 있다. NPR을 비롯한 다른 팟캐스팅 미디어도 젊고 다양한 인재를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팟캐스팅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팟캐스팅이 뉴스 미디어가 될 것인가, 아니면 오락 미디어가 될 것인가? 팟캐스팅이 다른 인터넷 미디어와 비슷한 경로를 밟으며 발전할 것인가? 팟캐스팅이 소수의 이용자를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으로 생존이 가능할 것인가? 무수히 늘어나는 팟캐스팅 속에서 이용자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어떻게 찾게 될까? 페이스북이 이용자와 팟캐스팅을 이어주는 가교가 될 것인가? 마지막으로 규모의 문제도 생각해봐야 한다. 팟캐스팅이 지역의 매체가 될 것인가, 아니면 전국적 규모의 매체로 지향해야 하는가? 팟캐스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런 질문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팟캐스팅은 1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성장해왔지만, 붐이 일어난 건 비교적 최근이다. 왜 지금에 와서 팟캐스팅이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팟캐스팅 기업 라디오퍼블릭의 창업자 제이크 샤피로는 현재가 팟캐스팅의 세 번째 물결이라고 주장한다. 첫 번째 물결은 아이튠스가 팟캐스트를 총괄하는 서비스를 시작하던 2004년에서 2006년경이 될 것이다. 이 시기에 각종 검색 기술이나 기술적 표준이 만들어졌다. 두 번째는 아이폰이 등장하던 2008년인데 스티치나 퍼블릭 라디오 플레이어 같은 앱이 나오고 관련 창업 기업이  출현하면서 발전의 기반이 마련되었다. 세 번째 물결은 2014년에 ‘시리얼‘이라는 완성도 높고 탁월한 팟캐스팅이 대중적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팟캐스팅이 새로운 플랫폼으로 인식됐다.

팟캐스팅은 이러한 물결을 타면서 점차 이용자를 늘려왔다. 스포티파이나 판도라 같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주문형 오디오에 대한 시장을 키워온 것도 도움이 됐을 것이다. 넷플릭스는 구독형 서비스 모델을 시장에 정착시키는 데 일조했다. 자동차 운전을 하면서 듣는 문화도 팟캐스팅이 성장하는 원동력이 됐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하면 더 많은 기회가 열릴 것은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현재 71%의 청취자가 스마트폰으로 팟캐스팅을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에디슨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이는 3년 전까지만 해도 42%에 불과했다. 더불어 기술의 발달이 팟캐스팅 제작 비용을 대폭 낮추었고, 상업 라디오 프로그램이 팟캐스팅으로 전환하기 용이했다는 점도 팟캐스팅 붐을 일으키는 데 한몫했다.

광고와 팟캐스티의 기묘한 동거

미국에 5,700만 명의 팟캐스팅 이용자가 있지만 잠재성은 아직도 무궁무진하다. 전체 온라인 이용자가 2억 8,600만 명인 것을 고려하면 잠재적 시장은 더욱 크다. 팟캐스팅이 성장함에 따라서 애플, 아마존, 스포티파이, NPR, 시리어스XM 등이 팟캐스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시리어스XM과 스포티파이는 구독형 팟캐스팅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애플도 iOS 시스템에서 팟캐스팅 앱을 2012년부터 제공하고 있다. NPR과 다른 라디오 방송국도 팟캐스팅 프로그램 제작을 적극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팟캐스팅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 실험이 시도되는 가운데 광고는 중요한 원동력으로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

