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날

우리 부부는 기독교 신자도 아니라서 크리스마스라고 해도 특별히 하는 일이 없다. 그래도 크리스마스가 되면 뭔가 해야 할 것 심정이 든다. 올해도 산동네에 살아서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었다. 눈이 오니 예쁘긴 하지만 차를 끌고 어디로 나갈 수 없었다.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해먹고 포도주 한병으로 크리스마스 이브를 해결했다.

김밥은 크리스마스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음식인데, 몇년째 크리스마스 마다 김밥을 만들어 먹었다. 크리스마스 김밥이라 그 조합이 좀 생뚱맞지만 내게는 잘 어울린다. 화려한 모양과 크리스마스의 시끌벅적함이 닮았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주로 터키를 해먹지만 크리스마스에 꼭 해먹어야 할 음식은 없는 것 같다.

추운 겨울밤이면 초콜렛 케익이 자주 생각난다. 아내한테 해달라고 졸랐더니 요리책을 뒤져서 맛있는 케익을 만들어 주었다. 생긴 건 꼭 시루떡같이 생겼는데 맛은 독특하다. 초콜렛빵 사이에 부드러운 치즈크림이 섞여있으니 그 맛이 일품이다. 지금까지 먹어본 초콜렛 케익 중에 최고다!!

7불짜리 호주산 옥스포드 랜딩 쉬라즈다. 쉬라즈는 원래 프랑스 북부 론지방에 주로 재배되는 품종인데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생산된다. 특히 호주, 캘리포니아, 남아프리카가 쉬라즈로 유명해졌다. 쉬라즈는 대체로 떫은 맛이 있고 베리향이 난다. 옥스포드 랜딩은 1958년에 호주 남부 머레이강 시작되었다. 역사가 오래된 편은 아니지만 맛이 상당히 안정되어 있다. 이 포도주는 특히 약간 매운 맛이 섞여있어서 뒷 맛이 개운하다. 전체적으로 평가할 때, 싼 가격에 비해서 맛이 괜찮은 편이다.

PBS에서 노르웨이 가수 씨셀의 캐롤 공연을 방송했다. 이 동네 합창단인 몰몬 합창단과 함께한 공연이었는데 아주 볼 만했다. 발레를 연상시키는 무용수들의 춤에 맞춰 북유럽 크리스마스 풍습이 담긴 노래도 불렀다. 해가 짧은 겨울에 불을 밝히기 위해 동네를 돌아다니는 소녀의 노래였다. 해의 귀환을 바라는 소망이 담겨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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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협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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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랭키 2007년 12월 25일, 11:03 pm

    초콜릿 케이크.. 처음에는 시루떡인 줄 알았어요. ㅎㅎㅎ
    달콤한 크리스마스를 보내셨군요.

  • 류동협 2007년 12월 26일, 3:24 am

    프랭키 — 그쵸 시루떡처럼 생겼죠. 근데 맛은 부드럽고 달콤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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