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윤리가 필요한가?

이글루스 블로그는 최근에 블로그 예절에 관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글을 퍼갈 때는 허락을 구하고, 다른 블로거에게 공손한 표현을 쓰자. 그리고 댓글이나 트랙백을 지울 때는 반드시 이유를 공시하자 등의 다섯 가지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면 이곳, 공식 블로그를 방문해보자. 이런 캠페인의 예절 없는 블로거에게 사회적으로 경종을 울리고, 자발적으로 블로그 예절을 지키려는 노력이다.

예절보다 더 나아가서 과연 블로그의 윤리란 무엇인가 궁금해졌다. 블로그 1000만의 시대라고 한다. 매일같이 새로 생성되는 블로그에 맞춰 그에 맞는 윤리가 마련되지는 못하고 있다. 가까운 사례로 황우석 사건은 줄기세포라는 새로운 영역의 연구에 걸맞는 생명윤리나 연구윤리가 못 따라가서 생긴 해프닝으로도 볼 수 있다. 블로그에도 이처럼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사건이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BBC뉴스 2006년 11월 28일 기사에 “인터넷은 글을 개정할 방법이 없다“라는 내용이 실렸다. 한국의 언론중재위원회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영국의 Press Complaints Commission의 위원장인 팀 툴민(Tim Toulmin)은 인터넷은 잘못된 글이 있더라도 개정할 방법이 없고, 게다가 시비를 가릴 수 있는 전문적인 윤리기준도 없다고 말했다. 인터넷의 통제를 찬성하는 것도 아니고, 현실적으로 통제할 방법도 없다고 덧붙였다. 팀 툴민의 입자에서 당연히 할 수 있는 말이다. 만일 누군가 허위로 글을 작성해서 인터넷에 퍼뜨렸다고 가정할 때, 현재 이를 고칠 방법은 전혀 없다. 주류언론은 개정기사나 사과문을 통해서 가능하지만, 블로그에는 이런 기관이나 제도가 없다.

오마이뉴스 같은 기자와 블로그의 경계가 없는 새로운 매체도 출현하였고, 스타 블로그들의 등장으로 이들이 가지는 사회적 영향이 그에 걸맞게 커졌다. 개똥녀 사건 같은 블로그들이 만드는 이슈가 주류언론에 영향을 미치는 일도 잦아졌다. 이쯤 되면 그 영향력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도 따른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블로그의 비윤리적인 글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현실의 명예훼손법이나 국가보안법 정도라고나 할까?

블로그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자유로운 의견개진이다. 주류언론이 광고주의 눈치를 보느라 쉽게 말하지 못하는 주제도 블로그는 거침없이 다룰 수 있다. 그 광고주에게 돈 한푼 받지 않았으니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 검열도, 통제도 받지 않는 이러한 블로그의 장점이 단점이 될 수도 있다. 편하게 쓰다보니 프로에 비해 아마추어적이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주류언론은 글을 돈 받고 팔아야 하기 때문에 기자와 편집자가 모여서 여러 차례 고치는 과정을 거치는 반면에, 블로그는 사실 여부에 대해 잘 확인하지 않고, 문장이나 문법이 맞는지 살펴보는 것도 약간 게을리 하는 경향이 있다. 인터넷은 언제나 수정이 가능하니까 하고 일단 공개하고 고칠 게 있으면 나중에 고친다. 하지만, RSS리더로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이미 배달된 글까지는 어떻게 할 수 없고, 하룻밤 사이에 인터넷에 퍼진 잘못된 글을 어떻게 바로잡겠는가?

언론의 자유의 시대에 왜 가당찮게 윤리를 논하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법이나 기구를 통해서 블로그를 통제하자는 소리가 아니다. 최소한의 블로그 윤리기준 같은 것을 “자발적”으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외국의 블로거들 사이에도 이러한 자발적 윤리기준을 만들려는 노력이 일어나고 있다.
사이버 저널리스트 사이트는 블로그 윤리강령을 상세하게 마련하였다. 크게 세 가지로 블로그의 윤리를 강조하고 있다. 첫째, 정직하고 공정하게 정보를 수집하고 글을 쓰자. 둘째, 정보원이나 다른 블로그를 존중하고 피해가 덜 가게 하지. 마지막으로 책임지는 글을 쓰자. 다시 말해서 자신이 잘못했다면, 이를 인정하고 사과하여야 한다. 잘못을 수정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블로그가 아무리 아마추어리즘이 중심이 된 글쓰기라지만, 그렇다고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된다. 인터넷에서 만들어진 잘못된 소문은 한 개인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다. 이글루스에 하고 있는 예절 캠페인과 더불어, 윤리기준을 마련하는 등 자발적인 자정노력이 필요한 시기가 된 것 같다.

In Category: 사회

류동협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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