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에 대한 재평가

정명훈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 지휘자이고 서울시향을 맡아서 수준을 한단계 올려놓았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메시앙 해석에 탁월해서 미국 음반가게에서도 정명훈이 지휘한 메시앙 음반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체첼리아 바르톨리와 함께 음반도 좀 되는 편이라서 정명훈 음반은 이래저래 구비하게 되었다. 그런데, 레디앙 기사를 읽고나서 기분을 확 잡쳤고 앞으로 그에 대한 평가는 물론이고 그의 음악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겠다.

정명훈이 아무리 이명박과 친분이 있다고 해도 그의 음악만은 다르게 평가하고 싶었다. 이번 일로 역시 음악과 삶은 역시 분리할 수 없는 것임을 다시 확신하게 되었다. 내가 학부를 나온 국어국문학과에서 동료들과 이 비슷한 논쟁을 한 적이 있다. 한번은 이문열이었고, 친일논쟁이 있던 서정주도 큰 화제가 되었다. 그 당시만 해도 나는 문학순수론에서 이들은 어느 정도 변호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그 후로 십여 년을 살아오면서 느낀 경험과 공부의 결과로 나의 순수문학론은 순진한 생각임을 깨달았고 삶과 예술은 무 자르듯 따로 나눌 수 없다는 걸 몸으로 배웠다. 예술에는 그 사람의 삶이 녹아있을 수 밖에 없다.

부당하게 해고된 국립오페라 합창단에게 지휘자 정명훈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는 프랑스 오케스트라 단원과 합창단원도 서명해주고 지지의 뜻을 밝혔는데, 예술을 하는 지휘자가 어려움에 처한 합창단원을 저렇게 대할 수 있단 말인가. 얼마전에 봤던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와 너무나 비교가 되었다. 현실 속에 없는 드라마 속 인물이라고 하지만 괴팍한 성격의 강마에는 예술이 아닌 이유로 부당하게 피해를 본 이들을 위해서 힘을 써줬다.

정명훈이 청중으로 고려하는 사람은  미국인이나 서구인, 그리고 한국 보수층과 부자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촛불을 든 사람을 저렇게 함부로 말할 수 없다. 구조적 모순으로 쫓겨난 이들에게 한다는 소리가 열심히 살고 기도나 하라고 한다. 전형적인 기득권 보수들의 생각과 한치도 차이 나지 않았다. 정명훈을 비롯한 보수층은 합창단 해고 문제를 개인이 성실하지 못해서라고 몰아세우겠지만 이들이 부당해고 당한 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들이 해고당한 이유는 열심히 살지 않아서가 아니고 실력이 모자라서도 아니다.

정치가나 사업가가 저런 언행을 보였다면 이렇게 배신감을 느끼지는 않았을 터이다. 정명훈은 사람들에게 음악으로 감동을 전달하고 희망을 품게 한다는 지휘자다. 지휘자가 같은 음악인 후배들에게 사업가적 모습을 보였다. 내가 그의 음악을 들으면서 가슴으로 느꼈던 감동이 한순간 거짓이 되었다. 그의 인간됨이 그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면 다시는 그의 음악을 듣지 않을 작정이다. 그는 어려운 처지의 예술인에 대한 연민조차 없고 예술을 사업으로만 생각하는 영혼이 없는 음악을 하는 지휘기술만 뛰어난 사람이다. 그가 하는 예술에는 반드시 그의 삭막한 정신이 담겨있을 생각을 하니 나의 시디장에 꽂힌 그의 음반이 갑자기 무섭게 느껴진다.

글을 올린 후 집에 있는 정명훈 음반을 대충 추려보니 이 정도다. 아무래도 앞으로 이 음반들과 불편한 동거를 해야할 거 같다. 본의 아니게 엮인 다른 음악가들에겐 미안하지만 그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그가 했던 말이 자꾸 떠오를 것 같다. 정명훈 선생은 이번 일로 나같은 청중,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신 거다.

