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증후군

by 류동협 on 2005년 4월 27일

in 먹고 즐기고 비평하고

기말이 다가오면서, 정말 마음의 여유가 없다. 써야 할 페이퍼에 대한 압박 때문에 자료에 폭 파뭏혀 시간을 보낸다. 게다가 수업시간에 발표해 할 스크립트도 따로 준비해야 한다. 계획대로라면 발표도 좀 준비를 해주어야 하는데 그걸 못하고 있다. 그냥 준비된 원고를 읽는 수준으로 마무리하니까 늘 아쉬움이 남는다.

사회과학을 공부하기 때문에, 연구 주제는 아무래도 미국보다는 한국의 주제들이다. 그렇다보니 인터넷으로 구할 수 있는 자료에 의지해야 한다. 한국이 정보화가 비교적 잘 진행되다보니, 그럭저럭 연구에 필요한 자료들은 구할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다. 하지만, 정작 핵심자료들은 인터넷에 없으니 뭔가 빠진 페이퍼가 될 수 밖에 없다. 방학 때 한국에 들어가면 자료좀 왕창 복사좀 해와야될 모양이다. 이건 외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의 운명이다. 부족한 자료를 상상력으로 메우는 과정은 거의 소설을 쓰는 수준이다. 나름대로 빈약한 논리를 메우기 위해서 노력해보지만 늘 역부족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관문은 이런 한국적 내용을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이다. 번역된 글을 보면 참 한심스럽다. 번역되지 않는 뉘앙스, 상투적인 문장들… 언제쯤 멋지게 극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절대적 시간의 부족 때문에, 블로그 관리가 한동안 소홀해졌다. 이론과 자료에 대한 내공이 어느정도 쌓이면, 효율적인 관리가 될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 때쯤이면, 자료들은 내 목소리로 바꾸어 전달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기말이 되면 정상적 생활을 거의 할 수 없는 미국의 코스웍이 좋은 것인지 의문이 된다. 한 주에 거의 마치기 힘든 읽을 분량을 내주고, 그것과 허덕이다보면 한학기가 다 지나간다. 채 소화도 되지 않고 그냥저냥 따라만 가는 수준이다. 이건 언어적 한계라는 부분도 있지만, 미국 친구들도 별로 나은 상황은 아니다. 읽을거리를 다 소화하고 들어오는 애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내 생각은 분량은 조금 줄이고, 토론 할 거리를 더 많이 찾았으면 좋겠다.

아무튼 그럭저럭 2년을 마쳤으니, 앞으로 1년만 이 짓을 더하면 코스웍도 마칠 수 있겠다. 그 뒤에 종합시험과 논문이라는 거대한 산이 기다리고 있지만, 당장은 코스웍을 무사히 마칠 수 있길 바래야겠다. 페이퍼 주제를 가능한 빨리 잡고, 자료와 이론을 찾아야 한 학기를 좀더 편하게 보낼 수 있겠다. 이게 코스웍 기간에 내가 터득한 요령이다. 한 일주일만 고생하자. 그리고 블로그좀 관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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