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을 위조하는 사회

신정아의 학력위조는 황우석 사건을 연상시킬 만큼 사회적 파장이 크다. 연예인을 중심으로 한 공인들 학력검증이 언론의 주요 기사거리다. 검증과정에서 발생하는 애꿎은 피해자들도 있지만 학위 위조는 심각한 범죄행위다. 가짜학위로 대학에서 강의하는 건 교육자의 도리가 아니다. 그들에서 무엇을 배우겠는가?

이런 사태에 온정적으로 대하려는 어이없는 사람들도 있다. 학위없이 그만큼 이뤘으니 차라리 학위를 주는 게 낫다고 떠든다. 문제의 핵심을 비껴가도 한참 어긋난 발상이다. 동료애가 지나쳐서 판단력이 흐려졌나보다. 거짓말하고 속이더라도 성공만 하면 모든 일이 용서가 되는가? 출세지향적 사고방식으로 무장한 논리일 뿐이다.

이번 사건으로 학력 검증에 대한 필요성은 확실히 제기된 거다. 네티즌이 근거로 삼고 있는 포탈의 인물정보는 제대로 검증된 자료인지 묻고 싶다. 어떤 근거로 공인들에 대한 정보가 축적된 것일까? 포탈사이트들이 공인들에 대한 충분한 자료없이 마구잡이로 정보를 올려놓는 것도 문제다. 포탈사이트는 잘못 기재되어 있는 정보에 대해서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

학위검증 시스템이 고장났다. 학계와 해당 대학교에 학위를 검증할 시스템이 부재했다. 국내외 학위를 검증할 수 있는 체계를 튼튼히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황우석 사건 이후로 연구윤리에 대한 대비책이 얼마나 생겨났을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한국 사회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 당사자만 족치는 걸로 끝나는 경향이 있다.

구조적인 해결책이 따라주지 않으면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 철저한 학위검증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하면 학력위조자들이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은 이미 학벌사회니까 가짜 학위에 대한 유혹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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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협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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