In Category: 문화

류동협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Show 47 Comments
  • 쿠니미 2009년 3월 23일, 3:09 am

    아쉽네요.저 글이 사실이라면 좋은 예술가(강마에이기를 바랬던)를 한사람 잃어 버린 거로군요.조금은 충격적입니다.딱히 애써 비난할 기력도 없는건 역시나 사람의 삶이란 그가 어떻게 살아오고 어떤일들을 겪어왔나에서 비롯되는 것이기에 그냥 화나고 조금은 안타까울 뿐 입니다.

    • 류동협 2009년 3월 23일, 11:07 am

      다시 읽어도 화가 가라앉질 않네요. 사람의 삶을 함부로 평가하고 싶지 않지만 정말 저런 식으로 동료 음악가를 대하는 지휘자라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네요.

  • 데니크레인 2009년 3월 23일, 5:44 am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개시된 기사로 한 사람에 대한 평가가 이렇게
    롤러코스터처럼 뒤바뀌네요.

    • 류동협 2009년 3월 23일, 11:09 am

      한쪽의 주장이라도 진실이 왜곡되지 않는 한 가치가 있는 글이죠. 저도 사실 정명훈이 여기에 어떻게든 자신의 입장을 밝혀주길 바랍니다.

  • 하민혁 2009년 3월 23일, 6:33 am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개시된 기사로 한 사람에 대한 평가가 이렇게
    롤러코스터처럼 뒤바뀌네요.”

    제가 하고싶은 말을 위에서 데니크레인님이 그대로 다 해주셨네요.
    대중문화를 하시는 분이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감수성 하나만은 인정해드려야겠습니다.

    음반이 무섭다구요?
    지금도 저 음반이 무서운가요?

    그렇다면, 버리세요.
    내가 보기에 님한테는 그거 넘 과분한 음반인 것같으니요. -_-
    단세포들도 아니고 진짜 왜들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쯧~

    트랙백 거는 곳이 없기에 손트랙백 하나 놓고 갑니다.
    http://blog.mintong.org/506

    • 류동협 2009년 3월 23일, 11:13 am

      음악가에 대한 평가는 다양한 기준을 고려해야 합니다. 음악이 첫번쩨 기준이 되어야 하고, 그 사람의 삶에 대한 평가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정명훈에 대한 삶을 이것 하나로 평가내릴 수는 없겠지만, 이런 사실도 그가 평소에 하는 음악에 담겨있을 수 밖에 없죠.

      이 글은 평소에 좋아했던 음악가에 대한 실망감의 표현입니다. 앞으로 그가 어떤 삶을 살게 될지 반드시 지켜볼 것입니다. 그의 음반들은 한동안 듣게 되지 못할 거 같습니다. 음악에서 그가 했던 태도와 말이 들릴까 두려운 탓입니다.

  • 지나가다 2009년 3월 23일, 9:44 am

    “부당하게 해고된 국립오페라 합창단에게 지휘자 정명훈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

    보다는

    “어떻게 약속도 안잡고 밤늦게 막무가내로 찾아서 행패를 부리고 그 행패를 안들어줬다고 또 저런 글을 쓸수가 있을까”

    라고 생각해 보시죠.

    그 원래 글을 보고 공감을 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간다는.

    • 류동협 2009년 3월 23일, 11:19 am

      밤늦게 찾아갈 결례와 정명훈의 태도를 함께 생각해 보세요. 어느 쪽이 더 큰 잘못인지.

      더이상 예술을 할 수 없게된 절박한 처지의 합창 단원에게 그런 말을 함부로 퍼부울 권리가 정명훈에게 없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취침권과 예술을 할 수 있는 자유랑 같은 수준으로 논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 기회에 정명훈에 대한 예술관을 확실히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 크게봐 2009년 3월 23일, 10:38 am

    지나가다 / 막무가내는 아닌 것 같은데요. 정식으로 절차를 밟았고 비서의 지시대로 했지요? 단지 잠깐 육성을 듣기 위해 짧은 시간을 빌린 것 뿐… 물론 그 부분은 결례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글쎄요…..본래 누군가의 지지를 얻기 위해선 그 정도의 격식 파괴가 뭐 엄청난 잘못까지는 아니라고 봅니다.
    촉박한 시간과 정황상, 애매하고 절박한 부분이 분명 있었구요.

