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블로그 돌아보기

한국은 벌써 2009년의 해가 밝았겠지만 이곳은 아직 2008년의 마지막 날이다. 올해는 힘들고 어려운 일이 많았던 만큼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 한국에 있었으면 보신각에 나가서 촛불을 들었겠지만 미국 공영방송 PBS에서 해주는 각종 콘서트를 보면서 아내랑 2008년을 정리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 정리해야 할 일이 많았던 한 해이니 얘기가 길어질수도 있다.

어느덧 이 블로그도 한해를 돌아볼 시간이 되었다. 2004년에 블로그를 시작했으니 벌써 5년이 넘어간다. 블로그를 하다보니 재미있는 일도 있었다. 오랫동안 연락이 되지 않던 친구들이 인터넷 검색으로 내 블로그를 찾아서 연락이 왔다. 그리고 블로그로 인연이 이어져 글로 토론하는 기회도 자주 생겼다.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블로그 경험은 촛불집회에서 만난 내 블로그 독자 몇명이다.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만나게 되나보다.

내 블로그의 시작은 ‘외로움’이었고, 그 중간은 ‘소통’이었다. 블로그가 어느정도 알려지다보니 가끔 악플이 달리기도 했다. 악플에 대응하는 나만의 방법을 터득했다. 이제는 블로그의 경험이 내 삶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통계로 한 해의 블로그 삶을 돌아봤다. 2008년 블로그 총방문자는 101,368명이고 하루 평균 277명이 다녀갔다. 작년에 비해 38%가 늘어났다. RSS 구독자도 400명이 넘었다.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PC사랑 베스트블로그와 한RSS 우수블로그에 뽑힌 게 구독자 증가에 대폭 기여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만족스러운 결과다. 블로그 자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블로그 세계가 커지고 있는 느낌이다.

2008년에 쓴 글은 작년보다 18개 더 많은 121개이다. 그 가운데 오마이뉴스로 내보낸 글이 27개이고, 일간스포츠에서 가져간 글이 1개다. 돌아보니 오마이뉴스에 꽤 열심히 기사를 쓴 것 같다. 나의 정체성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와 ‘대중문화 블로거’가 적당히 섞인 모습이다. 둘다 글로 대중을 만나는 것은 비슷하다.

2008년 인기글 5개다.

  1. 농담도 하는 미국뉴스 – 1월 10일
  2. 아파트 근처에 출몰한 사슴떼 – 2월 3일
  3. 발랄한 10대의 임신이야기: 주노 (Juno, 2007) – 2월 14일
  4. 일상을 비일상적으로 다루기: 우리 결혼했어요 (MBC) – 6월 13일
  5. PD수첩이 다룬 미국산 쇠고기와 광우병 – 4월 29일

모두 다음 블로거뉴스 베스트에 올라간 글이다. 역시 이 블로그가 얼마나 포탈에 종속되어 있는지 깨닫게 해준 순간이다. 인기가 있으리라 생각도 못하고 대충 쓴 글이라 이렇게 목록으로 정리해도 될까 망설여진다. 글을 쓰는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수 밖에 없다.

다음은 이 블로그의 영원한 동반자 댓글을 함께 해준 고마운 사람들이다. 이 글을 빌어 고마움을 표한다.

  1. syd K. (33)
  2. 프랭키 (31)
  3. foog (21)
  4. 귄 (16)
  5. 마리 (12)

그동안 영화와 음악 카테고리에 관한 글을 많이 써왔다. 텔레비전에 관한 글도 늘려갈 생각이다. 아무리 인터넷의 시대라고 하더라도 여전히 내가 가장 사랑하는 매체는 텔레비전이다. 텔레비전이 대중문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그동안 소홀했었다.

2008년 한국 인터넷의 화두는 ‘아고라’였다고 할 수 있다. 2009년은 ‘블로그’가 그 중심에 조금더 다가설 수 있기를 바란다. 블로그와 공생하는 메타블로그도 어느정도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다음 ‘블로거뉴스’에 이어서 2009년에는 네이버도 ‘오프캐스트’로 블로거에게 문을 열었다. 블로그 공간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반면에 사이버모욕법을 포함한 미디어악법이라는 악재도 있어서 2009년이 블로거에게 어떻게 작용할지 알 수 없다. 블로깅으로 세상 만나기를 계속할 수 있기를 바란다.

위 사진은 얼마 전에 입양한 곰인형 쵸서다. 쵸서는 영화 ‘기사 윌리엄’에도 나온 적 있는 영국 시인이다. 이름이나 외모나 다 마음에 드는 귀여운 녀석이다.

In Category: 라이프스타일

류동협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Show 7 Comments
  • 미리내 2009년 1월 1일, 12:30 pm

    날로 진보하시는 모습입니다. 텔레비전에 대한 글 기대합니다. 왜냐 하면 저희 카페가 신문TV 바로보기 운동을 하고 있거든요~

  • 프랭키 2009년 1월 1일, 5:34 pm

    한해동안 좋은 글, 읽을거리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더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그러고보니.. 동협님과 제가 맺은 온라인의 인연도 꽤 오래 됐군요. ^^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 끄루또이 2009년 1월 1일, 8:58 pm

    2008년 수고 많으셨습니다. 2009년에도 멋진글 기대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류동협 2009년 1월 2일, 3:58 am

    미리내 — 감사합니다. 미리내님이 하시는 텔레비전 바로보기운동에 발전이 있길 기원할게요.

    foog — 맞아요. 3위 하신 거 축하드려요. ^^ foog님이 쓰신 글 항상 생각하면 읽고 있어요. 자극을 많이 받아요. 2009년에도 좋은 글 부탁드려요~

    프랭키 — 제가 맺은 온라인 인연 가운데 가장 오래되었죠.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시구 건강하세요.

    끄루또이 — 알고보니 제가 돌아다니는 블로그마다 끄루또이님 댓글이 있더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foog 2009년 1월 1일, 2:52 pm

    오호~ 제가 댓글러 순위 3등이로군요. 이런 가문의 영광이!
    올 한해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 syd K. 2009년 1월 2일, 6:00 pm

    작년에는 댓글 좀 덜 달려고 했는데….. ㅠ.ㅠ 올해 목표는 저 댓글 순위 1등에서 내려오는 걸로…..

  • 류동협 2009년 1월 3일, 3:51 am

    syd K. — 올해에는 왠지 댓글 순위 3관왕에 등극할 것 같은 불안한 예감이 드는 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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