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그리고 겨울 맞이

아침에 일어나 몸이 으스스해서 창문을 열었더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작년에는 9월 30일날 첫눈이 왔으니 올해는 여기 날짜로 10월 12일이니 열흘 가냥 늦었다. 블로그로 첫눈에 대한 글을 써놓으니 찾아보기 편하다. 초등학교 이후로 일기라는 걸 써 본 적이 없는데 일상을 간간히 적은 블로그로 일기장이 된 것이다.

이 집에 이사와서 항상 겨울이 되면 창문을 틀어막는다. 지은지 50년도 더 지난 아파트라 창문틈으로 들어오는 코끼리 바람이 매섭다. 근처만 가도 냉기가 확 느껴져 안에 있는지 밖에 있는지 착각할 정도다. 작년에는 담요로 막았는데 올해는 더 좋은 걸로 막았다. 아마존에서 책 사면서 받은 박스를 모아뒀다가 재활용했다. 담요보다 방풍효과가 뛰어나다.

이 집에 저런 창문이 총 3개 있는데 나머지 하나는 비닐로 싸버렸다. 두 개를 저렇게 막고나니 집이 한결 훈훈해졌다. 저렇게 막기 전에는 하루 종일 히터가 돌아가더니 이제는 히터 소음을 덜 듣게 되었다.

미국은 이 곳처럼 단열재도 쓰지 않는 아파트가 대부분이라서 겨울이 되면 난방비가 많이 들겄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단열을 튼튼히 하고 이중창을 만들면 연료비가 적게 들어서 이익이다. 하지만 당장 싸게 집을 지으려고 그런 비용은 최소화한다. 단열 뿐아니라 방음도 제대로 되지 않는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학교 아파트를 돌아다니다 보니 우리 집처럼 종이로 창문을 막은 집이 꽤 된다. 비슷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미국에 오니 저절로 DIY (Do It Yourself)를 몸소 체험하게 된다. 이제 왠만한 건 돈 안들이고 다 손으로 만들어서 쓸 수 있다.

보기에 흉하지만 그래도 이걸로 올 겨울은 따뜻하게 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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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협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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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10월 13일, 10:51 pm

    훌륭한 아마존 박스.. ㅋㅋ 우리 집에서는 아마존 박스와 기저귀 박스가 이사짐 나르기, 왠만한 가구 역할하기 등등의 임무를 수행합니다.

  • 류동협 2008년 10월 14일, 10:46 am

    — 맞아, 생각보다 튼튼하더라. 게다가 응용하기에 따라서 다양한 목적으로 쓸 수도 있지.

  • 프랭키 2008년 10월 15일, 12:48 am

    벌써 첫눈이…
    이 블로그에서 눈 소식 들은 것도 벌써 두번인가요?

  • 류동협 2008년 10월 15일, 3:34 am

    프랭키 — 앗, 벌써 두번째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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