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 함께 살기

My Own Worst Enemy (NBC)

크리스챤 슬레이터가 텔레비전 시리즈로 돌아왔다. 오늘 첫 방송하는 “My Own Worst Enemy”는 아주 독특한 첩보물이다. 본 시리즈처럼 정체성에 대한 혼돈이 바탕이 되지만 더 복잡하다. 두 명의 인격체가 같은 몸에 공존하는 설정이고, 이 둘은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오랫동안 살았다. 헨리는 아내와 두 명의 자식을 가진 평범한 중산층의 가장이다. 헨리는 동시에 스파이 에드워드도 된다. 첩보기관의 실험으로 기이한 이중 정체성의 인물이 태어났다.

문제는 분리된 인격이 무슨 이유인지 마구 뒤섞이기 시작한다. 다양한 언어를 말할 수 있는 첩보원이 깨어나 헨리의 아내와 잠을 잔다. 무기에 관해 전혀 모르는 헨리가 첩보 임무 중에 깨어난다.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예전처럼 살 수 없다.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 에드워드는 헨리에게 비디오 메시지를 보낸다. 서로 절대로 만날 수 없는 두 명의 인격체가 한 몸에서 공존하는 특이한 설정의 첩보물은 상당히 흥미롭다.

완전히 다른 성격의 인물을 소화해내야 하는 어려운 연기인데 크리스챤 슬레이터는 훌륭하게 소화해낸다. 평범한 헨리가 순식간에 냉혈한 에드워드로 변한다. 완벽한 원맨쇼를 연기할 만큼 크리스챤 슬레이터의 연기력은 성숙했다.

이 시리즈가 다른 첩보물과 다른 다른점은 바로 정체성이다. 헨리가 진짜 정체인지, 에드워드가 진짜인지 알 수 없다. 아니면 둘다이거나 아무도 아닌 것일 수도 있다. 이 모든 사건 자체가 환각일수도 있다. 시리즈 전개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차차 알려지겠지만 대단히 새로운 구성이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 그리고 헐크를 연상시키는 인물이다. 헨리와 에드워드의 갈등을 어떻게 잘 풀어가느냐가 이 시리즈의 핵심이 될 것이다. 평범한 생활과 아슬아슬한 첩보가 서로 교차되는 이야기와 더불어 심리 상담도 상당히 중요한 축이 될 것 같다. 흥미로운 첩보 시리즈로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In Category: 문화

류동협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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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일 2008년 10월 17일, 1:00 pm

    덕분에 좋은 미드 잘 봤어요. 장미의 이름에 나온 그가 이렇게 나이많은 학부모로 나오다니. 참 시간이 많이도 흘렀네요. 저 역시도 마찬가지고요.ㅠ.ㅠ

  • 류동협 2008년 10월 19일, 4:06 am

    홍성일 — 정체성에 관한 영화나 드라마가 요즘에 끌리지. 재밌게 봤다니 기쁘구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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