    그리고 그 여자분들이 잘못했다고 칩시다.
    그러면 그 절차적 문제의 하자가 정명훈의 몰상식한 발언을 정당화해줄 수 있는건가요?

    또, 웃기는게..
    정명훈이 관심을 표명한 부분은 합창단의 사정이 아니고
    당신들은 왜 여기와서 이러고 있느냐 였지요?

    아랫것들 정도는 소모품, 미국 은혜도 모르는 천박한 것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는 철모르는 것들, 공부해라, 기도해라…
    이런 생각에 동의하시는지요?

    항상, 절차를 문제 삼으시는 분들이 있더라구요.
    과연 그게 문제의 본질인가요?

    예술가는 정치사회적으로 백치이거나 꼴보수여도 되는 겁니까?
    그저 아름다운 작품만 만들면 비판해선 안되는 건가요?

    (주인장님의 이문열, 서정주론에 저는 이백프로 동의합니다.
    바그너의 음악을 들으며 나치를 떠올리지 않을 수 있을까요?)

    • 류동협 2009년 3월 23일, 11:22 am

      예술가는 무엇으로 사는가 이런 화두를 던져 주는 사건입니다. 음악에서 삶이 느껴지지 않을 수 없죠. 그의 음악이 갑자기 사나워졌습니다.

  • 류동협 2009년 3월 23일, 11:48 am

    댓글에 있는 주장을 요약하자면, 부르주아의 예의론과 노동자의 생존론이 충돌하고 있네요. 제 생각을 너무나도 잘 대변해주는 지인의 글이 있어 여기다 옮겨봅니다.

    “안락한 부르주아지의 테이블에 찾아간 근본 없는 노동자들의 예의 없음 때문에 꽤나 맘이 상하셨나본데요. 원래 노동자들의 삶이란 그렇게 뜬금 없고 품위 없는 건데요. 뭐.. 뜬금 없이 해고 당하고 뜬금 없이 면전 박대 당하고 뭐 그런..”

  • 하민혁 2009년 3월 23일, 12:03 pm

    댓글에 있는 주장을 요약하자면, 부르주아의 예의론과 노동자의 생존론이 충돌하고 있네요. 제 생각을 너무나도 잘 대변해주는 지인의 글이 있어 여기다 옮겨봅니다.

    내가 한 말을 님의 요약글에 넣지 마세요. 그리고 한마디 하자면, 지금 님이 하고 있는 저딴 식의 요약.. 아주 저열한 행태입니다. 정명훈이보다 더 님의 수준을 확인케 해주는.

    앞으로는 이같은 요약 하지 마세요.
    왜곡도 이런 왜곡이 없는 터라 참으로 기분이 나쁩니다. -_-

    • 류동협 2009년 3월 23일, 12:46 pm

      말씀이 지나치시네요. 제가 한 말이 “저열”,” 왜곡” ‘수준” 같은 소리를 들을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 글은 댓글을 읽고나서 든 제 소감을 간략하게 써본 글입니다. 앞으로 댓글을 남길 때 조금만 예의를 갖춰주시길 바랍니다.

      • Amber 2009년 4월 10일, 2:00 am

        하민혁이한테 예의를 바라시다니요. 차라리 이명박한테 양심을 바라시죠;;;

        • 류동협 2009년 4월 11일, 12:28 pm

          하민혁님과 서로 원만히 풀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후자쪽이 더 어렵고 피해가 심각하겠죠.

  • 모자 2009년 3월 23일, 12:30 pm

    음악에 그의 사상이 녹아 들어갔다면 바그너에 ‘노조 집어쳐~!’라는 아리아라도 추가되는 겁니까? ‘두번째 마디를 아주 여리게’와 ‘낙태 절대 반대’가 예술가의 특정 선호 경향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두번째 마디가 아주 여림을 듣고 낙태 반대의 메시지를 읽는 사람은 정상이 아니예요. 혹시 정명훈 음반 버리실 거 있으면 저 주세요.

