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쇼바이벌의 심사

이 프로그램은 처음에 방송할 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었다. 회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재미를 더 해간다. 텔레비전에서 음악관련 프로그램이 거의 자취를 감춘 지금 쇼바이벌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쇼바이벌은 신인들이 기량을 겨루는 자리라는 점에서 미국의 어메리칸 아이돌을 연상시킨다.

쇼바이벌이 지금처럼 틀을 갖추기 전에는 미흡한 점이 좀 있었다. 이윤석 같은 개그맨을 심사위원으로 위촉한 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윤석은 MC나 다른 역할을 맡았어야 했다. 물론 나중에 양희은, 신해철 등이 합류하면서 보다 전문성있는 심사위원으로 대체했다. 그리고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이영자의 진행방식도 껄끄러웠다. 무슨 밤무대 오락판처럼 마구잡이로 심사위원과 방청객들을 몰아세우는 방식이 불편했다. 쇼바이벌이 오락프로그램인 만큼 지나치게 딱딱한 방식으로 할 필요는 없었지만, 분위기 띄우는 것만 중시하고 자신 중심의 방송은 곤란하다. 출연자의 사적인 영역을 방송으로 보여주는 건 좋은 시도지만 눈물을 짜게 하는 지나친 연출은 오바다. 무대뒤나 방송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을 보여주는 모습이 더 인간적일수 있다.

이번 방송부터 시청자들의 ARS도 점수에 합계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아직 이들이 신인들이긴 하지만 팬클럽도 형성되고 있어서 공정성 유지를 위해서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평가방식에 한마디 하자면, 심사위원의 평이 방청객에게 미칠 영향을 어떻게 차단해야 할지 쇼바이벌이 좀더 고민을 해봤으면 한다. 심사위원의 평을 다 듣고난 뒤에 방청객들이 평가하는 건 참고서를 보고나서 책을 보는 것과 비슷하다. 심사위원들의 평이 좋으면 방청객들이 더 많은 점수를 주는 현상이 자주 목격된다. 프로그램 기획이 방청객들에게 전적인 판단을 맡기기로 했다면 심사위원 평을 듣기 전에 방청객들이 먼저 평가할 기회를 주었어야 한다. 마치 방청객들의 평가를 믿지 못해서 심사위원의 의견으로 균형을 잡으려 했다는 의혹이 든다.

쇼바이벌이 더욱 잘 되어서 실력있는 신인들이 커가는 모습을 자주 지켜봤으면 좋겠다. 처음 방송할 때 미숙했던 가수들이 회를 더해갈수록 나아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흐뭇하다. 반대로 회가 바뀔수록 퇴보하는 가수들도 있다. 이들의 경쟁하는 모습 자체가 아주 즐거운 볼거리다. 쇼바이벌 어떻게 변해가게 될지 무척 궁금하다.

In Category: 문화

류동협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Show 7 Comments
  • DynO 2007년 10월 1일, 4:24 am

    그리 자주보는 편은아니지만
    흔히볼수 있는 그런음악이 아닌 인디쪽이라든가 정말 새로운 뮤지션들이 나오면 더 좋을꺼같아요.
    저기서도 소몰이나 발라드나 부르면 다른음악프로랑 다를게 없어 뵈는…..

    락밴드도 많이 나오는지는 모르지만 이윤석씨 상당한 락(보단 메탈쪽이지만..)매니아죠. 왠만한 사람보다는 훨 낫다고 봅니다..^^a

  • 류동협 2007년 10월 1일, 9:48 pm

    @DynO,
    쇼바이벌이 장르적 다양성을 포용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서 저도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앞으로 그런 점이 보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네요.

    @귄,
    나도 처음에 지나치게 휴먼드라마로 몰아가려는 부분에서 좀 짜증이 났었어. 근데 점점 그런 부분이 줄어들고 공연 자체에 초점을 맞추니까 훨씬 보기 좋더라~~

  • 2007년 10월 1일, 11:24 am

    홍홍.. 저도 이거 매주 보는데~ ^^ 요즘은 질질 안 짜서 한결 보기 좋더군요. 한동안은 프로그램의 1/3은 애들 질질 짜는 것만 보여줘서 한껏 부풀어 올랐던 감동도 사그라들곤 했는데..

    지난 주의 저 세이. 처음부터 그녀의 질질 짬과 힘없음을 봐오며 혀를 차던 저로서는 마치 제 동생인양 기뻤던 공연이었답니다. 홍홍..

  • 류동협 2007년 10월 2일, 1:37 pm

    @bono,
    정말 오랫만이네요 ^^

    저는 양희은의 심사평도 상당히 마음에 들더라구요. 마왕의 평이 솔직담백해서 제일 좋아하는데 한번 나오고 다시 안나오니 아쉽더군요. 그래도 신해철이 계속 한다는 얘기가 있던데요.

  • bono 2007년 10월 2일, 1:01 pm

    오랜만입니다. 🙂

    저도 가끔 보는 프로그램인데요.
    쓴소리를 잘 못하는 우리내 정서 때문에라도
    신해철이 꾸준히 심사를 봤으면 하는
    바람이 들더군요. ;

  • 류동협 2007년 10월 4일, 4:46 pm

    @이진주,
    프로그램의 재미나 균형을 위해서 신해철이 나와주면 정말 좋겠죠. 쇼바이벌은 어떻게 발전될지 궁금한 프로그램이죠 ^^

  • 이진주 2007년 10월 4일, 9:51 am

    ㅋㅋ 안녕하세효^^
    쇼바이벌 검색하다가 나와서ㅋㅋ 글 잘 읽었습니다^^

    신해철님은 다음번 그랑프리 2라운드 심사 맡아주신다고 하구요
    계속 하실지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하네요
    쇼바이벌 제작진은 신해철님 고정 섭외 굉장히
    공들이고는 있다던데 피디님께서 아직 어떻게 될진
    모르겠다고 하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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