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빛 인생

라비앙 로즈 (La Vie en Rose, 2007)

la vie en rose

에디트 피아프는 며칠전에 본 쥬디 갈란드의 일생과 너무도 비슷한 삶을 살았다. 에디트 피아프와 쥬디 갈란드는 대중의 사랑을 열렬히 받았지만 사생활은 그다지 행복하지 못했다. 쥬디 갈란드는 오즈의 마법사의 영화스타 도로시로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살았다면, 에디트 피아프는 자신의 인생을 노래한 프랑스 최고가수로 대중들에게 기억된다.

에디트 피아프는 거리가수인 어머니와 서커스 곡예사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어린시절에 부모에게 버림받고 창녀촌 포주인 할머니 곁에서 자라난다. 병에 걸려 거의 실명 위기에 처하나 간신히 시력을 회복한다. 그녀는 어머니처럼 거리의 가수로 근근히 생계를 이어가는 바닥인생이었다.

이 영화는 레이(Ray)처럼 산발적인 기억의 흐름을 따라가는 비연대기적으로 구성되었다. 결혼식 장면조차 한번도 나오지 않고, 부모나 친구가 나중에 어떻게 되었는지도 자세히 다루지 않는다. 전기적 사실에 충실한 영화는 아니라 에디트 피아프 개인의 감수성에 더 충실하다.

나이트 클럽주인 루이스 레플리(제라르 드파르디유)의 도움으로 에디트 피아프는 서서히 자신의 이름을 알린다. 루이스 레플리는 그녀에게 작은 참새라는 예명을 지어주었고 가수 데뷔에 큰 힘이 되었다. 루이스 레플리가 죽은 후 다시 거리로 내몰렸지만 시인 레이몽 아쇼가 도와줘서 음악홀 데뷔까지 하게된다. 이후 그녀의 가수 인생은 창창하게 뻗어나간다.

에디트 피아프 역을 맡은 마리온 꼬띠아르는 연기는 아주 놀라웠다. 말년의 분장연기도 완벽했고, 변덕이 심한 에디트 피아프의 내면을 깊이있게 보여주었다. 에디트 피아프의 일생에 맞춰서 그에 따른 변화된 모습이 그녀의 연기를 통해서 살아났다.

에디트 피아프의 수많은 스캔들 중에 권투선수 마르셀 세르당과 사랑만이 이 영화에서 비중있게 다뤄진다. 마르셀 세르당은 에디프 피아프를 만나러 뉴욕에 오다가 비행기 사고로 죽는다. 비극적 사랑에도 불구하고 에디트 피아프는 사랑만이 인생의 전부라고 믿으며 살았다.

영화대본이 몇 개나 나옴직한 인생을 살다간 에디트 피아프다. 1미터 47센티미터라는 작은 키의 에디트 피아프가 엄청난 성량으로 공연장을 사로잡는 음악을 들려준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에디트 피아프는 거리가수에서 프랑스 최고의 가수로 등극한 그녀의 굴곡이 깊은 인생을 담아서 노래한다.

에디트 피아프의 음악은 슬프면서도 경쾌한 느낌이 난다. 음악만 들었을 때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는데, 그녀의 전기영화를 보고나니 그녀의 노래가 왜 그렇게 복합적 감정을 일으켰는지 알 수 있었다. 그녀의 노래 “나는 후회하지 않아”는 바로 그녀의 인생관이다. 거침없이 사랑하며 노래하며 살다간 에디트 피아프. 그녀가 그리 불행했다고 생각한 나의 판단을 다시 생각한다.

In Category: 문화

류동협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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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yd K. 2007년 11월 22일, 10:16 pm

    테레비에서 광고 하던데… 보고 싶구만요..
    (도서관에 있을라나?)

  • 류동협 2007년 11월 23일, 5:12 am

    @syd K. – 에디트 피아프를 역을 맡은 여배우의 연기가 어찌나 놀랍던지. 피아프랑 착각할 정도였어. 근데 출시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영화라 도서관에 있을지는 모르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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