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할 것 같은 셜록 홈즈

The Memoirs of Sherlock Holmes (1994)

셜록 홈즈를 처음 접한 건 중학교 무렵 빠져들기 시작한 추리소설을 통해서였다. 아서 코넌 도일과 애거사 크리스티의 어린이 문고판을 꽤 열심히 서점과 도서관에서 읽었다. 사건 해결에 대한 단서를 바탕으로 추리를 시도하며 시간을 보냈었다. 내 기억 속의 홈즈는 영국 신사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게 어린이 문고판이라서 그런지 홈즈의 거친 언행이 많이 편집을 당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영국 그라나나다 텔레비전에서 제작한 홈즈 시리즈를 보면서 홈즈가 내가 기억했던 이미지와 달리 신사가 아니었다. 친구 왓슨을 함부로 대하고 버릇없이 굴기도 한다. 하지만 홈즈는 겉으로 보이는 무례함을 덮을 만큼 가슴이 뜨거운 사람이다.

jeremy

이 시리즈를 살린 주역은 홈즈역을 열연한 제레미 브렛 (Jeremy Brett)이다. 홈즈의 독특한 캐릭터를 아주 잘 살리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시리즈를 찍는 중 제레미 브렛이 심장질환으로 죽어서 시리즈가 중단되었다. 셜록 홈즈 이야기가 총 60편이 있는데 제레미 브렛이 출연한 시리즈는 41편이다. 영국인들에게 홈즈는 제레미 브렛이 연기한 이미지로 기억될 것이다.

“The Memoirs of Sherlock Holmes”을 마지막으로 61세의 이른 나이로 제레미 브렛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시리즈는 미국, 캐나다 케이블 텔레비전에서 아직도 인기를 얻고 있다. 앞으로 이렇게 잘 만든 홈즈 시리즈가 나오기 힘들 거 같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휴 로리가 연기한 미국 의학드라마 하우스 박사의 캐릭터를 바로 홈즈에서 빌려온 것이라고 한다.

헐리우드에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홈즈로 영화를 찍는다는 소식이 들린다. 홈즈는 1891년 영국 잡지 The Strand에서 태어난 후 질긴 생명력으로 살아남았다. 그만큼 탄탄한 이야기와 멋진 캐릭터를 바탕으로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 그동안 무수한 탐정들이 등장했지만 홈즈의 카리스마를 압도할 이는 많지 않았다.

제레미 브렛이 나온 홈즈 시리즈를 보면서 오랫만에 추리의 세계에 빠져보시겠는가. 최고의 탐정 수사물로 이 시리즈를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이 시리즈 가운데 The Dying Detective를 권한다.

In Category: 문화

류동협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Show 8 Comments
  • Memory 2008년 9월 27일, 9:04 am

    저도 이 작품은 끝까지 다 봤습니다. 영국인 특유의 발음이 인상적이었죠

  • foog 2008년 9월 27일, 9:10 am

    정말 웬만해서 제레미 브렛의 카리스마를 뛰어넘는 홈즈 연기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지 않네요.

  • uncaffe 2008년 9월 27일, 10:05 am

    초등학교 시절 얇고 작은 판형으로 나왔던 셜록 홈즈 시리즈를 거의 다 모았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용돈을 아껴 헌책방에서 책을 사곤 했었는데, 한 권에 600원에서 700원 정도 주었던 것 같네요.

    포스팅하신 글에 등장하는 드라마를 꼭 찾아서 봐야겠습니다. 어린 시절, 활자로만 만나오던 셜록 홈즈를 움직이는 영상으로 만나게 되면 또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집니다.

  • 류동협 2008년 9월 27일, 4:35 pm

    Memory — 제레미 브렛의 발음이 특히나 더 강한 편인거 같더군요. 자꾸 듣다보니 오히려 귀에 착 감기네요. ^^

    foog — 역시 이것도 다 보셨군요. 제레미 브렛을 능가한 홈즈는 상상이 안되네요.

    uncaffe — 한번 보시면 반하게 될거예요. 책도 좋지만 그게 잘 만든 영상으로 접하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 되겠죠. 🙂

  • 프랭키 2008년 9월 29일, 12:17 am

    홈즈는 제 유년시절의 영웅이었어요.
    어렸을 때 그렇게 가슴 졸이며 읽었던 책이 홈즈 시리즈 말고 있었나.. 싶네요.

  • 류동협 2008년 9월 29일, 3:59 am

    프랭키 — 우선 이 말부터 해야겠네요. 프랭키님 책 내신거 축하드려요. 제가 네이버를 탈퇴해서 댓글을 남길 수 없어서 여기다 대신 남기죠. 프랭키님의 잔잔하고 구수한 글솜씨가 담긴 책을 얼른 사서 읽어봐야겠네요.

    요즘 홈즈의 원작 삽화가 담긴 소설을 읽고 있는데 느낌이 새롭더군요. 그리고 원작 삽화에 나온 인물이랑 제레미 브렛이랑 너무 닮아서 놀랐습니다.

  • Hugh 2009년 10월 26일, 11:58 pm

    저도 동감입니다. 저도 요즘 배우들에게 제레미 브렛 만큼 완벽한 홈즈를 기대할 생각이 없네요.
    제가 셜로키언이 된게 제레미(가장 좋아하는 실사판 홈즈)랑 디즈니의 그 생쥐(이름이 뭐였더라? 모리아티 비슷한 들쥐 캐릭터도 나오고…암튼 가장 좋아하는 만화 홈즈)를 알고 나서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어요. ^^

    • 류동협 2009년 10월 27일, 11:32 am

      역대 홈즈 중에 최고로 제레미 브렛을 뽑고 싶습니다. 그리고 홈즈만큼 오래가는 캐릭터도 없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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