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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006

김종삼 (1969) 북치는 소년

June 19, 2006

내용 없는 아름다움처럼

 

가난한 아희에게 온

서양 나라에서 온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카드처럼

 

어린 양들의 등성이에 반짝이는

진눈깨비처럼

김종삼, <십이음계> 1969

매년 크리스마스 무렵이 되면 항상 떠오르는 시다. 배경이 크리스마스여서 그렇기도 하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있어서 그렇다. 한편으로 가슴 한구석이 슬퍼지는 시이기도 하다. 이 짧은 시안에 양면의 감정을 다 담아내는 김종삼의 시는 대단하다. 그의 작품에 비해 시대적 평가가 못따라온다.

김종삼의 시를 낭송하고 있으면, 음악을 듣고 있는 기분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김종삼은 작곡가를 꿈꾸었던 시절도 보냈고, 서양고전음악 감상실인 돌체의 단골이었다. 그런 전력때문인지 그의 시에는 산문투의 글을 찾아보기 힘들다.시의 전문이 무척 짧지만 복잡미묘한 감수성을 담고 있다. 아마도 한국전쟁후 전쟁고아에게 배달된 크리스마스 카드에는 동화속 같은 풍경과 어린 양이 뛰놀고 있을 거다. 눈이 짓눈깨비가 되어 반짝이며… 그걸 지켜보는 시인의 심정일 수도 있다. 동정, 슬픔, 연민, 낭만, 역설의 감정이 눈발처럼 섞여있다. 그것이 이 짧은 시에.

“내용 없는 아름다움” 그의 시를 꿰뚫고 있는 힘이다. 어려운 내용으로 훈계하기보다 음악처럼 그냥 듣다보면 공감이 된다. 내 마음에 외침이 아닌 울림으로 다가온 시 한편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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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June 12, 2006

대학시절 소설을 무진장 읽었다. 정말 닥치는대로, 눈에 띄는대로 읽었다.

황석영, 홍명희, 이문열, 이청준, 하루끼, 밀란 쿤데라, 도스도예프스키, 김승옥, 은희경, 박경리등이 지금 당장 생각나는 작가들이다. 그 외에도 재미있을만한 작품은 손에 잡으면 오래 걸리지 않았다. 밤을 새가며 읽고, 기억날만한 문구는 여기저기 끄적이곤 했다.

그러다가 어느순간에 완전히 손을 놓아버렸다. 그게 소설보다 영화가 좋아서였을 수도 있고, 허구보다 논픽션에 더 끌렸을 수도 있다. 환상적 세상에서 그 캐릭터랑 대화하며 지낸 시간을 후회하지 않는다. 모르겠다. 그때는 소설에 탐닉된 시간이 현실도피처럼 느껴졌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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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기사에 대한 몇가지 생각

June 5, 2006

부고 기사는 죽은 사람에 대한 소식을 알리는 글이다. 한국 신문에서 다루는 부고 기사는 장례식장을 소개하고, 발인이 언제며, 죽은 사람의 삶에 대한 간단한 소개글이 전부다. 가끔 유명한 사람이 죽었을 경우에는 긴 지면을 할애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도 그 사람에 대한 적절하고, 상세한 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내가 읽고있는 뉴욕타임즈는 부고기사를 상당히 비중있게 다룬다. 한 지면을 다 할애해 자그만 자서전을 쓰듯이, 그 사람의 행적과 개인적인 평가도 폭넓게 보도한다. 한국 신문과 미국 신문의 차이는 무엇 때문인지 궁금해졌다. 미국 문화가 죽은 이에 대해서, 과거에 관해서, 더욱 소중히 한다는 건가? 한국은 과거를 돌아보지 않는 문화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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