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를 사다

예전에는 공책에 그림도 그리고 낙서도 많이 했는데, 지금은 노트북에 의존하다가 보니 그런 자유가 별로 없다. 컴퓨터 때문에 블로그에 글도 올릴 수도 있어 편해졌지만, 예전의 손으로 만지고 연필로 무언가 적던 시절이 그립다. 못쓰는 글씨지만, 내가 쓴 글이라는 느낌이 확 들었다. 근데 워드프로세서로 글을 써서 출력해보면, 영 내것 같지가 않다. 게다가 최근에 노트북 배터리가 고장나는 바람에 테스크탑처럼 쓰고 있어서 들고다니지 않는다. 뭔가 적고 싶을 때, 노트북이라는 도구가 없으면 불편했다.

서점에 들렀다가 노트 몇가지를 사왔다. 표지에 내 이름도 적고, 이것저것 떠오르는 생각을 마구 적어나가고 있다. 오랫만에 느껴보는 자유다. 커피 한잔 마시면서, 리서치 아이디어랑, 잡생각들이 신기하게 떠오른다. 나는 아무래도 아날로그에 가까운 사람인가보다. MP3로 음악을 듣긴 하지만, CD나 테이프에 담긴 음악을 좋아하고, 콘서트장에 가서 사람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편하다. 뭔가 손으로 느끼고 만질 수 있는게 없으면, 마음이 좀 허전하다. 노트 하나때문에 간만에 즐거운 공상을 해봤다.

In Category: 라이프스타일

류동협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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