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무대에서 느낀 슬픔

용사들을 위하여 (For the Boys, 1991)

미국판 “우정의 무대” USO는 전세계 미국 군인의 사기를 진작하고 향수를 달래주기 위한 비영리 단체이다. “용사들을 위하여”에서 딕시 레나드(배트 미들러)와 에디 스파크(제임스 칸)이 콤비를 이뤄 미군부대 공연의 스타가 된다.

딕시는 전쟁터에서 남편과 아들을 모두 잃어버린 비참한 인생을 산다. 그래도 전쟁이 터질 때마다 에디의 부탁으로 위문공연을 나선다. 그 공로로 상을 받게 되는데, 영화는 딕시의 회상으로 시작한다. 연예계의 성공을 희망하던 딕시는 우연한 기회에 위문공연으로 무대에 오를 기회를 가진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무대를 사로잡아 군장병에게 열렬한 환영을 받는다.

딕시가 활동했던 USO(United Service Oranization)는 1941년 2월 4일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의 요청으로 설립된 구세군, YMCA, YWCA을 비롯한 6개 단체의 협력으로 설립된 군장병 위문공연단이다. USO는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등 미군이 참여했던 전쟁터에서 활동했다.

USO가 열었던 클럽은 춤, 음악, 사교, 영화 등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이 곳은 당대의 쟁쟁한 가수, 배우, 코미디언이 다 한번쯤 거쳐갔다. 빙 크로스비, 프랭크 시나트라, 마릴린 먼로, 험프리 보가트, 쥬디 갈란드, 밥 호프, 글렌 밀러 등이 참여했다. 전세계 미군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USO의 공연이 아직까지도 열린다.

기부로 운영되는 자선단체 USO도 2003년에 스캔들에 휘말렸다. 수십만불의 사치용품, 비행기 일등석, 리무진 비용으로 사회적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군위문단은 아니지만 한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연예인 응원단을 파견하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사치스런 비행기와 숙박비를 지불해서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딕시는 USO 공연으로 스타가 된 인물로 전쟁터에서 죽을 고비도 맞고 사랑하던 남편과 아들을 잃어버린다. 그래서 국가를 위해서 헌신했지만 불행에 빠진 삶을 회의하며 살아간다. 이 영화는 반전을 앞으로 내세우진 않지만 전쟁에 대한 회의가 딕시를 통해 나타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생각났던 다른 영화는 한국 영화 “님은 먼 곳에”다. 남편을 찾아서 베트남 전쟁터로 와서 위문공연을 하던 순이(수애)가 떠올랐다. “님은 먼 곳에”는 여성의 시각과 베트남군의 입장을 함께 담고 있다. 두 영화 모두 전쟁의 비참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누구를 위한 전쟁이고, 누구를 위한 위문공연인가?

연예인의 등용문으로 역할을 하기도 했던 위문공연단에서 성공한 딕시는 오히려 전쟁으로 소중한 사람을 잃는 역설을 겪었다. 파트너 에디도 수상소감을 말하다가 아들처럼 생각했던 딕시의 자식을 떠올리면 말을 잇지 못했다. 전쟁으로 먹고살 생각만 했던 에디도 가슴 속에서 슬픔을 느낀 것이다.

In Category: 문화

류동협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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