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는 상류층의 전유물인가?

오랫만에 아내의 손을 잡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에서 공연하는 샤를 구노(Charles Gounod)의 ‘로미오와 줄리엣(Romeo et Julliette)’을 보고 왔다. 하지만, 우리는 뉴욕시티에 가는 대신 일반영화를 상영하는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영화관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우리는 위성 HD 중계방송을 통해 뉴욕에 있는 관객들과 같은 시간에 이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뉴욕 공연이 지역으로 진출한 역사적 순간이다.

동네 영화관에서 뉴욕 오페라를 보다

자리가 많이 남아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객석이 가득 차 빈좌석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미국의 극장은 흥행작 몇 편을 제외하면 빈자리가 많은 편인데, 이날은 마치 ‘해리 포터’때 만원이던 극장 안을 연상시켰다. 우리는 고개를 바짝 들어서 스크린을 봐야만 하는 앞쪽 구석에 남아있는 자리에 앉아서 오페라가 상영되기를 기다렸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주위를 둘러보니 오페라를 보러온 관객들은 백인 중년과 노년층이 대부분이었다. 우리는 유일한 동양인 관객으로 이 역사적인 오페라 극장상영에 참여했다.

공연이 시작되자 스크린에 메트(‘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줄임말)의 무대가 펼쳐지고 성악가들의 모습이 스크린에 투사되었다. 처음에는 전송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화면이 자연스럽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크게 문제될 정도는 아니었다. 멋진 아리아나 듀엣을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스크린을 향해 박수를 치기도 했다. 무대에 있는 배우들이 아닌 스크린을 향한 나의 박수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하는 회의가 잠시 들었지만 그래도 오랜 나의 공연장 습관을 떨쳐버릴 수는 없었다. 나말고 다른 관객들의 박수소리도 들렸는데 그다지 크지 않았다. 아마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스타 성악가인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Anna Netrebko)와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Roberto Alagna)의 공연은 매우 훌륭했다. 고화질 기술과 카메라의 근접촬영 덕분에 성악가들의 연기를 아주 자세히 볼 수 있었다. 망원경을 빌리지 않더라도 성악가의 호흡소리까지 느낄 수 있었다. 스크린 아래로 노래에 대한 자막까지 친절하게 붙여줬다. 막간에 심심하지 않도록 디브이디의 부록영상처럼 무대 뒷모습과 인터뷰도 보여줬다.

오페라 공연을 보러가는 것과 확실히 다른 경험이었다. 이런 새로운 매체를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오페라 영화, 오페라 고화질 방송, 오페라 극장공연. 다양한 단어의 조합이 내 머리를 훑고 지나갔다. 메트로폴리탄 홈페이지의 정의에 따르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고화질 라이브(HD Live)’가 바로 오늘 본 오페라 상영의 정식 명칭이다. 이는 근사하게 치장한 마케팅 용어로 그 의도를 충분히 읽을 수 있다. 고화질 전송이라는 신기술을 빌려서 새로운 매체시장을 만들려는 고도의 마케팅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메트 오페라의 이미지 변신과 대중화 전략

어떻게 고급예술로 여겨지는 오페라가 대중예술인 영화를 만날 수 있었을까? 그 해답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새로운 마케팅 전략에서 찾을 수 있었다. 2001년 이후 오페라 관객이 거의 육년째 관객이 줄고 있었던 메트는 강경한 자구책을 강구한다. 2006년 8월 1일 소니 클래식 사장이던 피터 겔브(Peter Gelb)를 총감독으로 데려 온 것이다.

현재 미국의 오페라 주요 관객층은 백인 상류계급 중노년들이다. 새롭게 편입되는 관객은 별로 없고 기존의 관객들이 역사속으로 사라지면서 오페라팬이 전체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특정 계급과 유럽문화에 한정되어 있는 오페라의 현재 관객층이 확대되지 못하면 그 미래는 불투명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터 겔브가 생각한 문제 해결책은 바로 오페라의 ‘대중화’를 통한 전체 수용자층의 확대였다.

오페라의 대중화를 외친 사람은 피터 겔브만이 아니었다. 테너이자 지휘자인 플라시도 도밍고 역시 문화나 계급의 차이 때문에 오페라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한다. 도밍고는 메트 오페라의 극장상영이 오페라를 좋아하는 외국팬이나, 오페라의 엘리트적 취향 때문에 꺼렸던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도밍고는 오페라를 보러가지 않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첫번째는 오페라를 보러갈 돈이 없는 사람이다. 두번째 부류는 오페라 자체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그들은 오페라를 접할 기회도 없었고, 오페라는 노인네들이나 보는 고리타분한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도밍고는 오페라가 대중적 장르인 영화와 만나면 엘리트 냄새도 많이 벗을 것이고 가격도 싸게 되어 더 많은 사람이 볼 것이라고 주장한다.

