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의 라이벌, 남진과 나훈아

당시의 상황을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대단한 인기를 누렸던 두 가수의 인생역전이 재밌다. 나훈아가 느꼈을 열등감도 이해가 된다. 북춤, 장고춤을 쇼프로에서 나훈아가 하는 걸 본적이 있지만, 이런 배경이 있을꺼라 생각은 못해봤다. 인기가 역전이 되어버린 지금 남진은 무슨 심정일지도 궁금하다. 항상 같이 언급되는 옛날 가요계의 두 스타는 서로를 어떻게 생각할까? 언론에서 생각하는 만큼이 아닌 서로 무심한 사이일지도 모른다. 혼자는 심심하지만 라이벌은 흥미진진한 대결이 그려지니까.

남진과 나훈아는 이른바 숙명의 라이벌로 가요사에 기록된다. 그러나 실제로 보면, 지금이야 나훈아가 더 활발한 활동을 하지만 당시에 있어 남진은 나훈아가 넘지 못할 벽이었다. 연말에는 십대가수 청백전이나 가수왕 선발전을 하게 마련인데 나훈아는 언제나 남진 바로 앞이었고 남진은 언제나 제일 뒤였다….. 얼마 후 나훈아가 잠시 잠적한다. 남진에게 뒤지는 결정적 이유가 남진은 근사한 춤으로 노래의 분위기를 상승시키는 데 반해 자신은 막대기 모양 가만히 서서 노래하는 데 있다고 보고 그 역시 춤을 비롯해 다양한 무대 연출법을 연마하기 위해서였다. 얼마 후 기다리는 팬들 앞에 그는 돌아왔고 팬 앞에 선보인 춤은 실망스럽게도 그러나 한편으로는 흥미롭게도 장고춤이나 북춤이었다. 일종의 변별화 전략이었다. 그래도 남진과 나훈아의 서열은 역전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이제는 남진과 나훈아의 위치가 완전히 바뀌어버렸으니 인생은 역시 새옹지마인가? 이성욱(2004)의 <김추자, 선데이서울 게다가 긴급조치>

In Category: 문화

류동협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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