    • 류동협 2009년 3월 23일, 12:53 pm

      클래식 음악은 직접적으로 그런 메시지를 담고 있지 않죠. 지휘자에 따라서 음악에 대한 해석이 달라지듯이 삶이 녹아들어갈 수 밖에 없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예술가를 평가할 때도 음악만 분리시킬 수 있다고 하는 건 불가능한 거 같습니다. 아직 정명훈을 그 수준으로 끌어내릴 생각도 없지만, 극단적으로 나치나 인종주의자가 한 음악을 들으면서 음악가를 지우면서 음악을 들을 수도 없습니다. 그런 음악이 아름다울 수도 없지만 그게 아름답게 느껴지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미안하지만 정명훈의 음반은 듣지 않더라도 간직하면서 그의 음반을 볼 때마다 그가 했던 말을 떠올리는 용도로 쓸 계획입니다.

  • 하민혁 2009년 3월 23일, 12:55 pm

    이것 보세요. 류동협씨.

    지나친 건 내가 아니고 류동협씨입니다. 감상을 적으려면 님의 감상을 적으면 됩니다. 그런데 거기에 왜 “댓글에 있는 주장을 요약하자면, 부르주아의 예의론과 노동자의 생존론이 충돌하고 있네요”라는 설레발은 치시는 건가요? 이렇듯 전혀 엉뚱한 얘기를 요약이라며 왜곡을 해놓고는 지금 누구한테 웬 왜곡이냐고 따지시는 겁니까? 이건 뻔뻔한 정도를 넘어서 거의 후안무치한 행태입니다. 그런데 뭐가 어째요?

    예의를 갖추라구요? 허허. 이런~ : (

    • 하민혁 2009년 3월 23일, 1:32 pm

      님의 엉뚱한 얘기를 듣고 앞서 좀 울컥~했습니다. 그래서 댓글이 살짝 까칠한데요. 수정 버튼이 없는 건지 못 찾은 건지 모르겠지만, 무튼 수정을 할 수가 없는 터라 여기다 덧붙입니다.

      먼저, 나는 댓글에서 부르주아의 예의론이나 노동자의 생존론을 얘기한 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두고싶습니다. 따라서 내 댓글을 그런 식으로 왜곡 전달한 데 대해 지금도 유감을 표합니다. 나는 어떤 경우에도 상대의 주장을 임의 왜곡해서는 안 된다는 평소의 생각이 더해진 결과입니다.

      다만, 내 첫 댓글 또한 내 성정이 아름답지 못한 탓에 살짝 삐딱선을 탄 점 기꺼이 인정하며, 앞으로 글을 엮을 때 각별히 유의하겠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푸시고 쾌한 히루 열어가시길 빕니다. 오늘 축구 즐겁게 보시구요. 그럼.

      • 류동협 2009년 3월 23일, 2:07 pm

        저 댓글은 하민혁님에 대한 글이 아니라 전체 댓글을 향한 생각이었는데, 님의 말씀을 듣고보니 그렇게 오해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앞으로 글을 쓸때 좀더 유의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말로도 충분히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데, 감정 상하지 않게 블로깅했으면 좋겠습니다. 님도 축구 즐겁게 보시길 바랍니다.

  • antiblog 2009년 3월 23일, 6:37 pm

    나도 안티이지만 위에 하민혁같은 사람보면 정말 어이가 없다. 이건 정명훈이 잘못한 것이다.

    멍청한 안티들은 글도 제대로 안읽고 반대로 까는 글 올려, 트래픽이나 올리려는 수작을 부리고 있는데 원글을 보면 호텔 데스크에 문서를 맡길려고 하는데, 정명훈이 다가왔다는 대목이 있다. 즉 늦은 시간에 먼저 블로거에게 말을 건 사람은 정명훈인데 이걸 거꾸로 해석하여, 시간이니 절차가 잘못되었다니 헛소리하는 난독증 환자들은 정신과에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공부 좀 해요. 공부… 계집애들이 말이야!’라는 말은 국내라면 명예훼손죄로 처벌될만큼 문제가 있는 발언이다. 공개된 장소에서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학력과 성별을 차별하는 발언을 하는 사람이 옳다고 생각하나. 자기 어머니에게 계집애라고 말하는 막장인간이 아닌이상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 문제의 본질은 ‘정명훈이라는 음악가가 공개된 장소에서 욕설을 하였다’는 것이 문제이지, 다른 문제가 아니다. 멍청한 안티와 알바들은 난독증부터 먼저 해결하길 바란다.

