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한 콩나물국

예전에 자취할 때 내가 주로 끊이던 국은 딱 세가지다. 김치국, 콩나물국, 감자국. 그 중에서 콩나물국이 가장 쉬우면서도 끊여놓으면 맛이 제일 괜찮았다. 나의 음식실력이 고작 거기에 머문 건 부엌 근처에도 갈 수 없었던 가부장적 문화와 나의 게으름 탓이 크다. 음식을 배우면 배울수록 재밌고 신이 나는 걸 보면 더 어려서 배우지 못한 게 한이다.

결혼 후에 내가 하는 음식은 주로 볶음밥 종류다. 그 외의 다른 음식은 아내가 훨씬 잘하기 때문에 굳이 나서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콩나물국처럼 간단한 음식은 내가 해도 될 거 같다. 기억을 되살려서 해보니 아직 쓸만했다.

콩나물국에 멸치나 새우젓을 넣는 조리법도 배워서 여러번 해봤지만 역시 최고의 콩나물국은 다른 재료를 넣지 않고 콩나물로만 맛을 낸 게 최고다. 콩나물 자체에서 우러난 시원한 맛이 궁극의 콩나물국 맛이다.

재료

콩나물, 파, 마늘, 소금, 고추가루, 참기름

조리법

지저분한 콩 껍질을 골라내고 잔뿌리를 잘라낸다. 콩나물 뿌리에는 몸에 좋은 아스파라긴산 많으니 잘라내지 않아도 된다. 콩나물 다듬기가 끝나면 나머지는 일사천리다.

냄비에 다듬은 콩나물을 넣고 물을 충분히 붓고 뚜껑을 닫고 삶는다. 끊기 전에 뚜껑을 열면 비릿내가 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콩나물을 너무 오래 끊이면 흐물흐물 해질 수 있으니 익는 냄새가 나면 바로 불을 줄이고 파와 마늘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불에서 내린 후에 참기름 한방울과 고추가루를 약간 넣는다.

싸고 맛있는 콩나물국은 계절에 상관없이 먹을 수 있지만 특히 겨울철에 잘 어울린다. 추운날 따뜻한 콩나물국에 밥을 말아서 김치랑 먹으면 그만이다.

In Category: 라이프스타일

류동협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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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거 2009년 11월 9일, 1:31 pm

    요즘 진하고 매운 국만 먹어서 더 당기네요.
    술도 생각나고…

    • 류동협 2009년 11월 9일, 3:58 pm

      오늘은 시원하게 콩나물국 어떠신가요?
      언제 한번 해장국에 관한 글도 올려야겠네요. ^^

  • 김효진 2009년 11월 12일, 9:12 pm

    혹, 나중에 한국 가시면, 그리고 혹 전주 근처 가시게 되면, 꼭 전주 콩나물국밥 드셔보세요~전주가 비빔밥으로 유명하긴한데, 저 개인적으론 콩나물국밥이 훨씬 맛있거든요…^^

    • 류동협 2009년 11월 12일, 9:31 pm

      제가 아직 전주는 못 가봤거든요. 전주에 가면 반드시 꼭 먹어봐야겠네요. 그러고보니 전주는 참 맛있는 음식이 많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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