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노무현의 선택

그 소식이 듣고나서 정말 믿기지 않았다. 둔기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한동안 멍했다. 어째서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을까 고민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한나라의 대통령이였던 사람이 그렇게 허망하게 떠나다니.

내게 대통령으로 노무현은 별로였지만 인간 노무현은 정말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아주 솔직한 사람이다. 뭔가 숨기려고 해도 금방 들통이 나는 바보같은 사람이었다. 그는 권위주의를 타파하려고 애쓰던 대통령이었다. 평검사와 맞장토론도 했다. 쓸데없는 권위와 위계를 걷어내고 누구와도 인간적으로 대화하려던 보기드문 의인이었다.

이라크 파병, FTA, 비정규직 확대 등의 정치적 입장 차이로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지만 그는 여전히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현정부가 집권 초기부터 정치적 목적으로 그를 괴롭히는 상황에 측은했다. 왜냐하면 그의 정치적 선택이 어떠했더라도 그가 꿈꾸던 이상은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었다. 그는 마지막까지도 ‘사람’에 관심을 가졌다. 그 꿈만은 역사적 유산으로 남아 영원히 기억되길 바란다.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던 무리 앞에서 그는 의연하게 죽음으로 답했다. 그는 단순히 노사모의 우상이 아니라 한국의 대통령이었다. 그의 죽음으로 무기력해지지 말고 그가 꾸었던 꿈을 마음 속에 아로 새기자. 할 말이 너무 많아서 할 말이 없다. 그는 가는 마당에도 대화를 걸어온 묘한 사람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며 부디 그곳에서 외롭지 않으시길……

In Category: 사회

류동협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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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yd K. 2009년 5월 26일, 4:43 pm

    생각해보면 노무현은 좋은 정치인이기는 했지만, 좋은 대통령감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어찌보면 우리나라 현실에 비추어서 이런 인물이 대통령이 되기에는 너무 이른 게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하여간 나라가 미친거죠. 인터넷 돌아다니면서 복습 좀 하니까 이거 소름돋는 내용들도 있고…. 에휴….

    • 류동협 2009년 5월 27일, 12:04 pm

      인터넷 여론이 뒤숭숭하고 음모론이 떠돌아다니는 거 충분히 이해가 된다. 정치적 탄압과 의문사건이 자주 터졌으니까. 이번 사건이 정치적 현실을 직시하고 앞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밑거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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