    • 류동협 2009년 3월 24일, 10:29 am

      직책이 아래이거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저런 대접을 받을 필요는 없죠. 이오덕 선생님은 세상을 배우는 자세로 자신보다 수십 살 아래 사람에게도 선생님이라고 불렀죠.

  • samma 2009년 3월 23일, 6:53 pm

    요약하신 내용이 명확하게 들어옵니다. 부르주아와 노동자의 차이. 그리고 원래 노동자는 뜬금없고 품위없는게 맞죠. 품위와 절차는 귀족에게만 있는….

    이 말에 너무나 공감합니다.

    • 류동협 2009년 3월 24일, 10:30 am

      그쵸. 저도 아는 사람한테 들은 말인데 너무 적절해서 인용해 봤습니다.

  • cretois 2009년 3월 23일, 7:02 pm

    잘 지내지? 내가 블로깅 안하는게 바로 이런 꼴 보기 싫어서야. 개나 소나 지나가며 다 한마디씩…역시 내가 아는 동협은 여전히 innocent & pure하군. 정명훈이 어떤 인물인데, 노조편을 들어주겠어? 바스티유에서 나온 사정들도 그렇고…그리고 기본적으로 그 위치에 올라간 인간들의 마인드를 한 번 상상해봐. 만인을 발 아래 놓고 내려다 보는 기분을 안간힘을 쓰며 숨기는 작자들인데…그게 삐죽 새어나온 것일뿐…글고 어차피 녹음된 걸로 들을 바에야 굳이 정명훈 정도를 들을 필요있을까?
    보내준 George Kennon 책 이제야 다 읽었다. 본격적으로 번역할 참이야,
    아, 그리고 나 지금 이스탄불에 있다. 열흘째인데, 평생 먹을 양고기를 해치운 듯…다음주에 서울 간다. 근데 넌 안나오냐?

    • 류동협 2009년 3월 24일, 10:34 am

      제가 너무 세상을 너무 몰랐나봅니다. 정명훈에 대해 좋은 호감을 가졌다는 사실 자체가 내가 속은 거 같고 기분이 좋지 않네요. 그래도 세상에 좋은 사람들이 하는 음악은 많으니까요.

      이스탄불이라니 정말 부럽네요. 터키는 언제고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여름에 잠깐 나갈 거 같아요. 그 때 또 연락드릴게요. ^^

  • 선인장 2009년 3월 23일, 8:00 pm

    뭐 새삼스레 실망하고 그러시나요? 예상 못했던 것도 아니고.
    바그너 음악의 형식적 아름다음을 불편함 없이 들으실 수 있다면, 정명훈도 굳이 불편해하실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예술가의 성격,사상 등과 음악의 형식적 아름다움은 어느정도 거리가 있는게 아닐까 싶어요.

    • 류동협 2009년 3월 24일, 10:37 am

      역시 사상과 형식에는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가능한 그걸 일치시키는 예술가가 점점 더 좋아집니다. 그게 일관된 예술가라면 마음껏 좋아하고 후원해줄렵니다.

  • 지나가다 2009년 3월 23일, 9:50 pm

    정명훈의 수준이하의 발언, 가치관도 문제겠지만 저는 예술가니까, 예술적인 성과가 있으니까 다를꺼다 라고 생각해서 찾아갔다는게 더 웃깁니다. ㅎㅎ 지금 이명박 정부 충복인 유인촌은 연기 못하는 사람인가요? 나치나 일본 제국주의에 협력한 예술가들은 또 얼마나 많습니까?