피터 겔브가 취임하면서 메트는 대대적으로 새로운 마케팅 캠페인을 시도하였다. 우편과 전화로만 하던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을 벗어나 전화부스, 지하철역 입구, 가로등, 버스 외부에 광고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보수적인 메트가 이런 변화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획기적이다. 메트와 달리 뉴욕 시티 오페라는 이미 대중적인 마케팅 방법을 쓰고 있었고, 실험적인 레파토리도 도입하고 있다.

메트는 2006-2007 시즌부터 개막 공연을 타임스퀘어 전광판을 통해 무료로 상영하여 뉴욕 시민들이 볼 수 있게 하였고, 이전부터 해오고 있던 라디오를 통한 전세계 라이브방송을 보다 확대했다. 또한 2007-2008 시즌부터 뉴욕의 5개 고등학교에 무료로 오페라를 전송하기 시작했다. 오페라를 보지 않던 관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즉, 오페라에 익숙치 않은 시민들이나 학생들에게 오페라에 최대한 노출시키려는 전략이다.

메트 오페라 고화질 라이브의 성공적인 관객동원

극장에서 오페라를 상영하는 것은 오페라 대중화를 위한 마케팅 전략의 한부분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런 시도에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보다 싼 가격으로 오페라를 극장에서 볼 수 있다면, 메트의 본 공연 관객수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2006~2007 시즌의 객석 점유율이 83.9%로 그전 시즌의 76.8% 보다 훨씬 높아졌다. 지난 6년간 계속해서 하락세였던 점유율을 1년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은 전세계적으로 600개의 개봉관에서 무려 9만 7천명이나 관람했다.

2006~2007년 시즌의 ‘마술피리(Die Zauberflöte)’부터 오페라 고화질상영은 전세계적으로 100여개의 극장에서 이뤄졌다. 출발부터 괜찮은 흥행이었다. 매진된 극장도 상당수였고, 전체 극장의 객석 점유율이 무려 90%에 달했다. 미국, 캐나다, 영국, 일본, 노르웨이의 극장에서 시작한 오페라 영화관은 상영관을 계속해서 늘려가서 오스트리아, 호주, 벨기에, 체코,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푸에르토리코, 스웨덴으로 확산되어 2007~2008 시즌에는 약 600여개 관으로 늘어났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한국의 영화관은 참여하고 있지 않아 한국에서 메트의 공연을 볼 수는 없다.

상업적인 측면에서 메트 공연의 영화관 상영은 성공적이었다. 이 성공에 고무되어 영국의 로얄 오페라하우스 코벤트가든(Royal Opera House, Covent Garden)이나 이탈리아의 라스칼라(La Scala)도 고화질 상영을 준비하고 있다. 코벤트가든은 소니와 계약을 체결하고 장비를 갖추고 있는 중이다. 워싱턴 국립 오페라처럼 학교를 대상으로 무료 상영회하는 곳도 있지만 상업적인 오페라 상영은 아직까지 메트가 유일하다.

세계적 수준의 오페라단들이 서로 경쟁해서 다양한 레퍼토리를 보여준다면 나같은 오페라팬은 기쁜 일이다. 하지만 라스칼라, 코벤트가든, 메트가 ‘피가로의 결혼’을 같은 날 상영할 수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줄어드는 관객층을 서로 공략하려다 같이 망할 수도 있다.

메트의 고화질 라이브는 나처럼 문화시설이 별로 없는 미국 소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상당한 혜택이 된다. 뉴욕으로 메트 오페라를 보러가려면 티켓값, 비행기값, 호텔비까지 합하면 수백불은 우스워진다. 그런데 이제 단돈 22불이면 메트의 공연을 초대형 스크린에 빵빵한 스피커로 즐길 수 있다. 오페라팬이라면 이런 유혹을 거부하기 힘들다. 물론 공연장에 가서 즐기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하지만 HD 라이브 중계를 통해 공연을 보는 것만으로도 메트에서 하는 공연을 직접 보고 싶은 나의 열망은 어느정도 충족되었다.

