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열전

어릴적 집의 찬장에 세계 위인전이 있었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집에 있으면서 그 책을 다 읽게 되었다. 위인전이라는 말이 주는 위압감처럼 책을 읽는 내내 주눅이 들렸던 것 같다. 부모님이 그 책을 사주었을 때는 “위인”들처럼 훌륭하게 자라라는 목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위인들 내가 느끼기에 닮고 싶기에 너무 다른 사람들이었다. 위인들은 어린시절부터 비범한 사람들이었다.

커가면서 전집류의 위인전이 아닌, 전기나 자서전도 접하게 되었다. 거기서 그려진 모습은 찬양일색이 아니었다. 내가 알고 있던 위인들도 못된 일도 많이 했고, 실패도 자주 맛보기도 했었다. 찬양일색의 위인전이 그린 세계는 일종에 거짓말이었다. 그 책들은 한 인물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이 건전한 방향으로 커갈 수 있도록 조작한 이야기들이었다. 선전과 선동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신화였다. 그래서 금방 위인전에 질려버렸던 것 같다.

다시 인물에 관한 글들을 읽고 있다. 자서전도 있고, 전기도 있다. 어떤 글은 가혹할 정도로 인물을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글들이 어릴적 읽었던 위인전보다 더 재미있고 솔직하다. 이론을 공부하다가도 이론가의 생애에 더 빠져버리는 경우도 있다. 인물의 생애가 소설보다 더 극적이다.

이 블로그를 통해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할 것이다. 인물의 짧은 전기쯤이라고 해두자. 내가 좋아하는 배우, 가수, 감독부터 이론가까지 간단히 정리한다. 이 글을 통해서 그 인물에 관한 관심이 생겨난다면, 더 바랄게 없다.

In Category: 라이프스타일

류동협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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