    무언가를 기대하고 찾아갔다는것 자체가 난 더 이해가 안됩니다.

    • 류동협 2009년 3월 24일, 10:39 am

      결과적으로 한참 잘못 찾아가긴 한 거 같습니다. 기대를 품을 만한 인물은 아니었고, 대중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포장된 모습에 속은 거 같습니다.

  • 쾌나마 2009년 3월 24일, 2:48 am

    약속도 하지 않고 찾아와서, 느긋하게 만찬을 즐기고
    휴식을 취하려는 마에스뜨로의 달콤한 시간을
    방해했다고 해서 이런 저런 막말로 대처하거나
    비꼬는 투의 말투로 빈정거리는 분의 인격도 뭐
    그리 자랑할만 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그냥 “오늘은 늦었으니 다음에 약속 잡고 봅시다!”
    라거나 “난 당신들 의견에 동의하지 않소, 그러니
    가 보시오!”라거나 그렇게 쿨하게 댓구했으면
    차라리….

    • 류동협 2009년 3월 24일, 10:41 am

      저도 그점이 아쉽습니다. 자신과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막 하대하는 태도는 뭘까요. 님이 말씀하신 대로 정명훈이 말했다면 이렇게 실망하지 않았을 텐데요.

  • 노란전차 2009년 3월 24일, 8:23 am

    바스티유 시절에 그랬을테니 지금도 그렇게 할 수 있을거야 라고 생각했던 것 자체가 무리였을지도 몰라요. 사람이 자신의 이익 앞에서는 그렇게 이해관계가 달라지던걸요. 그리고 촛불이나 미국을 언급한 건 정말 큰 실수라고 생각해요. 어쩌면 이 사람의 의식세계가 이 정도구나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수도 있구요.

    • 류동협 2009년 3월 24일, 10:47 am

      위치가 사람을 그렇게 만드는가 봅니다. 팬으로서 심하게 배신감을 느끼고 있어요. 최근에 왜 이렇게 좋아하던 예술가들이 집단으로 실망감을 안겨주네요. 차라리 잘 된 일인지도 모르겠네요. 보수정권 득세에 따라서 자기들이 알아서 커밍아웃 해주니까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명훈에 대해서 좀 알아보니 그 전에도 이런저런 일이 많았더군요. 다시 한번 한국사회의 지도층의 수준에 실망하는 계기가 되었네요.

  • syd K. 2009년 3월 24일, 2:44 pm

    우와…. 위에 있는 댓글들 보고 진심으로 무서워졌어요. 이러니까 촛불집회를 그렇게 해도 딴나라당 진영은 배째라고 나갈 수 있는 거겠죠.
    링크해주신 원글 보고는, 정명훈을 그렇게 찾아간 사람들이 굉장히 나이브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던데요…. 그 시절에 삼남매한테 전부 클래식 음악을 시킬 부모를 뒀고, 생의 대부분을 외국에서 보낸 저 사람이 보수기득권층에 가까울 거라는 건 짐작하기 어려운 게 아닐텐데 말이죠. (뭐… 어찌 보면 해고당하신 합창단 분들도 유복한 가정에서 곱게 자라신 탓에 세상물정을 모르셨다고도…. ;;; 한국에서 음대를 졸업하려면 웬만큼 잘살지 않으면 힘드니까 말이죠.)

    • 류동협 2009년 3월 24일, 6:35 pm

      어차피 잘된 일이 아닐까 싶다. 정명훈을 찾아갔던 사람들이 순진할 수도 있지만, 대중적 이미지로 포장된 예술계의 지도자의 수준을 확인시켜줬으니까. MB만 문제가 아니라 더 거대한 기득권 세력들과 싸워야 한다는 걸 알게 해줬지. 앞으로 예술, 대중문화계의 내부적 문제들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듯…