메트의 실험은 새로운 관객층을 끌어들였는가?

현재 메트의 평균 객석 점유율은 80% 정도에 이르고, 전세계적으로 개봉관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극장 상영이라는 전략을 통해 메트는 뉴욕 바깥 관객들의 주머니까지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이 과연 새로운 관객을 끌어들이며, 의도한 오페라의 대중화를 실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다. 현재 메트의 마케팅 전략은 숨어있는 나같은 오페라팬을 만족시키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내 주변의 오페라팬들 상당수가 메트의 극장공연을 즐기고 있다. 하지만 극장에서 본 관객들은 지역 오페라단의 공연장에서 본 관객들과 거의 일치했다. 백인 중노년층.

기존의 오페라팬층을 넘어서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우선 고급예술로서 고정된 오페라의 이미지를 떨쳐내는 일이 필요하다. 불과 1970년대까지도 ‘오페라를 보러가는 날은 문명을 만나는 것’이라는 광고가 당연하게 쓰였다. 오페라는 그만큼 대중들이 다가가기에는 높은 벽이었다. 이런 심리적 벽을 극복하지 못하면 오페라는 계속 고급예술로만 인식될 것이고, 오페라의 대중화는 요원해 질 것이다.

젊은 인터넷 세대에 다가가기 위해서 메트는 홈페이지와 마이스페이스에 블로그를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블로그에 댓글이 거의 달려있지 않았다. 이러한 메트의 노력은 눈물겹지만, 여전히 관객을 홍보나 계몽의 대상으로만 보려는 한계를 노출하고 있었다. 즐겁게 놀 수 있게 해주어야지 가르치려고만 들면 관객은 달아난다. 보도 자료 수준의 글로 오페라를 홍보하려고만 한다면 오페라에 관심없는 인터넷 세대를 끌어 들이기는 힘들다. 블로그는 신문과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관객의 입장에서 사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오페라는 이태리어, 불어, 독어 등 유럽의 언어로 되어 있다. 그 언어에 대한 이해없이 작품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더욱 더 지식인들의 예술이라고 취급되고 있다. 이해하기 쉬운 번역과 자막으로 이러한 장벽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번역의 수준을 높이고 이해를 도와줄 친절한 안내자료를 다양하게 개발하는 일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오페라의 극장상영은 오페라 라이브공연에 대한 갈증을 채워줄 대체재가 될 수 있다. 이 대체재가 보다 대중적이 되기를 기대한다. 메트의 마케팅 실험은 현재 진행중이다. 오페라의 영화관 상영은 위성 매체를 활용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도박같은 이 실험이 성공을 거둬서 더 많은 오페라를 소도시에도 마음껏 볼 수 오는 날을 기대한다. 상영관이 더 늘어나면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 지금의 22불은 여전히 비싸다. 헐리우드 영화와 비슷한 가격으로 오페라를 볼 수 있는 날이 올까.

미국 영화관들은 계속해서 줄어드는 관객수로 고민하고 있다. 이들은 디브디로 뺏긴 관객들을 되찾아오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오페라의 극장상영도 여러 전략 중의 하나일 것이다. 머지않아 영화관에서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볼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메트의 오페라 대중화를 위한 노력은 한국의 클래식 음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요즘은 드라마 시청자 팬클럽에서 영화관을 대관하여 마지막회를 보는 이벤트도 자주 개최하고 있다고 한다. 영화관은 이제 영화만을 상영하는 공간에서 다양한 미디어 컨텐츠을 위한 공간으로 변해가고 있다. 우리나라 지방의 극장에서 예술의 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에서 하는 공연을 보기를 원하는 것은 나만의 희망일까.

요즘 한국 공연계의 협찬을 통한 마케팅에 대한 비판이 많다. 일부 기업에만 의존하는 이러한 공연관행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보다 근본적인 방법은 클래식 공연의 대중화를 통해 관객층을 확대시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공연 기획자들이 메트의 이런 전략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서 기사가 되었습니다.

In Category: 문화

류동협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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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란전차 2007년 12월 19일, 8:29 am

    전에 메트에서 하는 마술피리를 호암아트홀에서 본 적이 있어요. 오페라를 본 적은 없지만 이렇게 볼 수도 있다는 것이 참 신선하더라구요. 이런 공연이 있으면 찾아다녀 보려구요.

