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회 날
소줏집 둥근 탁자에 두런두런 둘러앉아
한 선배 실연당한 이야기
눈물까지 글썽이며
그만큼
부루스타 위에서
동태찌게 계속 끓고
내 사연들도 가슴에서 졸아붙어
마실수록
머리가 소주보다 더 투명해져서
길바닥에 엎드려
토하다 살펴보니
내 본건
못 다하고 삼킨 말
1996년 어느날에 쓴 시입니다. 지금은 이렇게 술먹을 일이 없지만, 비슷한 기분이 들때가 있다. 토론 수업에 들어가서 미국애들 사이에 끼어서 느끼는 심정이 그렇다. 무슨 말을 하고 싶지만, 삼켜야만 할 때가 그렇다. 미국에 오니 미국 비판이 더 조심스러워지고 국외자의 심정을 삼켜할 때가 점점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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