팟캐스팅은 독특한 광고를 실어 다른 매체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팟캐스트의 호스트가 직접 광고의 내용을 읽어서 광고를 친밀하게 전달한다. 팟캐스팅 내용과 광고의 경계가 흐려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NPR의 경우 호스트가 직접 광고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그동안 준수해왔다. 하지만 슬레이트 그룹의 제이콥 와이스버그 회장은 이러한 광고가 저널리즘 원칙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옹호한다. 그는 “광고와 팟캐스팅을 청취자가 혼동하지 않게 해주고, 광고주가 팟캐스팅 내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일단 호스트 광고에 대한 팟캐스팅 업계의 입장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다. 비(非)호스트 광고와 비교해 두 배 이상의 효과가 있다는 통계를 기반으로 해 이를 수익모델로 적극적으로 차용하고 있다. 광고주는 팟캐스팅 전용 웹페이지 주소를 제공함으로써 광고효과를 직접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 효과를 바로 알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선순환 효과로 더 많은 광고가 몰려서 호스트 광고가 전체 팟캐스팅 광고의 95%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팟캐스팅 수익 모델 중 구독료 모델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지만 광고 모델은 작년에만 48% 성장했다. 팟캐스팅 광고 수익 모델이 독자적으로 생존하려면 현재의 성장률이 지속해서 유지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지만, 현재 안정적인 산업구조로 돌입하고 있다는 게 다수의 시각이다. 다이내믹 광고 기술이 정착 단계에 돌입한 것도 팟캐스팅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는 데 기여했다. 다이내믹 광고를 초기에 재빨리 적용한 아트19 같은 기업의 출현은 팟캐스팅이 충분히 수익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입증했다. 다이내믹 광고는 세 가지 측면에서 수익성이 높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첫째, 새로운 광고를 빠르게 업데이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비록 3개월이 지난 팟캐스팅이라도 3개월 전의 광고가 아닌 현재의 광고를 삽입할 수 있다. 둘째, 청취자의 특성에 맞게 차별화한 광고를 집행할 수 있다. 지역, 연령, 성별에 따라서 같은 프로그램을 듣더라도 다른 광고를 노출할 수 있다. 셋째, 청취자의 데이터를 수집해서 향후 마케팅에 이용할 수 있다. 새로운 광고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팟캐스팅은 수익을 보전할 기반을 마련했다.

독자 생존 가능성 의문

팟캐스팅이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팟캐스팅을 내려받는가? 내려받은 걸 실제로 얼마나 듣는가? 이런 자료에 대한 구체적 통계를 알 수 없는 것은 팟캐스팅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현재로는 부분적인 불완전한 정보만 가지고 있을 뿐이다. 구글, 애플, 스티쳐 등으로 나뉜 팟캐스팅 시장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조사기관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동안은 큰돈이 되지 않아서 그런 조사가 필요 없었으나 장기적 성장을 위해서는 청취자의 규모와 경험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광고를 유인하기 위해서도 통계 자료를 확보하는 것은 필수 불가결한 과정이다.

또 다른 걸림돌은 규모의 경제이다. 팟캐스팅이 성장하고 있지만, 현재 수준으로는 자율적인 시장을 형성하기 어렵다. ‘시리얼’ 같은 흥행 프로그램으로 더욱 많은 청취자를 모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 빠르고 크게 성장하라는 실리콘밸리 신화가 팟캐스팅에도 적용된다. 크고 작은 팟캐스팅 기업들의 인수와 합병이 이야기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쟁력 있는 팟캐스팅을 많이 모아서 넷플릭스처럼 구독 모델로 채택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럼에도 팟캐스팅이 역동적인 광고 기술과 후원을 바탕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라디오 같은 전통 매체의 디지털화와 더불어 모바일 앱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팟캐스팅을 통해 시도되고 있다. 이와 반대로 미리 녹음된 광고만을 고집하는 팟캐스팅도 여전히 존재한다. 혁신과 전통이 공존하는 팟캐스팅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 분석이 이 보고서에서 다뤄졌다. 결론적으로 말해 아직 안정된 팟캐스팅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한 것은 아니다.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팟캐스팅이 버티고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광고인 것은 분명하다. 새로운 매체이기 때문에 다이내믹 광고 같은 실험이 가능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재능있는 인재들이 팟캐스팅으로 유입되면서 성공적인 팟캐스팅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본 연구 보고서는 팟캐스팅이 산업적 측면에서 어떻게 성장해왔고 그 과정에서 광고가 어떤 역할을 담당했는지 자세히 분석해서 중요한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In Category: 미디어

류동협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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