  • operabass 2007년 12월 19일, 8:57 am

    감사합니다. 아주 좋은글이네요.
    메트에서 이런 몸부림들이 있었군요.
    지금은 오페라뿐만 아니라 클래식문화계 전체가 솔직히 고사상태가 아닐까 합니다. 한국에선 문화는 영화만 문화인줄 아는지 클래식문화계는 지원도 잘 없는것 같더군요.

    저는 독일의 오페라극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만, 클래식음악의 본고장인 여기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많은 오페라극장들이 재정문제로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고요, 객석엔 젊은친구들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기서도 많은 노력들을 하지만 뾰족한 묘수찾기가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메트의 이런 노력들이 좋은 결과로 나오기를 기대하고요, 아울러 클래식문화계의 건투를 기대합니다.

  • veganvampire 2007년 12월 19일, 11:22 am

    메트의 오페라 공연을 일반영화 입장료보다 조금 더 내고 영화관에서 HD로 보는 것은, 말씀하신대로, 클로즈업 등 정말 ‘별미’지요. 토론토 극장에서도 예매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매회 매진되곤 한답니다.

  • 2007년 12월 19일, 12:33 pm

    글은 아주 유용한데 다음서 뽑은 제목 참 엉망이네요.

  • 클래식의 발전을 위해 2007년 12월 19일, 2:21 pm

    영상,음성기록기술 등은 이미 충분한 품질을 보장함에도 불구하고 왜 아런 시도를 하지 않을까 예전부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클래식을 하는 사람들이 늘 하는 말이지만 클래식은 가식적이고 부자들을 위한 사치품이 아니라 말그대로 클래식, 인간의 근본적인 아름다음을 표현하는 아주 기본적인 예술의 한 분야라는것을 잘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어떤 작품을 볼 때고정된 편견이나 어려운 형식등을 설명해 부자연스러운 벽을 만드는것 보다는 관객들이 마음을 열고 작품에서 아름다움이나 의미를 찾는 경험을 하게 하는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오영희 2007년 12월 19일, 3:41 pm

    오랜만에 보는 샘물같은 글이네요.클래식의 대중화 뿐만 아니라
    이미 클래식 관중이 되어있는 사람들의 욕구에 대한 단비같은 소식입니다.
    한국의 대형 상영관(CGV나 메가박스)에서 뉴욕 메트 오페라를 볼 날을 손꼽아 기다릴게요.아니 서명 운동이라도 해야할까요?^^

  • givefire 2007년 12월 19일, 3:49 pm

    극장에서 오페라라.. 진짜 함 보고 싶네요
    오페라라고 하면 좀 접하기 힘든 문화 였는데
    대중에게 아주 가까이 다가가는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산 님 글에 동의.. 다른 제목이었으면 좋겠네요
    극장에서 보는 오페라.. 뭐 이 정도라도..

  • 류동협 2007년 12월 19일, 5:23 pm

    노란전차 — 마술피리도 정말 좋은 작품이죠. 호암아트홀에서 매트 공연을 했다고 하니 우리나라에서도 조만간에 다양한 곳에서 오페라를 볼 수 있겠네요. 🙂

    operabass — 한국에서 문화하면 ‘영화’만 생각하는 풍토가 정말 있죠. 클래식, 국악, 뮤지컬, 문학 등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으면 좋을텐데 좀 아쉽습니다.

    독일은 클래식 사정이 조금 나은줄 알았는데 거기도 힘든가 보네요. 레나드 번스타인 같은 분이 했던 클래식의 대중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미국의 클래식 공연장에서 젊은 사람을 찾기는 너무 어렵죠. 새로운 수용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뭔가 변화가 필요한데 클래식이 잘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매트의 실험도 성공을 거둬서 다른 것도 좀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 류동협 2007년 12월 19일, 5:29 pm

    veganvampire — 오페라 극장상영이 일반화되면 점점 시각적 요소가 중요해질 것 같더군요. 그게 좋은 점도 있지만, 음악성보다 시각적 요소만 강조될까 우려가 되기도 합니다. 토론토는 전회 매진인가 보네요. 저희 동네는 그정도는 아니지만 이런 흥행은 아주 드문 일이죠.

