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한 사내의 미국읽기

나는 스타벅스에서 불온한 상상을 한다

— 강인규

이 책에 대한 서평은 상당히 부담스럽다. 왜냐하면 필자와 나는 대학원 선후배로 아직도 연락하는 친한 사이라서 대놓고 비평하기 쉽지 않다. 그래도 그런 부담을 무릅쓰고 읽고난 소감을 이 곳에 기록한다.

“나는 스타벅스에서 볼온한 상상을 한다”는 미국 문화를 일반인의 시각으로 그러면서도 객관적으로 전달한다. 미국을 소개하는 책은 많지만 균형있는 시각을 갖춘 책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한 부류의 책으로 미국은 선진국이고 한국이 무조건 배우고 따라야 할 모델로 설정하며 쓴 것이 있다. 그 외에 빈약한 근거로 미국을 비판하는 책도 있다. 비판이나 비평이 충분한 근거를 갖춘다면 설득력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중상모략이나 비방이다. 강인규 선배의 책은 둘 중 어느 부류에도 속하지 않는다. 필자의 경험이나 인터뷰 혹은 연구 논문 같은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치밀하게 미국 읽기를 시도한다.

이 책은 미국 문화 읽기이면서 동시에 한국과 미국을 비교하는 글이다. 미국 읽기를 바탕으로 한국의 상황과 비교한다. 비교는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동일한 범주와 기준을 벗어나서 한 쪽의 좋은 점과 다른 쪽의 나쁜 점을 비교하는 것은 정당성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나는 스타벅스에서…”는 정당한 비교를 염두하며 글을 쓴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처음에는 두 나라 간의 차이점에 주목하게 된다. 이처럼 차이가 크게 부각되는 초기에는 자국이나 타국 가운데 어느 한 곳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상대국을 깎아 내리는 태도가 생기기도 한다. (116쪽)

“나는 스타벅스에서…”는 일방적으로 미국을 까거나, 무비판적으로 미국을 추종하는 책은 아니다. 미국의 좋은 공공도서관, 장애인 정책은 칭찬하며 동시에 망가진 의료체계, 사회보장은 비판하고 있다. 미국은 선진국이라는 환상을 가진 사람이 이 책을 읽는다면 충격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이 책은 필자가 오마이뉴스 기자로 활동하며 미국 문화에 관해 쓴 글을 모은 것이다. 몇 년에 걸쳐 공들여 쓴 글이라서 구체적 경험이 녹아있다.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신문 기사를 책으로 바꿀 때 매체의 특성에 맞게 세밀하게 다듬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예를 들어 재즈를 다룬 꼭지에서 갑자기 뉴욕필 평양공연을 언급하는 것은 글의 통일성을 흐린다. 오마이뉴스 기사가 되기 위해서 시의적 사건을 다뤄야 했겠지만, 책이라면 재즈에 집중해서 쓰는 편이 글의 완성도를 높였을 것이다.

미국 문화에서 중요한 축을 구성하는 다양한 이민 집단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아일랜드, 독일, 그리고 유태인의 문화가 어떻게 미국 문화와 결합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미국의 대표적인 스포츠 미식축구가 지닌 사회적 의미도 자세히 들려준다.

이 책은 무엇보다도 쉽게 읽힌다. 딱딱한 사회과학 책의 근엄한 태도도 없다. 독자를 짓누르는 “대범한” 태도가 아닌 “소심한” 눈으로 바라본 미국 관찰기라고 할 수 있다. 생활인의 눈높이로 미국 문화를 들여다 보고 싶은 분에게 이 책을 권한다.

이 책에서 다룬 미국 문화는 종교, 총기, 의료제도, 명절, 음식 등 핵심이 될 만한 것들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미국 문화로 다뤄야 할 것은 더 많다. 남아있는 주제를 2편에서 만나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책에 실린 글 가운데 한 꼭지를 추천한다.

In Category: 문화

류동협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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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uit 2009년 6월 11일, 6:54 am

    작가랑 아는 사이시군요. 글 잘 봤습니다. ^^

    워드프레스라서 그런지 트랙백 보내기가 매우 어렵네요.
    결국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

    • 류동협 2009년 6월 11일, 9:47 am

      어제 워드프레스 판올림한 후에 문제가 생겨서 아직 고치는 중이라서 블로그가 좀 버벅거리고 있습니다.

      워드프레스는 각 글의 고유주소 끝에 trackback/ 만 부치면 됩니다. 제가 쓰고 있는 블로그 테마가 트랙백주소를 자동으로 출력시켜주지 않아서 방법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불편하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저도 서평을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 자주 놀러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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