  • 이연주 2009년 3월 25일, 7:59 am

    정명훈씨 씨디를 몇장이나 가지고 계시는 분인데
    서울시향이 어떻게 한단계 올라선건지 모르시는건가요

    정명훈씨가 시향에 취임 직후 전단원 재오디션 실시했습니다.
    이후 엄청난 정리해고가 있었고 정기 오디션을 통한 퇴출 시스템도 같이 도입되었습니다.
    당연히 이에 반대하는 시향단원들의 시위도 있었고 이와 관련해 기사도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음악팬들 여기에 지지했지요 그전 시향 단원들 연주실력이 워낙 개판이였으니까요

    음악애호가로써 제가 아는 정명훈씨는 정치 굉장히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단지 실력없는 음악가는 퇴출되야한다고 믿는 정말 뼈쏙까지 프로페셔날인 사람이인거죠

    지휘자나 솔리스트 사이에선 이런 타입의 뮤지션이 참 많은것 같습니다
    별로 놀랄것도 없지요

    • 이연주 2009년 3월 25일, 8:02 am

      당연히 이에 반대하는 시향단원들의 시위도 있었고 이와 관련해 기사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음악팬들은 정명훈을 지지했지요 그전 시향 단원들 연주실력이 워낙 개판이였으니까요 – 수정합니다

      • 류동협 2009년 3월 25일, 11:23 am

        국립오페라단 합창단의 해고가 실력 문제라면 모르겠지만, 현 상황은 부당한 해고입니다. 저도 클래식 팬으로 그나마 하나 있는 것도 유지하지 못하고 이렇게 자꾸 후퇴해야 하는지 답답합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정명훈씨에 대해 크게 실망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가 클래식 대중화나 저변확대에 힘써줄거라 믿었는데, 그의 정치적 입장으로 볼때 큰 기대를 하지는 못할 거 같습니다.

  • beggar 2009년 3월 25일, 8:10 am

    류동협님 인내심에 감탄합니다.
    말맛없는 글에도 일일이 댓글을 달다니..쩝
    그냥 지우시던가 대꾸하지마셔요.
    그 지휘자란 인간과 본바탕이 같은 사람들은 변화가 힘듭니다.
    무시하는 것이 상책이지요…

    • 류동협 2009년 3월 25일, 11:27 am

      원래 댓글이 많이 달리지 않는 블로그인데, 저도 좀 당황스럽긴 합니다.

  • beggar 2009년 3월 25일, 8:25 am

    이연주씨, 재오디션를 보고 단원들을 퇴출한 것은 요식행위에 불과했지요. 사대를 하는 정명훈은(사실 이사람 한국사람 아니고 미국사람이죠)서울 시향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해고하고 다시 모집하는 과정에서 주로 외국인들을 채용했다고 하네요.

    이연주씨 처럼 이명박의 프렌들리 눈으로 보면 정씨가 훌륭할 것입니다. 서울 시향은 무노조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니까 말이죠. 정치 관심없는(?) 사람 맞는지 헷갈리기도 하네요, 어쩌면 그냥 이명박의 프렌들리일 뿐인지도 모르죠.

    • 류동협 2009년 3월 25일, 11:25 am

      해외 오케스트라단에는 대부분 있는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건 큰 문제죠. 결국 예술노동자의 기본 권리조차 인정하지 않는 비민주적 태도네요. 이번 사건보다 더 큰 문제인 거 같습니다.

    • 이연주 2009년 3월 25일, 7:29 pm

      10년을 넘게 민주노동당만 찍어왔는데 내가 왜 이명박프렌들리인지;;

      재오디션 이후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줬기에 단원 퇴출이 요식행위가 아니라 꼭 필요했었다라고 대부분의 음악팬들이 긍적적으로 평가했다는 건 사실입니다 반대로 왜 아무득도 없는 서울시향을 선택했을까 황송해했죠

      그간 그런 행적들을 보면 정명훈씨가 그런 반응을 보인것에 별로 놀랄것도 없었다라는 말이었습니다 훌륭하다고 한적은 없고요

      실망하신건 알겠지만 언제 뮤지션인격보고 음악들었나요
      군대와 음악 만큼은 독재가 필요하다고 한 나치주의 독재자 카라얀, 타인에 대한 배려라곤 조금도 모르던 글렌굴드 그리고 지저분한 입담의 번스타인, 문란했던 루빈스타인 등 음악외적으로 보면 존경스런 구석이 별로 없는 음악가들입니다만 들을 수 밖에 없으니

