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는 비평보다는 인터뷰가 들어간 기사를 유심히 읽는 편이다. 그게 더 재밌기도 하거니와, 어려운 이론이나 엄한 훈계조로 독자를 겁주는 글보다 그냥 삶에 대해 조근조근 풀어내는 이야기가 더 진솔하게 느껴진다. 비평글 나름의 의미가 있겠지만, 추상적인 딱딱한 글보다는 그냥 사람들이 던져주는 말이 부드러우면서도 의미가 있다. 나도 이런저런 논문을 쓰기위해 인터뷰를 많이 해봤지만, 아직도 한계를 많이 느낀다. 인터뷰 하기전에 준비도 많이 해야하고, 인터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유도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워낙 낯도 많이 가리는 편이라서 대화가 늘 서투르다.

얼마전 Harry Connick, Jr.가 공연한 DVD보다가 인터뷰 자료를 볼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인터뷰를 보는 내내 마음이 편하지 못했다. 인터뷰하는 사람이 해리 코닉 쥬니어에게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했고, 중간에 말을 끊고 자신의 말만 했기 때문이다. 나중에 참다 못한 해리가 “듣는 것도 중요한데요”라고 쏘아붙이자 좀 잠잠해졌다. 인터뷰의 기본은 상대에 대한 신뢰다. 그게 제대로 갖춰져 있지 못하면 자신이 원하는 것만 듣게 된다.

김규항의 블로그에 갔다가 인터뷰에 대한 글을 봤다. 김규항은 인터뷰할 사람이 많지 않음을 지적했다. 나 역시 존중할 만한 사람을 인터뷰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을 들어볼 가치도 없는 사람에게 쓰는게 아깝다고 생각한다. 존중받지 못할 사람에 대한 인터뷰가 가치가 적긴 하지만, 그런 기록도 남겨두는 것도 반면교사로 쓸 수 있지 않을까? 요즘에 관심을 갖게 된 주제 가운데 하나가 한국의 보수층의 사고다. 그게 어떻게 형성되었고, 어떤 계기나 매체를 통해서 강화되고 있는지. 미국의 경우는 종교적 근본주의자에 대한 연구가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 인터뷰를 통해서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과연 무가치한 일일까?

In Category: 라이프스타일

류동협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Show 0 Comments
No comments yet. Be the first.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