    — 유용하게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제목은 좀더 신중하게 뽑도록 노력할게요. ^^

  • 이정윤 2007년 12월 19일, 5:32 pm

    현장체험과 심도깊은 분석, 향후대책제시까지 매우 균형감 있는 기사를 쓰셨습니다. 수고하셨고 덕분에 좋은 정보 얻어갑니다.
    저도 나름 오페라를 좋아하는 비주류 관객중 한명이지만, 정말
    작금의 고사상태는 심각한 것 같습니다. 특별한 날의 고급스러운 만찬처럼, 공연관람을 이벤트화하거나 문화수준을 과시하는 용도로
    많이 이용하는 것 같아요. 물론 그러한 현상 이면엔 터무니 없이
    높은 공연 가격과 잘못된 홍보(상류층의 전유물인것처럼
    포장하는…)가 단단히 한몫하고 있지만, 정작 큰 문제는
    너무 시대에 뒤쳐졌다는 점이 아닐까,합니다. 단조로운 레퍼토리에
    새로운 창작물은 거의 찾아볼 수 없으니 정말 올드팬의 향수에
    기대어 연명한다고 봐야 옳겠지요. 하지만 워낙 현재 기반이
    열악하다보니 창조적인 시도는 엄두내기 어렵고..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 류동협 2007년 12월 19일, 5:43 pm

    클래식의 발전을 위해 — 말씀하신대로 기술적인 부분은 충분히 발전되어 있다고 봅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 과감하게 변화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죠. 클래식 음악으로 팬의 입장에서 볼 때, 현재의 클래식 음악은 너무 대중과 괴리되어 있는 면이 강하죠.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죠. 클래식을 즐기다보면 계급이나 문화 같은 차이는 아무 것도 아닌데 현실은 그렇지 않죠. 좋은 의견에 감사드립니다.

    오영희 —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그런 말을 들으니 글을 쓸 힘이 나네요. ^^

    givefire — 제가 제목을 고르는 안목이 좀 부족합니다. 처음에 고른 제목이 지금의 부제목이 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공연을 동네 영화관에서”였습니다. 그게 좀 밋밋해보여서 나름 신경써서 뽑은 제목이 지금의 제목입니다. 오페라의 대중화를 통해서 다양한 사람들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그런 취지로 정한 것인데 잘 반영이 안되었나 봅니다. 다음부터 균형있는 제목을 뽑도록 노력해볼게요. 좋은 제안에 감사드립니다. 🙂

  • 류동협 2007년 12월 19일, 6:36 pm

    이정윤 — 좋은 정보를 얻으셨다니 글을 공들여 쓴 보람이 있네요.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풍토에 대한 글을 준비중인데, “고급” “상류층” 이미지로 포장되어 있는 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걸 마케팅 차원에서 이용하는 기획사들도 있죠. 지금처럼 왜곡된 이미지때문에 더 많은 관객들이 즐길 수 없다면 정말 안타깝네요.

  • 마리 2007년 12월 22일, 9:24 pm

    얼마 전 오페라 수업에서 대중화되어가는 오페라들만 모아서 감상한 점이 있었어. 보면서 잠시…음…저런 방향이라면 굳이 오페라와 뮤지컬이 다를 것도 없잖아…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지. 참고로 난 뮤지컬 홀릭이거든 ^^

    그 감흥을 끌고 국내 오페라를 감상하러 갔었는데, 많이 힘들어져서 돌아왔어. 잘 모르는 나지만 가창력이 부족해서 나까지 숨 넘어가는 기분이 들거나, 고루한 해석, 혹은 스타일화 되어버린 감정 표현….아무래도 오페라를 잘못 골랐었던 건가? 잘 몰라서 예술의 전당을 믿고 갔던 건데….이제는 누군가 공짜표를 주지 않는한 가지 않게 될 것 같아. – -;;;

  • 류동협 2007년 12월 23일, 3:49 am

    마리 — 예술의 전당에서 본 오페라가 별로였나 보군. 그래도 가끔 쓸만한 것도 있으니까 포기하지 말길. 한국클래식 음악계는 기악쪽이 전통적으로 강한 면이 있지. 최근에 오페라도 강해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 차차 나아질거야.

    나도 오페라보다는 뮤지컬을 더 좋아하지. 뮤지컬을 보려면 뉴욕같은 대도시를 가야지 볼 수 있으니 안타까워. 뮤지컬도 어차피 오페라에서 기원한 장르니까 크게 다르지 않아. 창법이나 미학이 다를 뿐이잖아.

    그나저나 브로드웨이도 변화해서 더 많은 작품을 대중적으로 볼 수 있는 창구가 늘어나야 할텐데…….