      • 자유인 2009년 3월 25일, 8:26 pm

        지나가다 보고 한마디 하자면요,
        물론 음악을 들을 때, 이 음악가의 인간성이 어떤가를 먼저 찾아보고 듣거나 하진 않지요. 하지만, 어떤 이유로든 그 음악가와 관련된 별로 좋지 않은 얘기를 알게 되면 음악감상하는 데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몰랐으면 모를까 알고 난 다음에는 안 듣고 싶어지는 게 인지상정이지요. 그래서 저는 카라얀은 가급적 피한답니다. 왜냐하면 저에겐 원하지 않는 음악을 듣지 않을 선택권이 있으니까요.

  • julee 2009년 4월 1일, 8:14 am

    정말 오랫만에 댓글의 힘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문제가 촉발되는 사건에 대한 관심과 저 나름의 개인 의견은 뒤로하고, 오고가는 댓글을 통해 확인한 약간의 생각을 적어보고 싶내요. 원래의 사건, 그에 대한 평가, 평소와 같이 소신과 감성을 모두 표출한 류동협님의 글, 그에 대한 다양한 근거의 반반, 다시 반론, 또다른 지지와 반대 등등 꽤 진지한 논의와 인내심 다양한 견해들에 좋은 공부의 기회였습니다.
    본질에 대한 접근을 떠나 댓글의 오고감이 이리도 진지하고 인내심이 필요하게 달릴만큼 논쟁적인 사실 자체가 이미 주류가 된 전문성과 예술성이 지니는 강력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정명훈이라고 하는 세계적인 지휘자, 그 분의 일반인-이곳의 분들은 물론 클래식 전문가들 같지만-들까지 포섭하게 하는 파워, 그리고 예술이나 음악이 가진 프로페셔널리즘이 얼마나 강건한 것인가 새삼 확인하게 됩니다. 다른 류동협님의 댓글과 달리 논쟁적일 만큼 주류의 거대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반드시 꼭 동의나 찬성을 바라고 글쓰는 분이 아닌 류동협님에게 계속 소신대로 글쓰시고, 또 다른 비판의 댓글 지켜보겠습니다. 다들 감사합니다. 재미있고, 의미있게 댓글 읽었습니다.

    사족: 중간에 이스탄불 계신 분이 누구신지. 혹인 개인적으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 제 글에도 누군가 댓글을 주실까요? 감사히 읽겠습니다. 근데 전 다시 답장은 못할 것 같아요. 동의를 하시건 반박을 하시건, 진심을 알아주시건, 오해를 하시건, 제가 또 댓글을 단다고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들 지켜보자구요. 그들도, 우리들도!!

    • 류동협 2009년 4월 1일, 1:29 pm

      julee님 저는 댓글 논쟁을 아주 즐긴답니다. 블로그에 글쓰는데 쓰는 노력만큼 댓글에 신경을 쓰죠. 댓글을 통해서 다양한 견해도 들을 수 있고 여기서 논쟁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죠.

      한때는 보수주의자들이 너무 짜증이 나서 말조차 섞기가 싫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 선배의 충고로 그런 나의 태도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죠. 진보들 사이에만 놀게되면 그것도 또한 아집에 빠지게 되며 세상을 온전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걸 알았죠. 그 후로 기회가 되면 비록 논쟁에 빠지긴 해도 보수들과 대화를 하려고 합니다. 작년에 한국에 나갔을 때도 보수주의자인 친구랑 만나서 한참 토론했던 기억이 나네요.지금의 이명박 정부처럼 소통을 모르게 되면 저도 그들과 비슷해지겠죠.

      이런 공간에서도 소통할 수 없다면 세상은 참 막막해지겠죠. 댓글이 문제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문제를 인식하는데는 큰 도움이 되니까요. 서로 다르다는 걸 인정하고 인내심을 키우는데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댓글의 매력에 한번 빠져보세요. ^^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