  • 코로리 2008년 1월 4일, 1:54 am

    오페라는. 한국말로 해도 당최 알아듣기 힘들더군요. 그리고 그렇게 노래부르는것이 아름다운 것인지도 의문이고요. 일단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노래소리 자체의 아름다움도 있겠지만, 어느정도 가사를 전달하는 것도 포함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본 오페라는 그러한 노력없이 그냥 누가누가 소리를 멋있게 내는냐를 경연하는 경연대회의 분위기라고나 할까요. 그게 가장 진입하기 어려운 벽으로 저에게는 느껴집니다.

  • 오영희 2008년 1월 4일, 3:00 am

    요즘 유선 방송 art tv에서 조윤범의 “파워 클래식”이라는 프로그램을 합니다. 조윤범씨는 콰르텟X라는 4중주단의 제 1바이올린으로서 왕성한 연주와 다양한 활동으로 클래식 세계의 자기벽깨기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님의 글주제와 관련되어 매우 돋보이는 연주자라고 생각됩니다. 꼭 소개드리고 싶어요.

  • 류동협 2008년 1월 4일, 1:50 pm

    코로리 — 아무래도 오페라는 일반인이 다가가기 쉽지 않은 벽이 좀 있죠. 언어도 다르고, 노래 형식이나 역사적 배경도 이해되지 않으면 낯설죠. 하지만 오페라에 빠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연극, 춤, 음악, 미술 등이 다 포함된 종합예술이라 즐길거리가 풍부합니다. 약간의 공부를 하신다면 오페라는 그다지 어렵지도 않습니다. 입문서로 이용숙의 “오페라, 행복한 중독”이라는 책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오영희 — 좋은 프로그램을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지금 외국에 머무르고 있어서 “파워 클래식”을 직접 보지는 못해도 관심있는 다른 분에게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클래식의 벽허물기는 중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

  • 푸친이 2008년 1월 10일, 8:12 pm

    서구 선진국에서도 공연만으로 오페라단이나 오케스트라가 수지를 못 맞추는 것이 현실입니다. 부자들의 허영심을 만족시켜 주는 것도 한계에 다달랐기네 대중에 가까이 가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실제 클래식을 제대로 이해하고 진정 사랑하는 사람은 부자보다 중산층이 더 많지오. 그래서 공연 표도 대중들이 싸게 구입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거꾸로 가고 있으니…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박수 치는 것 뿐이니 빨리 끝나기만 기다리는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는 우리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 류동협 2008년 1월 11일, 2:41 am

    푸친이 — 한국 클래식음악계가 클래식의 대중화에 좀더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소수의 상류층의 음악으로 정체성을 구축한다면, 21세기의 클래식음악의 미래가 암울하죠.

  • 유우정 2014년 11월 19일, 4:52 am

    와.. 정말 좋은 글 유익하게 잘 읽었습니다. 저는 최근에 오페라에 입문한 학생인데 이번 겨울에 뉴욕으로 여행을 가는 김에 그 유명하다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공연 몇 편은 꼭 보고 싶어서 조사를 하는 중에 이 칼럼을 읽게 되었어요.. 요즘은 메가박스에서 매달 메트 오페라를 상영하기에 저는 당연한 것으로 여겼는데 알고보니 비교적 최근의 현상이었군요.. 또한 오페라가 상류층들이 즐기는 문화생활인 양 홍보/포장하는 에이전시들에도 문제가 있다는 작가님의 말씀에 공감이 갔어요.. 왜냐하면 저도 오페라에 입문하기 전까지는 오페라가 알아들을 수 없는 이태리어(혹은 독일어)로 되어있고 또 배경지식이 어느정도 있어야 감상이 원활하다는 점에서 다가가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오페라도 결국에는 인간의 삶과 본질적인 감정들(사랑, 고통, 슬픔, 분노, 질투, 용서 등)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 다시말해 우리들의 이야기더라구요.. 이렇듯 가끔 삶이 힘들고 지칠 때 안식처처럼 기대고 위로받을 수 있는 문학작품인 오페라를 더욱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다면 우리들의 삶이 좀 더 풍요로워질 수 있을텐데.. 아직까지는 그런 단계까지 가지못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앞으로 작가님 칼럼 꾸준히 읽으면서 오페라뿐만 아니라 뮤지컬, 클래식 분야에 대해 더 깊이 알아가고 생각해보고 싶어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류동협 2014년 11월 19일, 12:29 pm

      댓글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양한 예술장르가 있지만 오페라만큼 매력적인 장르도 드물죠. 뉴욕에 가신다니 다양한 오페라도 보시고 뮤지컬도 꼭 보시고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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